“용사님! 눈을 뜨세요. 세상을 구하셔야죠!”
요란스럽게 구는 낯선 목소리가 성가시기 짝이 없습니다.
흔들흔들, 몸이 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탓에 멀미가 일 지경입니다.
뭔가 이상한 꿈을 꾼 것 같기도 한데…....
설핏 깬 정신을 다시금 재우려 노력해보지만, 워낙 강경한 모닝콜이라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요.
잠자리에 들었던 루키는 아침 햇살을 맞으며 눈을 뜹니다.
아침…햇살? 뭐야, 아직 해가 떠있잖아..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상대는 비토레입니다.
인상을 마구 구기고있는 익숙한 표정에, 손에는 루키의 이불이 들려있네요.
그러고보니 마지막 문장은 퍽 익숙한 목소리였던 것 같아요. 여태 루키를 깨우던 건, 비토레였나봅니다.
GM:루키의 방까지 들어오는 일은 거의 없는데, 무슨일인걸까요?
왜 그렇게 세계가 망하기라도 한 것 처럼 심각한 얼굴로…
무어라 물을 새도 없이, 창문의 커튼을 쥔 비토레가 입을 엽니다.
비토레:그렇게 멍하게 있을게 아니라, 밖을 보십시오.
루키:난 커튼 가리고 하는 게 더 좋은데. ...대체 밖에 뭐가 있길래 자던 사람을 깨워요?
잠든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피곤한데... (끄응 앓는 소리 내며 밖을 쳐다봅니다. 대체 왜 그러는데.)
GM: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제 겨우 잠든 사람을 깨우는건가요?
눈꺼풀은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지기만 하는데... 억지로 눈을 뜨며 바깥을 확인합니다.
바깥에는……
오, 이런. 어젯밤 세계가 멸망했던가요?
비토레가 커튼을 걷은 창문 너머로 밖의 풍경이 보입니다.
검게 죽은 나뭇가지가 축 늘어진 시체의 팔처럼 바닥으로 휘어지고, 어딘가의 건물 위로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GM:아스팔트 도로 위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무언가를 피해 도망칩니다.
성급한 걸음걸이가 비틀거리다 꺾이고, 공들여 쌓은 도미노를 한 번에 무너뜨리는 것처럼 우르르 쏟아집니다.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바깥의 하늘은 어둡기 짝이 없습니다. 온당 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은 구덩이가 텅 비어 있고, 구름은 갈가리 찢겼으며, 주위는 시시각각 창백한 청동, 푸르스름한 시체의 색으로 물듭니다.
그 외에는 어떤 단어로도 이 광경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갑작스럽고 참담한 눈앞의 광경에 시선을 빼앗겼을 때…
행운 판정
루키:
운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GM:얄팍한 유리창 너머로, 커다란 재앙이 추락합니다. 눈 깜빡하는 사이에 바닥에 처박힌 그것은…… 분명히 사람이었습니다.
두 명의 사람이 단단히 끌어안은 채로 높은 곳에서부터 거꾸로, 뒤집혀, 떨어졌고…… 퍽.
들릴 리 없는 효과음이 들렸다면, 루키가 미쳐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이어서, 관찰 판정합니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시선이 형형해서, 잊히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일이죠? 평범하게 ... 라기엔 잠들자마자 깨움당하긴 했지만, 아무튼.
잠깐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죽음이 칼을 휘두르며 애곡과 비명이 들끓는.. 지옥이나 다를 바 없는 세계가 되었습니다.
이성판정(1/1D3)
루키:
SAN Roll
| 기준치: |
30/15/6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1
실로 이해하기 어렵군요. 어제까지는.. 아니, 불과 1시간전? 그정도만 해도 평소와 꼭 같은 하루였잖아요.
퇴근한 비토레와 식사를 하고, 카지노에 나가 도박도 하고, 비토레가 출근하기 전 집으로 돌아오는 …… 지극히 평범한 일상.
하루아침에 바스러진 일상을 발치에 두고 루키는 집안을 둘러봅니다. 집안의 풍경은 평소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GM:루키가 기억하는 한,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평범한 풍경입니다.
어제랑 다름없는 모습. 방금까지 누워 있던 침대, 여름옷이 잔뜩 걸린 옷장. 그 안에 비토레의 눈을 피해 넣어둔 물건들까지.
평소와 똑같은 방에 선 루키. 네모난 루키의 방만이 온전한 세계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루키:... (창문 너머로 바깥을 멀뚱히 보았다가 떨어져 비토레의 앞에 섭니다. ...뭔가, 비현실적이라 볼 부터 꼬집어봐요. 뭐지, 꿈인가?)
아픕니다.
비토레:(맹하게 볼을 꼬집는걸 보고있다가 손 떼줍니다.) 꿈 아닙니다.
꿈 아니면 뭐.. 몰래 카메라? 뭐 그런 거예요?
(그런거 하겠냐는 표정...)
...아니라고?
아니, 솔직히 말이 안 되잖아요.
...갑자기?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루키:그렇긴 한데... 그러지 않고서는 이해가 안 되잖아요...
비토레:...근처에서 게이트라도 열렸나했는데, 게이트랑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터무니없는 상황에 짐작가는게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지라, 당황스럽고.... 초조한 티가 납니다.)
루키:...협회에서 따로 연락 온 것도 없었고요? (그걸 보면서 의아해 합니다. 고개 기울이고...)
비토레:(협회 얘기를 꺼내면, 표정이 더 안좋아집니다.) .....
연락 자체가 안됩니다.
통신 끊겼어요?
바깥 꼴이 저러니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지만...
(자기 휴대폰도 침대 위에서 찾아 킵니다. 되나?)
비토레:전기도 아직 들어오고, 인터넷 연결도 되는걸 보아하면 통신의 문제는 아닌듯 한데 ...
아무래도 바깥의 상황이 이 근처만의 문제가 아닌가봅니다.
충전도 100% 되어있습니다.
무려 인터넷도 접속 가능!
GM:그런데, 휴대폰을 보면 ..쓰다만 문자가 도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방 재난 본부청] : 테러 ㅂㅏㄹ생, 원인 화긴 불가. 생존ㅈ……
GM:행정안전부라던가, 시청 따위에서도 문자가 우르르 도착했지만, 마찬가지로 끝맺지 못한 내용입니다.
비토레:.... 다급한 내용의 전체 공지가 마지막인걸보면, 상황을 수습하는 중인거라.. 추측됩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보면)
루키:...협회도 이미 당한 거 아니에요? 뭐어, 잘나신 협회분들이시니까 어떻게든 하시겠지만...
비토레:(당한 것 아니냐는 말에 루키를 보는 시선이 좀더 매서워지지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습니다.)
루키:... (눈웃음 지으며 잠깐 침묵하다가) 일단, 우리도 뭔가 하긴 해야하는 거죠?
여기라고 안전한 게 아니라면...
비토레:이 건물도 어느 정도의 재난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구조지만, 옆의 건물이 무너지면서 충돌한다던가 하는 상황같은건 대비되어있지 않을겁니다.
일단은, 짐을 챙겨 지정된 대피소로 향하는게 좋겠군요. 다른 지시가 있을때까지.
루키:(뭔가 생각난 게 있지만 어련히 가면서 보겠거니 싶어서 고개만 끄덕입니다.) 으응, 그렇게 해요. 필요한 것만 챙기면 되는 거죠?
비토레:예. (적당한 크기의 백팩을 하나 루키에게 던지듯 건네줍니다.) 거기에 챙기십시오.
비토레:그보다 큰걸 들고다닐 자신은 있습니까?
루키:...그건 그런데! 여기엔 다 안 들어간단 말이야!
비토레:(루키의 투덜거림 무시하며 자기도 짐을 싸려는 듯 방 밖으로 나갑니다.)
루키:... (입 삐죽 내밀고 그대로 문 닫습니다. 흥)
GM:거실에서는 비토레가 틀어둔 듯 TV소리가 나고있습니다.
현재 상황에대해 알아보려했는지, 뉴스같은 내용이 얼핏 들립니다.
루키:(조금 있다가 휴대폰으로 찾아보던가, 티비를 튼 당사자한테 들으면 되니까 지금은 짐을 싸기로 합니다. 애초에 상황 인지는 했지만 여전히 위기감이 없는 모양.)
GM:비토레가 주고 간 가방은.... ... 루키가 원하는걸 담기에는 턱없이 작네요. (등하교용 백팩 비슷한 크기)
뭘 담을까요?
루키:(학교를 다녀본 적도 없는데 수학여행 짐싸는 고등학생이 된 기분...)
GM:아니, 아무리그래도 여기만 싸기엔 너무 작지않나? 다른것도 가져간다고 박박 우기면 비토레가 어쩌겠습니까. 다른 가방도 더 챙겨도 ... 되겠죠!
흠. 세계는 망한것 같지만? 비토레랑 둘이 여행가는 기분이 들기도하고.. 나쁘지 않을지도?
루키:(어?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쁘지 않을지도? 바깥 위험하다고 또 신경써줄 거 아니야.)
(세계가 멸망했다지만 이거 좀... 미연시 빅 이벤트 같다)
(조금 신이 나서 일단 옷부터 챙깁니다. 옷은 눌러서 부피도 줄일 수 있으니까...)
(옷이랑 속옷이랑... ...근데 가만 생각해보면 내 방.. 꽤나 미니멀리즘 하다. 챙길 게 뭐가 더 있지. 보통 세계 멸망하면 사람들은 짐 어떻게 싸?)
GM:세계멸망할때 짐싸는법 검색이라도 해볼까요?
GM:'지구종말시 3분... 당신은 뭘하시겠습니까?'
'지구와 인류의 끔찍한 종말? 우주에서 멸망이 오고있다!'
GM:... 세계 멸망으로 검색해서그런가 온갖 자극적인 렉카X투브같은 영상만 잔뜩 나오네요.
대피 준비물..같은걸로 검색하면 그럴싸한 결과가 나옵니다.
생수, 간편식, 손전등, 상비약, 라디오(건전지), 화장지(물티슈), 우의, 담요, 방독면, 마스크 등.
...어라? 옷은 안싸?
루키:...세계가 멸망해도 간지나는 옷 입어야 할 거 아니야?!
죽을 때 멋 없게 죽을 거야? 그렇게 밖에 못 해?
진짜 실망이다...
하...
...근데 이런 건 비토레씨가 챙기지 않을까?
아무래도 매뉴얼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니 그럴법합니다.
루키:(머리속에 뇌가 아니라 매뉴얼이 내재된 칩 들어있는 거 아닐까. 나중에 라하데씨한테 자문을 한 번 구해봐?)
... 아 맞다 세계 망했지. 나중이란 게 없겠구나...
....
모르겠다! (가방 바깥에 선글라스도 몇 개 달아둡니다. 간지. 가오. 내 눈은 소중하니까.)
GM:멋진 옷과 속옷을 챙기고... 가방은 선글라스로 장식합니다. 직접 쓸 수도 있고 얼마나 실용적인 장식인지!
얼추 가방을 챙긴 것 같으면 거실로 나갈까요?
루키:(작은 핸디백에 옷장 깊은 곳에 박아뒀던 걸 소중히 챙긴다. 응, 세계가 망해도 이게 없는 건 말이 안 되지.)
GM:ㅠㅠ 빠트렸으면 다시 집에 와야했을뻔~ 비토레는 이런거 두고갔다고하면 두번다시 안올테니 다행입니다!
루키:(제일 아끼는 것들만 고르고 골라 소중히 챙겼으니, 이제 활동하기 편한 옷 -늘 입고 다니는 옷-으로 갈아입고 방문을 나섭니다.)
GM:루키에게 가장 편한 옷을 입고 방문을 나섭니다.
비토레는 자주 게이트로 출장을 다니는 덕인지, 짐 싸는게 익숙해보입니다. 루키보다도 큰 가방인데 벌써 준비가 끝났나보네요.
루키가 방을 나오던 때, 타이밍 좋게 TV에서 속보가 흘러나옵니다.
익숙한 아나운서가 뉴스데스크 앞에 앉은 채 긴급하게 내용을 전합니다.
"모든 국민 여러분께 알립니다. 비상사태입니다."
"현 시각 12시 41분,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의 등장과 함께 곳곳의 붕괴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GM:"현재 정부 기관과 대다수 언론이 마비되고, 도시의 건물이 일제히 무너지기 시작했으며……”
다급한 와중에도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지문을 읽던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점차 말꼬리가 뭉개지기 시작합니다.
아나운서는 스스로 퍽 당황한 얼굴입니다.
그 순간이었습니다.
뚝,
"아아악―――!"
흰 테이블 위에서 펄떡이는 모양새가 도마 위 횟감과 비슷합니다.
누가 자르지도, 비틀지도, 당기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채 상황을 파악하기 전에 누군가 큰 비명을 내지르는 것이 여과 없이 스피커로 터져 나옵니다.
한 박자 늦게, 아나운서가 천천히 자신의 입가를 매만지고, 곧 빈 자리를 깨닫는 것과 동시에 둥근 뺨의 곡선 또한 무너집니다.
손가락을 덮은 피부도 점차 아래로, 아래로, 중력에 이끌리는 것처럼 무디게 떨어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GM:점토를 뜯어내는 것처럼, 오래된 음식이 부패하는 것처럼, 그렇게 점점…….
이윽고 원래의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된 아나운서는 흐느적거리는 걸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카메라를 향해 다가옵니다.
걸을 때마다 진물과 같은, 피도 무엇도 아닌 진득한 액체가 스튜디오의 바닥을 적십니다.
온갖 비명은 액정 너머의 것이 더 생생합니다.
"도, 도아저…."
마지막으로 들린 목소리는 매우 뭉개진 탓에 발음이 부정확했습니다.
뚝, 케이블이 끊긴 것처럼 방송이 종료되고 대기 화면이 뜬 것은 그 순간입니다.
TV 화면에는 새순이 돋아나는 봄철의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흐르는 자막에는 ‘현재 방송 송출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낡은 사과 문구가 적혀 있을 뿐입니다.
....
눈알이 구멍 안에서 썩고, 혀가 입안에서 떨어지고, 피부가 뼈대 위를 흘러내리던 그 광경.
아나운서의 설명 따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 이었어요.
비토레:... (채널을 몇 군데 돌려보다가, 어디도 연결되지 않는걸 확인하면 전원을 끕니다.) 일단... 밖의 난리의 원인은 이건가보군요.
.... 감염? 저주? (중얼거리며 아마 관련 장비같은걸 몇개 더 챙깁니다.)
루키:...으음, 이런 건 루키도 자신 없는데. (눈동자 굴리다가 어깨 으쓱입니다.) 저도 좀 들어줄까요?
비토레:됐습니다. (단칼에 거절하고는, 묵직해보이는 백팩을 매려다가...) 루키는 뭘 챙겼습니까?
루키:너무해라... 제 방엔 딱히 뭐 둔 게 없어서. 그냥 옷 정도?
비토레:(생각보단 그래도 무난하게 챙겼군....)
루키:잘 모르겠어서 검색해봤는데 이상한 것만 대답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챙겨야 할 것 같은 것만 챙겼어요.
비토레:(고개를 끄덕이고는 가방을 마저 맵니다.) 일단 나갑시다.
(진짜 검색결과가 이상했을지 평범한 결과가 나왔는데 뭘 이런걸 챙겨? 했을지 ... 잠깐 가늠하듯 루키봤는데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 그렇군요. (적당히 대답함)
때마침 창 너머로 저 멀리에 선 건물들이 하나씩,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하는 꼴이 보입니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채웁니다.
시야로 간신히 닿을 만큼 먼 곳이지만, 분명히 어제도 그제도 멀쩡했던 건물이에요.
그랬던 것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립니다.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처럼 차례대로…….
관찰 판정합니다.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GM:모든 것이 무너져, 탁 트인 시야 너머로 높이 솟은
십자가가 보입니다
무너지는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직감을 닮은 어떤 확신이 듭니다.
살육이 벌어지고, 재난이 시작된 가운데 땅을 파고 음부로 들어갈지언정, 하늘로 올라갈지언정, 갈멜산 꼭대기에 숨을지언정, 바다 밑에 숨거나 그 누구의 도움을 구할지언정!
안전한 곳은 어디에도 없다고
루키가 어떤 생각을 하던, 어떤 행동을 했던, 이 목소리는 분명히 루키에게 닿았을 것입니다.
듣기 판정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실패 |
이리로 오세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선 ■■야 해요……
GM:흐느끼는 것도 같고 웃는 것 같기도 한 기묘한 목소리. 난생처음 듣는 낯선소리가 귓속을 파고듭니다.
TV는 꺼진 지 오래, 이곳에는 루키와 비토레 둘 뿐입니다.
바깥에서 들린다기엔 지나치게 가깝고, 안에서 들린다기엔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누군가 귓가에서 속삭이는 것처럼…….
비토레:(바깥의 건물이 무너지는 풍경을 보며 인상을 쓰다가, 루키가 부르면 왜 부르냐는 듯 돌아봅니다.)
루키:...루키, 손 잡아줘. (낯선 소리를 듣고나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억지로 입꼬리를 들어올려 웃으며 손을 뻗습니다.)
비토레:(하얗게 질린 낯과 파르르 떨리는 입꼬리, 그리고 내밀어진 손에 차례로 시선을 옮기고는.... 작게 한숨을 삼키고는 한 손을 내밀어 잡습니다.)
GM:두 사람이 집을 나서려는 때, 루키의 핸드폰이 띵동 울립니다.
소리는 잘 켜지지 않는데, 재난문자 같은거라 그런가.
루키:(손에 온기가 닿으면 그제서야 조금 안심한 낯을 하고, 휴대폰을 꺼내 확인 합니다.)
[행정안전부] 긴급 대피 요망. 가까운 성당, 교회로 집합할 것.
일단은 어디로 가야할지 목적지라도 생겼으니 다행입니다.
루키:...가까운 성당이나 교회로 집합하라는데, 아까 저어기에 십자가 보이지 않았어요?
비토레:(이 상황에서까지 거짓말을 할 것 같진 않으니, 일단은 무언가 목적지가 생기자 조금 편한 표정이 됩니다.) 예, 이 근처의 건물 위치는 얼추 알고있으니 그쪽으로 가면 되겠군요.
평소라면 걸어서 15분정도면 갈 수 있을겁니다.
루키:...음, 근데 짐을 들고 있으니 금방 지쳐서 쉬다가 똑같이 15분 걸리려나.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 있음)
비토레:지금처럼 혼잡한 상황에서 전속력으로 목적지까지 가는건 힘들거라 예상됩니다.
(자기객관화 이렇게 잘됐었나...)
(가방 잠깐 봄..) 힘들면 일단 얘기하십시오.
루키:그으래도 지금까지 운동한 게 있으니까, 일단은 혼자 노력해볼게요.
그럼 걸어서 가는 수 밖에 없으려나... 체력도 소중한 자원이니까.
...후후, 세계종말 컨셉 방탈출 하는 기분이네. 데이트 같아서 나쁘지 않아요.
비토레:(왠일로 이렇게 정상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말에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 됩니다.)
놀러가는 것 아닙니다. (딱잘라 얘기하고는 루키의 손을 잡아끌어 건물 밖으로 나섭니다.)
루키:...지금 그 말에 대답하면 너무 플래그 세우는 것 같으니까 참을게요. (그치만 이런 말을 하고도 손을 잡아주는 건 기뻐서, 얌전히 끌려갑니다.)
GM:거리에 나서면 매캐한 냄새가 제일 먼저 루키를 반깁니다.
불타는, 썩는 것 특유의 냄새는 보이지 않지만 강렬하게 남아 머릿속을 들쑤십니다.
거리는 온통 쑥대밭이 된 상태입니다. 아스팔트는 금이 가고, 무너진 건물의 잔해와 찌그러진 차체의 파편, 무너진 가로등이 길을 막습니다.
그리고 그것들 사이에서…… [시체]는 널브러지고, [괴물]은 서성입니다.
비토레:(예상은 했지만 밖의 상태를 보고) 길을 돌아가야할 수도 있겠군요. 시간이 조금 더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루키:... 진짜 난장판이네요. 재난 영화 보는 것 같아. (시체 빠안히 봅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탓에 두개골은 완전히 박살 나고, 사지의 뼈 또한 이상한 방향으로 꺾여 있습니다.
꽉 끌어안은 채 죽어있으므로 어우러진 피가 유난히 붉고 짙습니다.
아, 아까 보고 '로맨틱'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인가보네요.
시선을 흘리고 지나가려는데, 이상한 구석이 눈에 띕니다. 지금까지는 두 시체가 나란히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고 생각했건만……
실상 그렇지 않습니다. 끌어안긴 시체는 자신을 둘러싼 팔을 벗어나려는 것처럼, 밀어내던 자세 그대로 쓰러져 있습니다.
관찰 판정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끌어안은 쪽의 모양새도 이상합니다. 상대의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은 그것은…… 입을 잔뜩 벌리고 있습니다.
목덜미는 여러 번 물어뜯긴 것처럼 너덜너덜하기 짝이 없고 벌어진 입가는 피로 젖었군요.
너덜너덜한 살점, 피에 젖은 입가,
무딘 이 사이에 끼어있는 힘줄과 근육, 혹은 피부의 조직. 벗어나고자 하는 이와 붙잡고자 하는 이.
그 모든 광경을 본 후에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였을 뿐이라고.
루키:(깨닫고 나서도 로맨틱하단 생각은 가시질 않습니다. 오히려 처음 봤을 때보다 조금 더 눈길이 가기 시작해서, 물끄러미 보고 있다가...) 만약 내가 저렇게 되면요.
비토레씨는 나 죽이고 갈 길 가겠지?
비토레:(루키가 말을 걸어오면, 그가 물끄러미 보는 쪽을 같이보고는..)
(곧바로 답하는 대신 잠깐 침묵하다가) 원래의 루키로 돌아오지 못하는게 확실하다면, 그럴겁니다.
...흐음~... (들은 답에 만족했는지 괴물 쪽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근데, 눈에 보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위험한 거 아니야?)
GM:괴물을 슬쩍 보면, 눈이 마주친 것 같습니다.
아니, 엄밀히 따지자면 눈이 마주쳤다는 표현은 틀립니다.
왜냐면 괴물에겐 눈알이라고 부를 만한 부위가 남지 않았거든요.
텅 빈 구멍이 이쪽을 바라봅니다. 아침이 분명한데도 어두운 하늘 탓에 제대로 된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괴물들의 팔이나 다리, 혹은 다른 어딘가가 이상하다는 것은 쉽게 눈치챌 수 있습니다.
피부가 흘러내린다거나, 팔이 너덜거린다거나, 부러진 다리가 질질 끌린다거나.
GM:머리통은 종종 뚜껑이 열려 내용물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괴물, 이라기보단…… 걸어 다니는 시체라는 표현이 옳겠군요,
그러나 눈이 마주쳐도 괴물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습니다.
루키를 쫓아오지도, 팔을 휘젓지도 않아요. 마치…… 두 사람을 발견하지 못한 것처럼요.
지나치게 가까이(그것들의 팔 아래) 가지 않는다면 안전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판단을 내리고 거리를 쭉 둘러보면, 산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 하나 같이 눈앞에 두고도 믿기 어려운 광경입니다. 세계가 왜 이렇게 된 거죠?
지난 밤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뭐 특별한 일이라도 있던가 기억을 더듬는데, 차 너머에서 긴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
채 완벽한 발음을 구성하지 못해 문드러지는 소리. 사람의 것이라기엔 무디고 짐승의 것이라기엔 애매한 소리.
그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면, 도로를 배회하는 괴물과 눈이 마주칩니다. 동시에 긴 이명이 들립니다.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머릿속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그 누구도 말하지 않는데, 끈질기게 루키를 부릅니다.
낯선 목소리는 오직 루키에게만 닿는 것입니다.
그것을 확신할 수 있는것은, 비토레는 그 무엇도 듣지 못한 것처럼 침착하고 태연하게 괴물들을 살피고...
비토레:... 이곳을 지나려면 저 괴물들 사이를 지날 수 밖에 없겠군요.
루키가 보기에도 그래보이긴 합니다. 괴물들은 하나 같이 무언가를 찾는지, 어딘가로 향하는지 거리를 서성이고 있거든요.
루키:... (잡고 있던 손에 자기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가 풉니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약이라도 챙겨올걸.) 루키 자신 없는데... (구원이든, 저 괴물들을 돌파하는 거든 뭐든...)
비토레:속도는 빠른 것 같지 않으니 괜찮을겁니다.
여차하면... (루키를)들고 뛴다면 따라오지 못할 것 같군요.
루키:...좀 더 나를... 인간?적으로 대해주면 안 되는 거예요? 내가 범죄자긴 해도 일단 감정을 느끼는 사람인데...
비토레:(대체 어느부분이 비인간적이었는지 이해 못하는 표정)
루키:(이쪽도 이해하지 못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
비토레:... 헛소리 그만하고 잘 따라오기나 하십시오. (잡고있는 손에 살짝 힘줘서 당깁니다.)
가면 되잖아, 가면.
GM:청동색의 하늘은 상당히 불길한 분위기를 조성합니다.
곳곳에 쓰러진 철골과 부서진 것들의 잔해가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을 하며 루키가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 괴물들의 분위기가 어쩐지 심상치 않습니다.
매혹 판정
루키:
매혹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토레:
매혹
| 기준치: |
15/7/3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GM:분명하게 눈이 마주쳐도, 선명하게 걸음 소리가 들려도, 극명하게 짙은 시체의 피 냄새에도 반응하지 않던 괴물이 고개를 돌립니다.
마치 홀린 것처럼,
기고,
기어서
루키에게 다가옵니다.
민첩 판정
루키:...내가 아무리 심연까지 모두 허용하는 올라운더라지만 이건, 좀 무리거든요?!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하지만 괴물의 속도는 느리기 짝이 없습니다.
바짝 달리는, 아니, 조금만 서둘러 걷는 것만으로도 괴물의 손아귀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확실히.... 느려서 따돌리기는 어렵지 않은게 다행이네요.
성당에 가려면 이 괴물과 시체가 즐비한 거리를 가로질러야만 하는거겠죠. 계속 달려야한다면 진짜 비토레한테 짐짝처럼 들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건 좀 별론데...
(승차감 구릴 것 같아서 싫어..)
GM:아무래도 타는 사람을 배려한 승차감...같은게 있을리 없으니까.
도저히 닿을 수 없을 속도인데도, 느리지만 끈질기게 루키에게 따라붙는 괴물을 뒤로하고 걸음을 내디디면, 의미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가 매달리는 것처럼 루키의 귓속을 파고들고,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 사이로 낯선 목소리가 또다시,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GM:의미를 알 수 없는 암호 같은 것을 읊조립니다.
루키:설마 310번째 사람이야? 난 집착하는 사람은 질색인데 (중얼중얼...)
비토레:(루키 뒤를 쫓는 괴물을 봅니다.) 한번 인식되면 계속 쫓아오는지 끈질기군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폅니다.) 턱없이 느려서 잡힐일은 없을 것 같지만.
(뭔 이상한소리 중얼거리는 루키보며 한번 더 인상 찌푸렸다 폅니다. 잡은 손이나 당깁니다. 가자는 뜻)
루키:하. 정말 괴물까지 꼬시는 나란 사람을 어쩌면 좋은 건지... (끌려갑니다. 이래서 죄(real) 많은 사람은...)
비토레:(세상이 망해도 헛소리하는건 똑같군... 죽을때가 되면 사람이 바뀐다던데 세상이 망해도 죽지는 않나보다..)
GM:두 사람이 약간 빠른 걸음으로 도로를 움직이면, 뒤따라오는 괴물들과는 거리가 점점 벌어집니다.
...
GM:거리에 선 건물은 대부분 무너지고, 폐허가 된 지 오래입니다만 몇 가지 (그나마) 멀쩡한 건물이 남아 있습니다.
괴물들은 느린 속도로나마 끈질기게 쫓아옵니다. 어딘가에 들어가서 몸을 피하는 게 좋을지도 모릅니다.
[병원], [식당], [지하철 역]…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성당]
루키:(건물들 넓게 둘러보다가) 보통 쫓길 땐 시야에서 사라지는 좋았던 것 같은데. 가까운 곳에 숨어서 지켜보는 건 어때요. (잡은 손 조금 당겨요)
비토레:(루키가 잡은 손을 당기면 잠깐 루키를 보았다가, 거리를 둘러봅니다. 비교적 멀쩡해보이는 건물들을 확인하고..)
(몇몇 건물을 가리킵니다. 병원, 식당, 지하철역) 여기는 출입구도 한군데가 아닐테니, 여차하면 탈출하기도 괜찮을 것 같군요.
루키:응, 겸사겸사... 물품 챙길 수 있는 거 있으면 챙겨도 좋을 것 같고. 루키 아직은 여유ㅡ니까?
가까우면서도 실용적인 게 있을 법한 곳... 병원이려나.
비토레:(루키가 이런 의견을?) 의료물품.. 상비약정도는 챙기긴 했지만, 많아서 나쁠건 없으니 그러지요. (고개를 끄덕이며 병원쪽으로 앞장섭니다.)
GM:병원의 외벽은 새하얀 페인트칠로 완벽한 마무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말이에요.
오늘 본 병원은 무너지고 쓰러진 건물의 여파로 검게 그을리고, 창문이 깨지고, 난간이 휘어진 상태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주위의 건물에 비하면 온건한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병원의 문은 좌우로 열리는 자동문입니다만, 난리 통에 단단히 고장 난 탓에 딱 한 사람이 드나들 정도의 틈을 벌린 채로 멈춰섰습니다.
병원에 들어간다면 크기 판정합니다.
크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GM:
크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거구의 두 남성이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들어갈만 합니다.
다행이네요
문에 낑기는 에로만화같은 상황이 되지 않아서요! (^^
루키:(벽고 비슷하게 될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움...)
루키:(하지만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데 이런 상황이니까 봐줬다)
(어라, 큰일이야?)
당연하지 ....
(난 비토레씨 얘기한 거였는데)
비토레도 큰일아닐까?!
병원 안으로 들어가면 시체 썩는 냄새와 싸늘한 소독약 냄새가 뒤섞여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불쾌한 냄새가 스밉니다.
1층 로비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대신 다 녹아내린 시체가 [대기 의자]나 [접수대], 혹은 [휴게실]의 자판기 앞에 늘려 있을 뿐입니다
녹아내린 시체는 거리를 배회하는 괴물과 매우 흡사합니다. 아니, 오히려…… 괴물보다 상태가 심각합니다. 뼈가 마디마디 드러나고, 근육은 갈기갈기 찢어지고, 피부는 이미 한 점 남아 있지 않으니까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한 병원을 둘러보면,
루키:우와, 이건 라하데씨도 진저리 치겠는데...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실패 |
GM:불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도 합니다. 죽은 이의 원한이라던가.
...섬뜩한 기운이 들어 병원을 다시 둘러봐도,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습니다.
깜빡, 깜빡. 불길하게 점멸하는 형광등 탓에 더 스산하게 느껴집니다.
루키:... (죽었으면 곱게 갈 것이지 말이 많아...)
(손...잘 잡고 있겠지?)
이대로는 수색하기 불편하니 놓자고 할까말까 고민은 하고있지만요.
루키:(정하기 전에 얼른 대기 의자쪽으로 갑니다.)
GM:상아색이었던 의자는 이미 더러워진 지 오래입니다. 무엇으로 더러워졌는지는 굳이 생각하지 맙시다.
입을 벌린 시체의 허리는 의자 끄트머리에 간신히 걸려 있습니다.
관찰 혹은 지능 판정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GM:시체는 여기저기가 녹아내려, 처참한 모양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거리의 괴물도 이렇게 되는 걸까요?
환자복을 입고 있지 않으니, 적어도 병에 걸린 환자는 아니었겠죠.
물론 진료를 받기 위해 들렸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렇게 갑자기 녹아내릴 정도로 중병은 아니었을 거예요. 고작해야 감기나 위염일까
다 녹아내린 시체는 사지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얼굴을 제대로 알아보기도 어렵습니다.
말을 걸 수 없으니 이 상황의 영문을 물어볼 수도 없겠죠. 루키가 그를 지나치려 하는 순간,
행운 판정
루키:
운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의자 아래에 떨어진
[작은 수첩]이 눈에 띕니다.
루키:(수첩 주워듭니다. 혹시라도 뭔가 도움이 될만한 걸 찾으면 칭찬해줄지도 모르잖아요.)
GM:다이어리처럼 보이는 주황색 수첩. 시체의 명찰과 같은 이름이 앞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내용은 가벼운 일기와 메모 따위를 적어둔 모양입니다.
단정한 글씨로 적은 일기는 선하고, 상냥하기 짝이 없습니다. 동생을 걱정하는 마음이 듬뿍 묻어납니다.
루키가 만약 달력을 확인하거나, 휴대전화를 확인한다면 오늘이 6/13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시체란 그 자체만으로도 보는 이를 괴롭게 합니다만, 일기를 읽고 나면 더욱 괴로워질지도 모릅니다.
오늘이 생일인 시체를 보고, 루키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시체가, 죽음이 무언가 다르게 와닿나요?
루키:(그저, 운이 안 좋았구나. 하는 생각을 할 뿐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맞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이렇다 할 동정심도 들지 않아요. 처음 눈을 떴을 때보다 이런 이들이,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서도, 그럼에도 내가, 비토레씨가 겪고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그런 이유로 일기와 시체를 보는 눈은 싸늘하고 매정합니다.)
뭐야, 별 거 없잖아.
GM: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안타까운 사연이겠으나, 루키에게는 별로 중요한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이 사태랑 뭐라도 연관있는 내용이었으면 비토레씨가 칭찬해줬을지도 모르는데, 쓸데없는 내용이었네요.
루키:(죽어서도 도움이 안 되다니. 작게 혀를 차려다 흘끗 눈치를 보고서는 그저 발걸음을 돌리는 정도로 그칩니다. 향하는 곳은 접수대.)
GM:접수대에 늘어진 시체는 두 구가 있습니다. 안쪽의 루키 앞에서 엎드러진
[간호사], 그리고 접수대 아래에 쓰러진
[의사]. 시체는 모두 역겨운 냄새를 풍기고, 이목구비를 알아보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루키:(가장 가까운 간호사부터 살핍니다. 그래도 의료진이니까 뭔가 도움이 될만한 게 있으려나...)
GM:[컴퓨터] 앞에 앉은 채로 손에
[진단서]를 들고 있는 시체는 연녹색의 간호사복이 아니라면 신원을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부패했습니다.
단정했을 머리카락은 희게 세고, 움푹 팬 뺨 아래로 드러난 흰 뼈 사이엔 뱉지 못한 비명이 고였습니다. 산 채로 피부가 녹아내리는 고통이란 어떤 것일까요. 눈꺼풀이 엉겨 붙은 탓에 눈동자를 볼 순 없지만, 어렴풋이 상상할 수 있습니다.
... (작게 인상 썼다가 시체에 닿지 않게 조심조심 컴퓨터 쪽으로 다가가 무언가 켜져있는 창이나... 메모해둔 게 있는지 봅니다. 있을 법도 한데, 흠.)
GM:오래도록 작동하지 않은 탓에 익숙한 화면 보호기만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마우스를 툭 건드리면 화면이 열립니다. 병원의 근무 일지라던가, 약 처방 따위의 자료가 담겨 있습니다만 백신의 ㅂ도 쓰여있지 않습니다.
루키:... (기대했는데 도움이 안 돼. 낮게 중얼거리다 약 처방 쪽을 몇 개 살핍니다. 찾고 싶은 약이 있는데, 여기서 취급하는지 보려는 것처럼.)
루키:(코데인이랑 하이드로몰폰. 없으면 모르핀이나 펜타닐이라도.)
1 2 2 2
코데인만 최근에 처방한 기록이 있습니다.
루키:...쯧, 여기서는 깊게 다루지 않는 건가.
하긴 이런 걸 먹을 정도면 보통 대학병원을 가니까... (낮게 한숨 쉽니다.)
(그러면 프로포폴은?)
djqtek.
없다.
비토레:(루키가 부산히 뭔가 찾는거같으면 빤히 보다가) 뭔가 있습니까? (툭 물어봅니다.)
루키:응, 진통제 찾아요. 루키는 아픈 건 싫거든.
근데... 찾는 게 죄다 없네요. 하나 겨우 있대.
비토레:진통제..? 집에서 조금 가져온건 있습니다. (당연히 not마약성 평범한 진통제임)
루키:...조금으로는 안 되는데~? 나중에... 혹시라도 산 사람을 만났을 때 다치면 필요할테니까, 나가기 전에 챙겨가도 될까요?
(다쳤으면)
비토레:(루키가 이런생각을?2 ... 사람이 정말 죽을때가 됐나? 미심쩍은 표정...) ...예, 그럽시다.
(처방해서 실제로 나간 것만 확인했을 뿐, 자체 재고가 남아있을지도 모르니 그 때 가서 다시 찾으면 되겠지. 컴퓨터는 볼 일 마쳤으니 진단서 쪽에 눈을 돌립니다.)
GM:간호사가 얇은 종이 몇 장을 쥔 채로 죽어버린 탓에, 손가락뼈는 단단히 그 모양대로 굳어 있습니다. 썩어가고 있으니 떼어내는 것은 별로 어렵지도 않을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종이가 얼룩덜룩 번졌단 걸까요.
모국어 판정합니다.
루키:
언어(모국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다양한 환자의 진단과 처방 따위가 적혀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 용어가 많고, 번진 글씨로 가득해서 제대로 읽기가 어렵습니다.
어름어름 익숙한 단어가 눈에 띕니다. 감기, 장염, 흉부 골절…….
진단서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딱히 이 사태에 관한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이 녹아내렸다면…… 어떠한 징조라던가, 증세가 있었을 법도 한데요.
하루아침에 이 모든 재앙이 들이닥치는 게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요?
재앙의 진상이 병마가 아니라면…… 무어라 불러야 할까요.
루키:...진짜 저주 같은 건가? 그러지 않고서야...
(좋지 않은 머리로 생각이란 걸 했더니 머리아프다. 병마가 아니라는 건 확인했으니 그만 생각하기로 하자)
그러고보니 여기 의사도 있던데... (하지만 그럼에도 호기심은 피어올라서 확인하러 갑니다.)
GM:엎드러진 시체, 의사는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물론 피와 녹아내린 무언가의 흔적으로 인해 끔찍한 몰골인 것은 마찬가지입니다만, 특이한 점이라면……
입에 자신의 팔을 물고 있다는 걸까요.
입가를 살피면 다 빠진 잇새로 너덜너덜한 살가죽이 걸려 있습니다. 꼭 스스로 잡아먹는 꼴처럼요.
무딘 이로 질겅질겅 씹었을 테지만 피부 또한 무르기 짝이 없었으므로 다 녹은 케이크처럼 진득진득하게 늘어났습니다.
관찰 판정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GM:의사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진 것 같다면, 착각일까요?
비토레:
관찰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실패 |
사실 알고보니 식인종이었다던가.
죽을 때 되어서야 자기 취향을 깨닫다니 불쌍해...
먹을 게 없어서 자기 자신이나 먹고. 안타깝네요.
비토레:... (그런취향? 하다가 이어지는 말에 눈이 가늘어집니다.) 그렇겠습니까? 집 앞에서 봤던 것들도 그렇고... 그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 인거겠지요.
이 의사 선생님은 뭐 없나... (닿지 않게 최대한 조심해서 가운 들춰봄...)
GM:가운을 들춰보면 ... 의사의 시체 아래 깔린
[검은 파일철]의 모서리가 보입니다.
(손으로 밀기엔 찝찝하니까 시체는 발로 차버리고, 검은 파일철을 집어 올립니다. 뭐가 있으려나.)
비토레:(시체를 발로 차는걸 보며 인상을 구깁니다.) 그렇게 막 다루지 마십시오.
GM:진료를 보거나, 보아야 할 내용을 정리해둔 파일철입니다. 내용은 간호사의 진단서와 별다르지 않습니다. 이상 증세를 보이던 환자라던가, 갑자기 녹아내리는 병에 걸린, 사람을 잡아먹는 전염병 환자는 없어 보입니다.
GM:평소와 같은 환자의 증세 따위를 눈으로 훑는데, 첫 장 끄트머리에 쓰다만, 거칠게 휘갈긴
[메모]가 눈에 띕니다.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엉망진창인 글씨입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글자들이 있습니다.
비토레:죽은 자에게도 갖춰야할 예의라는게 있습니다.
루키:하지만 자칫했다가 닿아서 나도 저렇게 되어버리는 건 싫잖아요?
비토레:..... 다른 물건을 쓴다던가 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루키:(입 열었다가 닫고, 눈동자를 굴리며 조금 침묵하는가 싶으면 웃어보입니다.) ...그건 그렇네. 응, 그러면 다음에는 그렇게 할게요.
(그리고는 메모쪽으로 시선을 돌려요. 어떤 글자들이 적혀 있으려나.)
GM:갑자기 녹음, 비명, 공격, 잡아먹음, 아비규환, 보고 ㅅㅣㅍ어
읽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읽는다고 무언가 명확해지는 것은 아니라 무척 유감이지만요. 다만 의사의 메모를 보며 대략 추측할 수 있습니다.
1. 어제, 혹은 오늘, 그 사이쯤 사람들이 갑자기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2. 녹아내리는 인간들은 서로, 혹은 스스로 잡아먹는다.
여기까지 떠올린 루키는, 어쩌면 그전부터 가져왔던 가설에 확신을 얻을 것입니다. 이 모든 정황이 꼭…… 사람들이 부르던, 좀비와 같다고.
아무튼, 이 종말이 병으로, 전염으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라면 백신을 찾는 것은 쓸모없는 짓인 것 같습니다. 애당초 백신을 만들 시간도 없었을 거고(고작해야 이틀이니까), 약으로 고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고……
행운 판정
운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달그락, 흰 가운의 주머니에서 무언가 떨어집니다.
[검은 지갑]입니다.
루키:(지갑이다. 손 가져다 대려다 흘끔 눈치를 봅니다. 평범하게 조사하는 거지만, 신분이 신분인지라.)
(그래도 뭐, 그렇다고 안 볼 건 아니니 결국 손을 뻗어서 확인해요.)
GM:평범한 가죽 지갑. 안에는
6만원 가량의 현금과 카드, 신분증이 들어있습니다.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곳에는
[가족사진]이 끼워져 있습니다.
이렇게 밖에 안 들고다닌다고...?
비토레:보통 루키처럼 신분이 불확실해 현금만 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카드를 씁니다. (누가 현금들고다녀..)
루키:...하지만 카드로는 붕어빵이나 타코야끼를 못산단 말이에요!
비토레:(지갑 흘끔 봄) 그정도 현금이면 충분히 살 것 같습니다만.
루키:지갑엔 당연히 현금
133만원쯤 들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니야?!
비토레:(그 얇은옷 어디에 그런 두꺼운 지갑을 넣을건데)
(또 헛소리하는군 .... 표정으로 무시합니다.)
루키:(알려주려다 무시하는 거 보고 입술 삐죽임...)
...흥. 알지도 못하면서. 바보. (두꺼운 지갑 어디선가 꺼내서 현금 5만원 정도 넣어줌...)
(검은 지갑에 넣은 거다. 그러고 가족 사진 꺼내봐요.)
비토레:(그건... 왜넣는거지.. 이미 죽어서 쓸일도 없을텐데.. 노잣돈? 생각이 스르륵 스쳐가지만 쓸데없는 소리나 계속 할거같아 묻지는 않습니다.)
GM:아주 어린 아기를 안은 부부의 사진. 카메라 앞에서 능숙하게 웃는 부모와 달리 아기의 시선은 엇비슷하게 다른 곳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참 단란한 풍경이에요. 아마 의사의 가족이고, 아이일 테죠.
사진을 물끄러미 내려다 봅니다. 어쩐지 아기에게서 시선을 떼기 어렵습니다.
젖살이 포동포동하게 부푼 뺨은 매끄러운 분홍색입니다.
사진 속 아기와 시선이 마주쳤다고, 그런 착각에 빠졌을 때.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L2123, L2123, L2123, L2123……
고개를 휘젓거나 눈을 깜빡이면 목소리는 금세 흩어집니다.
루키:... ...역시 프로포폴을 제일 우선으로 찾아야겠어. 아무리 작은 병원이라도, 없으면 케타민이나 벤조를... 아니, 음...
...........분명 제정신 아냐 (인상 팍 구깁니다)
...비토레씨 나 안아줘.
비토레:(진통제를 찾는다고는 했지만.. ...얘기하는 진통제들이 다 뭔가 마약성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약에 해박하진 않아서 긴가민가하는 의심어린 표정으로 보다가 뜬금없는 요구에 말문이 막힌듯 서있습니다.) ..... 갑자기 말입니까?
아니면 다른 사람... 물론 죽었지만. 사람들 앞이라 부끄러워?
비토레:(괴물은 따라오지 않는 것 같고, 주변은... 시체뿐이니 위험하진 않겠지만. 하며 주변을 살피다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자꾸 그렇게 헛소리 할겁니까?
루키:루키가 헛소리 안 하면 그거야말로 루키 아니지 않아? (인상 찌뿌린 거 보며 웃어보입니다. 가족 사진은 도로 지갑에 넣고, 가운쪽에 대충 던져둬요.)
그래서, 안아줄 거야 말 거야?
비토레:(바른소리만 하면 그것도 루키같지는 않기는 하지... 싶어 부정은 않고 있다가, 여전히 찌푸린 얼굴로) ... 하아. (한숨을 쉬며 손을 놓고, 주춤주춤 팔을 벌립니다.)
루키:...후후, 사람들 다 죽은 병원에서, 시체 앞에 두고 이러고 있는 거 진짜 제정신 아닌 것 같아. (팔을 벌려주면 그대로 꼬옥 끌어안습니다.)
비토레씨는 저렇게 안 되어서 다행이야.
비토레:알면 다행이군요. (꼬옥 끌어안으면 허공에 있던 손을 천천히 내려 루키의 등 위에 얹습니다. 루키 너머로 병원을 이리저리 훑어보며 잠시간 있다가) ... 계속 이러고 있을겁니까?
루키:(그 말에 작게 부빗거리고는 떨어집니다.) 그러고 싶다고 해도 안 그래줄 거잖아요? 이제 아무것도 안 들리니까 괜찮을 것 같아. 고마워요.
비토레:언제까지고 계속 그러고있을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하고는 병원 수색을 계속해봅니다.)
그래도 손은 계속 잡아줘 (손 내밀어요)
비토레:(애도 아니고, 라는 말이 입안에 맴돌았지만 혼자 이리저리 다니다 잃어버리는 것보단 낫다 생각하며 내밀어진 손을 잡습니다.)
루키:(그러면 활짝 웃으며 휴게실쪽으로 갑니다.)
GM:자판기와 원탁 테이블 몇 개가 놓여있는 단출한 휴게실. 걸음을 디디면 발아래 고인 웅덩이가 끈적하게 걸음을 붙잡습니다.
웅덩이는 검고, 희고, 붉고, 아무튼 이런저런 색이 뒤섞여 혼미하기 짝이 없습니다. 일견 모독적인 색이기도 합니다.
그것의 정체를 오래 고민할 필요도 없이, 희고 둥근 무언가가 발끝에 걸립니다.
뭉그러진 눈동자입니다.
둘레가 흐릿해진 동공이 루키를 향합니다.
웅덩이 사이로 솟아있는 작은 것들은 대부분 사람의 어딘가입니다. 코, 귀, 혹은 손가락....
GM:드러난 탓에 채 녹지 못한 것인 듯합니다.
관찰 판정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자판기 앞에 떨어진
[휴대폰]이 보입니다.
루키:아까도 생각한 거지만, 정말 정확하게 사람만 녹았네. 사람이 걸치고 있거나 쓰고 있던 건 다들 멀쩡하잖아. (휴대폰 들어서 화면 건드려봐요.)
GM:휴대폰은 카메라가 켜져 있습니다.
[영상]을 찍고 있던 것 같습니다.
비토레:다행인지, 불행인지 전염병은 아닌 듯 한데....
(아까의 뉴스를 떠올려봅니다.) ... 왜 이렇게되는지 알 수 없으니 대비할수도 없는게 좀, 답답하군요.
루키:...그러게요, 아직은 우리도 괜찮지만 언제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영상 돌려봅니다. 녹고있는 거라도 찍었나.)
GM:최근 파일을 열자, 익숙한 병원 로비가 보입니다.
사람이 바삐 돌아다니는 로비. 하나같이 멀쩡한 모습으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순번을 기다리거나, 약을 처방받기 위해 드나듭니다. 그리고 북적이는 가운데……
"아아악―――!”
영상의 초점은 병원 한가운데 선 어떤 이를 겨냥합니다.
그는 정처 없이 몸을 앞뒤로 흔듭니다. 따라서 휘청거리는 팔이 퍽 불안해보입니다.
휴대폰의 주인이었을 앳된 목소리가 교활하게 키득거립니다.
“야, 그러다 걸리면 어쩌려고 그래?”
“떡이 돼서 모른다니까. 아, 진짜 진상. 고개 좀 들어보지……”
얄팍한 정의감인지, 혹은 이야깃거리를 놓치지 않는 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초점은 집요하게 그를 쫓아가고, 고개를 들어보라는 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번쩍 고개를 치켜듭니다.
“헉, *발.”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연달아 터집니다.
GM:영상 속의 그는 이쪽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피부 가죽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뉴스 속 아나운서처럼, 이마가 무너지고 코가 뭉개지고, 피눈물이 흐릅니다.
처음 보는 끔찍한 광경에 주위에 선 이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나지만……
“으, 으아아! 싫어!”
곧 꽃망울이 터지듯 비슷한 증상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영상에 담긴 모든 이들이 아래로, 아래로 흐릅니다. 그와 가까운 이도, 먼 이도, 닿은 이도, 닿지 않은 이도. 최초의 발원지인 그는 옆 사람의 목덜미를 깨물고, 다른 이들도 덩달아 서로의 살점을 삼키려 기를 씁니다.
아우성이 들리고, 유리문을 향해 뛰어가던 이도 다리가 문드러져 쓰러지고, 휴대폰이 떨어졌는지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몇 차례나 뒤집히더니 천장을 비춥니다.
GM:지금 루키가 머리 위에 지고 있는 바로 그 천장입니다.
“사, 살려줘! 죽기 싫어!”
처절한 비명과 함께 영상이 끝납니다. 누구랄 것 없이 죽음을 질겁하고 삶을 구걸했으므로 목소리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
적막이 찾아옵니다.
죽음이 휩쓸고 간 병원은 시간이 멈춘 것처럼 고요하기 짝이 없습니다.
GM:서로를 잡아먹기 시작하던 지옥이 바로 이곳에 있었습니다.
너덜너덜한 시체를 보자니, 그것들이 단순히 녹아내려서가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지 알 것 같군요.
별로 궁금했던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뭔가 알아차렸나 싶어 기웃기웃...)
비토레:(배터리가 남은걸 확인하고는 영상을 몇번 돌려봅니다.) ... 감염... 이라기엔 처음 .... (단어를 고르다가) 발작? 한 사람과 접촉한 사람이든, 안한 사람이든... 거리나 나이 등 어떤 연관성도 없이 전파되는군요.
(발 밑에있는 웅덩이를 봅니다.) 외려 멀쩡한 루키와 제가 신기할정도로.
루키:...보통 이런 건 슈퍼면역자 같은 사람 있던데. 우리도 뭐 그런 걸까?
아까도... 산 사람은 보이지 않았잖아요. 우리 둘 밖에 없었는걸. ...한 두 사람은 있을 줄 알았는데.
비토레:루키 말대로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으니, 그 슈퍼..(참 저렴한 단어라 생각하며)면역자가 있더라도 많은 수는 아닐텐데..
당신과 저 둘다 그렇다면 참 굉장한 ..... (슬쩍 루키를 봅니다.) .. 행운이군요.
비토레씨도... 어느정도 행운 받게 된 거 아닐까. 이젠 나한테 제일 가까운 사람이고...
비토레:.... (어느정도 생존자가 존재하고, 그 중에 들어간다면 보통은 행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 ... 그렇군요. (아무리봐도 기뻐보이는 표정은 아닌, 그런 표정으로 적당히 답합니다.)
그러고보니, 제 가방엔 뭐가 들었는지는 얘기해주지 않았던 것 같은데,
식량이나 식수랑, 라이터, 맥가이버 칼, 우비같은 생존에 필요한 물품들과 몇가지 장비가 있습니다.
혹시 필요하게되면 사용하십시오. 다행히 물건은 남는 것 같으니.
루키만 그렇게 느끼는 거야?
비토레:(일부러 조금 두루뭉술하게 말하긴 했지만, 그 미묘함을 캐치한걸 대단하다 여겨야할지 긴가민가하는걸 바보같다고 여겨야할지...)
(미묘한 시선이 루키를 향하다가) ....조금쯤은 머리를 굴리며 사십시오. (꼽주는 듯한 말을 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루키:...물어보는 게 아니라 화내는 거였거든요? 사람을 진짜 뭘로 보고... (인상 팍 쓰고 잡고있던 손 팍 놓아버리면서 노려봐요.)
됐어, 볼 건 다 봤으니 진통제 찾으러 갈 거야.
비토레:(잡고있던 손을 팍 놓으면 잠시 빈 손을 봅니다. 충분히 할만한 말을 했을 뿐이라 생각하는데, 또 어디서 저렇게 기분이 상한건지 참 모를사람이란 생각을 하며 인상을 쓰고는, 혹시라도 위험한 상황을 대비할 겸, 감시도 할 겸 진통제를 찾겠다는 루키 뒤를 따릅니다.)
루키:...왜 따라와? 루키 혼자서도 찾아올 수 있어.
비토레:혹시라도 녹지않고 괴물이 된 사람이 있을수도 있지 않습니까.
루키:...가끔 비토레씨는 간과하는 것 같은데, 루키도 이능력자고 싸움도 할 줄 알거든요?
비토레:혼자보다는 둘이 안전한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 흥 (그냥 없는 사람인 척 하기로 했다. 저벅저벅... 약품 보관실로 향해요.)
(사실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다 뒤져보면 언젠가 나오겠지)
GM:그리 큰 병원은 아니다보니, 조금 돌아다니다보면 약품보관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루키:(찾으면 문에 귀부터 가져다 대요. 안에 인기척이나 다른 소리 들릴까 싶어서)
GM:귀를 가져다 대도...... ... 조용합니다.
루키:(그럼 손잡이 돌려 열고 쭉 봅니다. 여기서 녹아버린 인간이 있으려나)
GM:문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평범한 약품보관실입니다. 이 안에 누군가 들어오기 전에 모두 녹아내린건지, 바닥은 깨끗합니다.
시체도 보이지 않습니다.
루키:(안전하네. 그런 생각이 들면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아요.) 자, 그럼... 어디 한 번 털어볼까.
비토레:...... (혼자 들어가서 문 닫는거보면 황당해하며 닫히는 사이로 발을 먼저 끼워넣고, 틈 사이를 잡아 열어 젖힙니다.)
(문을 열고서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루키를 보지만, 별말 않고 안으로 들어서 쓸만한 약품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루키:(왜 그렇게 봐? 안전상을 이유로 따라오기만 한 거지 찾는 거 있다고 안 알려준 건 본인이면서?) (입술 삐죽...)
(나도 내 거 찾을 거거든? 선반이라던가... 네임텍들이 다 있을테니 뒤져봐요. 있을 법 한데...)
(코데인, 트라마돌, 모르핀, 옥시코돈이랑 하이드로몰폰, 그리고 펜타닐.. 또... 뭐 있더라)
처방내역에서 코데인은 본 것 같은데, 저번 처방이 마지막이었는지 보관된건 없네요.
이곳에 있는건 옥시코돈과 하이드로몰폰 뿐입니다. 그것도 많지는 않은 양이네요.
(남아있는 거라도 싸그리 챙겨요. 가방 안쪽 주머니에 넣어두면 잃어버리지 않겠지.)
비토레:(약 이름은 봐도 잘 모르겠어서 소독약정도나 챙기고 들어있는 약병이 무슨 효능인가 검색해보다가... 의아할정도로 진통제를 보고 안심하는 루키의 모습에) 지금 어디 아픕니까? (하고 물으며 살피듯 슥, 한번 훑습니다.)
루키:...아뇨, 멀쩡해요. 아프거나 다친 곳도 없고. 그냥 아까 찾았을 땐 없었어서요.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최대한 평범하게 반응하려고 노력해요. 아무래도 챙긴 게 그래서.)
...비토레씨는 뭔가 챙겼어? (삐졌을 땐 언제고, 이걸 안 들키겠다고 또 웃어보이는 제 꼴이 우습지만... 그래도 들켜서 좋을 거 없으니.)
비토레:(멀쩡하다고 답하는 루키를 빤히 보다가) 소독약... 밖에 모르겠더군요. 무슨 약을 처방받았는지 신경쓰진 않다보니 약 이름들이 생소해서. (그 사이 또 왜 기분이 좋아졌지? 정말 알기 어려운 사람이라 생각하며...)
혹시 (루키) 가방에 뭐 깨지는거 있습니까?
루키:...뭐 보통은 그렇겠지만요, 선글라스가 있긴 한데 이건 가방에 걸어뒀으니까... 안에는 없어요. 왜? 넣으려고요?
비토레:아뇨. 여차할때 휘두를 수도 있으니 물어봤습니다. 선글라스는 핸드백쪽으로 옮기고 그건 이리 주시죠. (백팩을 가리킵니다.)
루키:...왜? (혹시 알아챘나? 조금 긴장한 낯입니다.)
비토레:(왜 짐을 덜어준다니까 오히려 경계하지? 이상한 표정이 되며..) 진통제를 찾길래 힘든가해서 그거라도 들어주려했습니다. 저는 아직 여유가 있으니말입니다.
루키:...으응, 그런 거라면 괜찮아요. 저도 아직 여유 있고, 아까 말했듯 나중을 위해 찾았을 뿐 멀쩡하니까.
봐, 비토레씨가 운동시킨 보람이 있지?
비토레:(뭔진 모르겠지만 좀 수상해보이는데... ... 미심쩍은 표정으로 손을 거둡니다.) 힘들면 꼭 얘기하십시오. 위험한 상황이 되기 전에.
다 챙겼으면 움직입시다. (방 바깥쪽으로 살짝 턱짓합니다.)
루키:응, 그건 약속할게요. 그리고 가기 전에, 루키 하나만 더요.
루키:다치거나 아픈 곳이 없으니 진통제는 당장 쓸 일 없지만...
이건 지금 당장 루키한테 필요해.
금방 찾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그렇게 말하면서 다른쪽 선반으로 가서 미다졸람과 프로포폴을 찾아요.)
미다졸람만 있는 것 같습니다.
루키:...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미다졸람이면 혹시 플루마제닐도 있을까?)
없다.
(뭐, 루키니까 괜찮겠지. 근처에 주사기도 있나요)
GM:네. 아무래도 병원에 주사기가 없으면 그건정말 큰일이니까
루키:(그럼 익숙하게 주사기를 하나 집어들고, 안에 미다졸람을 3mg 정도 넣습니다. 그 뒤 근처에서 소독 티슈를 찾아내 주사기의 마개를 여는 동시에 닦아내고, 잠깐 기다리는 걸로 건조까지 마치면, 비토레를 한 번 바라봐요.) 여기가 병원이니까, 여기서 맞는 것까지 해결하고 가요.
비토레:(병원에 있으니까 약..이겠지만... 뭘 주사한거지? 수상할정도로 익숙하게 주사기를 쓰는 루키를 말려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는 낯으로 있다가..) 뭘한겁니까?
루키:왜, 이상한 거 쓸까봐 걱정돼요? (그리 웃고는 제 팔뚝도 소독시키고, 살이 없어 주먹을 쥐면 금방 드러나는 정맥에 주저없이 찔러넣으면서 미다졸람도 투여합니다.)
진정제니까 괜찮아요. 병원에서도 많이 쓰는 거야.
비토레:병원에 있으니 그야 그렇겠지만 ... (의사의 처방없이 약물을 쓰는건 좋지 않은데...)
(진정제까지 써야할정도로 상태가 뭔가 안좋나? 낯빛이 안좋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루키의 안색을 살피다가) 바로 움직일 수 있습니까?
루키:(효과가 나타나는 게 느린 약물이라 아직 조금 창백하게 질려있는 듯도 싶지만, 의외로 평범하게 웃어보입니다.) 네에, 그럼요. 방해 안 되게 정신 차릴테니까 걱정 말아요.
비토레:(여전히 좋지 않은 안색을 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가, 이번엔 이쪽에서 먼저 손을 건넵니다. 잡으라는 것처럼 내밀고는 잠시 기다려요.)
루키:...? (그럼 그 손 위에 미다졸람 약병을 올려줍니다.)
비토레:....... (약병 가방에 대충 쑤셔넣고 다시 손 내밉니다.) 손.
루키:손? (고개 기울였다가... 깨달았는지 아. 하는 소리를 내며) 내가 뭐 개인줄 알아요?
어이없네... (약병 들어있는 가방에 시선 뒀다가 손 위에 제 손 올립니다.)
비토레:말 안했다가 또 약달라는 소리인줄 알 수도 있지 않습니까. (손이 포개지면 루키의 손을 잡고 먼저 방 밖쪽으로 나섭니다.)
루키:난 또 내가 하는 말은 못 믿겠으니 직접 보겠다는 건 줄 알았죠. (투덜거리면서도 손이 잡히면 안 보이도록 입꼬리가 조금 올라가요.)
평소에나 좀 잡아주면 루키도 안 그랬지. (투덜투덜)
비토레:평소에 잡을일이 뭐있습니까. (투덜거리는 루키를 데리고 병원 밖으로 나섭니다.)
루키:왜? 딱히 그럴 일이나 이유 없이도 잡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난 늘 그랬는데. (병원 밖으로 나오면 식당 쪽을 바라봐요.)
저기 갈 거예요?
GM:병원을 나서, 길목에 서면 여전히 괴물이 서성이고 있습니다.
그 사이 훨씬 더 녹아내려선, 팔로 바닥을 기어다니는 경우도 흔히 보입니다.
매혹 판정
루키:
매혹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비토레:
매혹
| 기준치: |
15/7/3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실패 |
GM:좀비는 여전히 우울한 소리를 내며 울부짖을 뿐입니다.
누군가를 부르는 걸까요? 아니면 배가 고파서일까요?
더 이상 같은 종이 아닌 두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목소리입니다. 서둘러 이동합시다.
비토레:(루키가 식당쪽을 바라보며 물으면, 그쪽으로 따라 시선을 옮기고) 당장은 식량이 부족하진 않을 것 같으니 꼭 갈 필요는 없습니다.
루키:그렇게 말하면 가고 싶어지는 거 알아요? (청개구리 심보)
비토레:(그러고보니 루키는 일어나자마자 아무것도 안먹었다는게 생각나서 가방을 뒤적거리다가) .... 하?
(이거나 먹으라는 듯 에너지바 두어개를 줍니다.)
루키:(에너지바 덩그러니 받고... 멀뚱 쳐다봐요.) 이걸 지금... 식량이라고 부르는 건가요?
비토레:다른 것도 있긴합니다. (통조림이라던가.)
이동하면서 먹기는 그게 제일 편하지 않습니까?
루키 입맛에도 맞을 것 같고. (아무튼 다니까.)
루키:(어디서부터 어떻게 말 해야할지 감이 안 와서 말 없이 있다가...) ...배 안 고픈데 나중에 먹어도 돼?
비토레:예. (일어나자마자 돌아다녔는데 배가 안고프다니..)
루키:(받은 거니까 일단 제 가방 안쪽에 넣어두고.. 식량이랍시고 에너지바를 받고나니 조금 추욱 처져서는) ...역시 식당 가면 안 돼요?
루키:미래의 배고픈 루키를 위해서 가야 할 것 같아...
비토레:(나중에는 더 멀쩡한 식량 구하기 힘들어질 수도있으니..) .... 잠시 들러서 살펴보기만 합시다.
(손 잡고 식당 안쪽으로 걸어가요. 제발. 제발. 제발 먹을만한 거 남아있기를.)
GM:제발 먹을만한게 남아있기를 싹싹 빌며 식당으로 향합니다.
GM:괴물을 피해 도망치건, 혹은 허기를 달래기 위해 들리건 식당은 매혹적인 곳 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가 걸려 있고 영어로 쓰인 메뉴판이 걸려 있습니다.
창밖의 풍경도, 문안의 광경도 끔찍하지만, 식당이 본디 얼마나 좋은 곳인지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납니다.
[홀]과 [주방]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루키:(홀의 상황부터 파악하고 들어가는 게 좋겠지... 애초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홀부터 보일테니. 홀 쪽을 돌아다니며 둘러봅니다.)
GM:흰 테이블보 위며 아래에는 시체가 쌓여 있습니다.
정작 음식이 담긴 그릇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조각난 채…… 쓰레기처럼 뒤섞였군요.
음식을 먹던 중에 이 꼴이 난 걸까요?
관찰 판정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시체를 둘러보다 보면, 싫어도 알 수밖에 없습니다. 위에 쌓인 것일수록 멀쩡하고, 아래에 깔린 것일수록 보다 심각한 상태라는 것을.
내려갈 때마다 시체는 남은 것이 거의 없고 흰 뼈와 뭉개진 잔해만 도드라집니다.
꼭 먹고 남은 찌꺼기처럼.
살지도 죽지도 못한 괴물이었을 적, 잡아먹고 먹힌 거겠죠.
산 사람이 없으니, 주문을 받거나 요리할 사람이 있을 턱이 없습니다.
음식 냄새 대신 음식물 쓰레기에 가까운 악취가 가득합니다
GM:실망하여 이동하려는 때, 자그마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이봐…….”
어라?
테이블에 매달리다시피 엎드린 그는 멀쩡한 꼴은 아닐지언정 분명히 ‘아직’ 살아있습니다.
비토레와 루키를 발견했는지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팔이 앞으로, 앞으로 뻗어 나옵니다.
GM:40대에 들어섰을까요. 나이가 있어 보이는 얼굴은 주름이 졌지만, 꽤 양호한 상태입니다.
입술이 문드러져 내용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제외하면 이목구비가 모두 제자리에 붙어 있으니까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자면 손가락도 그렇습니다. 흰 셔츠는 딱히 다른 색으로 물들지도 않았고, 테이블을 긁느라 손가락 끝에 피가 고이긴 했지만 뼈가 꺾이거나 피부가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그는 필사적으로 테이블을 긁으면서 두 사람을 부릅니다.
“살려, 살려줘……. 제발, 나 좀…….”
필사적으로 테이블 위를 움켜쥐지만, 테이블보만 조금 구겨질 뿐 테이블은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GM:그의 목소리는 사람의 것이라기보단 흐물흐물한 풍선의 마지막 소리 같습니다.
불분명한 발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뻔한 문장이기 때문이겠죠.
루키:(나 혼자였다면, 살려주겠다는 명목으로 고개를 꺾어 죽여버렸겠지만 지금 그랬다간 또 혼나겠지. 그러니 비토레 쪽을 바라봅니다.)
살려달라는데요?
비토레:(잠시 상황을 살피다가, 도움을 구하는 일반인 같으니 테이블쪽으로 다가갑니다.)
루키:(그럴 생각 없는데 같이 붙들려감...) 뭘 어쩌려고요?
GM:테이블로 다가가는 두사람,
매혹 판정합니다.
매혹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비토레:
매혹
| 기준치: |
15/7/3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둘이 다가가는 사이, 테이블 위를 기던 상반신은 기울어져, 의자 아래로 떨어집니다.
쿵! 무거운 소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 사람의 머리가 문드러지고, 뚜껑이 열리듯 내용물이 쏟아집니다.
잔뜩 곱은 뇌와 멀건 뇌수가 역겹습니다.
흘러나온 것들은 바닥을 적시고…… 발끝에 닿습니다.
의자 아래로 떨어지고서야 깨닫습니다. 시체는 반 토막밖에 남지 않았다고.
GM:그의 하반신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허리 아래로 다 녹아내렸는지 뼈도 보이지 않습니다.
끊어진 허리 아래로 천천히 녹아가던 살점이 테이블의 다리와 의자를 더럽히고 있었군요.
왜 그토록 그가 절실하게 매달리고 있던 건지 알것 같습니다.
비토레:.... (테이블 아래 떨어진 시체를 바라봅니다.)
다른 곳에도 어쩌면...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루키:(손 더럽히지 않고 알아서 죽어주니 다행이란 생각이나 합니다.) ...근데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과연 생존자라고 해도 되는 걸까요.
어차피 다, 이렇게 죽어버릴 것만 같은데.
비토레:루키랑 제가 살아있는 것처럼, 누군가는 살아있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루키:뭐어, 그러길 바라지만... (지금까지는 단 한 명도, 우리처럼 온전하지 못했는데 과연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어떨지는 모르죠. 죽어버렸으니 두고, 원 목적이나 달성하러 가요.
비토레:.... (시체에 조금 더 시선을 두었다가) 그러지요. 주방쪽에는 식재료라도 남아있을겁니다. (주방쪽으로 향합니다.)
GM:식재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문을 연 주방에는 요리사 복장을 한 좀비가 배회하고 있습니다.
이지가 없는 것처럼 이쪽 벽에 부딪히면 저쪽 벽까지 걸어가 또다시 쾅 부딪힙니다
매혹 판정
루키:
매혹
| 기준치: |
78/39/15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비토레:
매혹
| 기준치: |
16/8/3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GM:좀비는 두 사람이 들어온걸 알아챘는지 두 팔을 휘저으며 이쪽으로 다가옵니다. 명백하게 입맛을 다시고 있습니다.
민첩 판정합니다.
루키: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GM:애타게 달라붙지만, 그렇게 빠르진 않은 좀비를 어렵지 않게 ㅍ ㅣ해냅니다.
달려들던 그대로 벽에 부딪힌 좀비는 물컹, 젤리처럼 요란하게 터져버립니다.
그로테스크한 광경에 내성이 없다면 꽤나 속이 뒤집힐만한 광경이네요.
[싱크대], [냉장고], [조리 테이블]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급니다.
루키:...휴, 진짜 먹히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에요.
속으로만 쌍욕하길 참 잘했지... 혹시 내가 직접 입 밖으로 내거나 하진 않았죠?
비토레:... 안했습니다. (속으로는 욕했군.)
루키:(뭔가 온점이 있지 않아? 싶지만 그래 뭐...)
응, 그러면 문제도 해결됐으니 먹을 걸 찾아볼까요!
(냉장고 부터 냅다 엽니다)
...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GM:구더기가 끼고 파리가 들끓는 썩은 고기와 숨이 죽어 회색빛으로 메마른 식물들. 먹을 수 없이 쓰고 구역질 나는 냄새로 가득 찬 공간.
냉장고 안에 왜 이런게.
GM:쾅소리를 내며 냉장고 문이 닫힙니다 ..
... 역시 음식물 쓰레기가 있습니다
환각같은게 아니었다고?
루키:세계 멸망 안 했으면 영업정지 감인데 무슨 자신감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냉장고 안에
....(좀 얼척... 없어서 조리 테이블 쪽도 가봐요.)
GM:조리 테이블의 다른 접시에는 음식이 없거나, 쓰레기가 올라 있거나, 음식이 되지 못한 재료들이 썩어 빠졌지만……
관찰력 판정합니다.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GM:어딘가에서 단내가 납니다. 음식이 있긴 한 것 같은데…
비토레:
관찰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조리테이블 구석에 클로쉬를 발견하고는 뚜껑을 열어봅니다.)
GM:클로쉬 안에는
[무화과 타르트]가 담겨있습니다. 난장판이 된 테이블 위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
꼭대기를 장식하는 무화과는 설탕을 발라 반지르르하게 빛나고 있지만… …
그 꼴이 오히려 역겹더군요.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기는 커녕, 시체를 한 조각 잘라둔 것 같습니다.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GM:진정제를 먹으면 좀 괜찮아질까 싶었는데,
여전히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루키에게 속삭입니다.
...
어울리지 않는 무화과의 다디단 향기가 감미롭게 시체 사이를 떠다닙니다.
침이 고이는, 좋은 향기입니다.
달콤하기 짝이 없으니, 어서 나를 먹으라고… …
다시 내려다보니 그것이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합니다.
먹을 수 있는 것은 이것밖에 없는 것 같군요. 어떻게 할까요?
루키:... (역시 용량을 지키는 게 아니었어. 회복제가 없어서 용량 지킨 거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인상을 팍 쓴 채로 무화과 타르트를 바라보았다가... 시선을 돌립니다.) 음식물 쓰레기 보다가 이거 보니 선녀같네요
왜 이것만 괜찮은 건진 모르겠지만...
먹을래요?
비토레:제가 말입니까? (배고프다고 한건 루키인데 왜 자기한테 묻냐는 표정)
배고프다고 한건 루키 아닙니까?
제과점 주인도 모두 괴물이 되거나 녹아버렸다면, 이게 세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타르트일수도 있습니다. (이래도 안먹습니까?)
루키:미래의 나를 위해 찾은 건 사실이지만... 뭔가 혼자 먹고 싶진 않은 걸.
먹을 거라면 비토레씨랑 같이 먹고싶어.
비토레:(왜....) ... 나중에 괜히 나눠먹었다고 투덜거리는거 아닙니까?
루키:저 그렇게 쪼잔한 남자 아니거든요? 애초에 그럴 위도 못 된다구요. (흥)
비토레:(... 평소의 행동들을 떠올려보지만 여기서 아니다맞다 우기는것도 바보같아서 대꾸하지 않고, 주변에서 나이프를 찾아 아직 물이 나오는 싱크대에서 한번 씻어내고는 타르트를 반으로 자릅니다.)
(잘 잘렸나? 1 딱 반으로 자름 2 적당히 비슷함 3 누가봐도 한쪽이 큼 3)
(대충 큰쪽 루키한테 줍니다)
루키:(이런 거... 누구한텐 설렘 포인트일 수도 있겠지만.....) ...왜? 비토레씨는 그걸로 돼요?
비토레:예. (왜냐하면 출근하기전에 아침도 먹었고 루키랑은 다르게 보존식에도 익숙해서 잘먹기 때문에 이 타르트는 루키를 주는게 나중에 투정을 덜 들을것이다.)
루키:(나는 미래에 투정을 부리는가? YN
2)
...말마따나 이게 마지막 단 음식일 수도 있는 건데. 비토레씨도 참 바보같다니까. (그래도 그냥 주는 대로 손으로 집어 우물 먹습니다.)
비토레:(손으로 집어먹으려하면 저지하고 찾아낸 나이프랑 같이 찾은 포크 쥐어줍니다.)
비토레:예. (위생은 중요하니까. 챙길 수 있을때까지는 챙겨야함.)
(그리고 자기도 포크로 작은 조각을 찍어서 먹습니다.)
루키:케이크도 아니고 타르트인데... (그렇게까지 해야한다고...)
(포크 노려보다가 따라하는 것처럼 포크로 찍어서 먹어봅니다...)
GM:포크로 표면을 터트리자 단내가 한층 짙어집니다.
입안에 넣으면 말랑한 과육이 씹히고, 단단한 과자가 부서지면서 퍽 훌륭한 맛이 납니다. 맛이 좋네요.
생김새가 어떻든 간에, 분명히 잘 만든 타르트예요.
순식간에 혀 위에서 녹습니다.
이성치 1D3회복, 1D20굴려 매혹 기능치 상향합니다.
...맛은 있지만 기분은 묘해지는 타르트네요. (미묘...)
(다 먹었으면 사용한 식기들 두고 올 겸 싱크대쪽으로 향합니다.)
비토레:그렇습니까? (전혀 동감하지 못하는 얼굴로 포크를 내려두고, 입가를 털어냅니다.)
GM:싱크대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묻은 접시들이 들어있습니다.
바닥은 떨어진 그릇 조각으로 가득합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R921, R921, R921, R921…….
GM:암호를 외는 것 같은 소리가 다시 들립니다.
하지만 대체 무슨 규칙을 가진 단어와 숫자의 나열인지 모르겠어요.
들려오는 소리를 외면할 겸, 싱크대 안의 접시들을 보고있노라면....
오늘, 못해도 어제 내간 그릇이라면 이렇게까지 더러울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쩡히 영업하던 식당의 냉장고 안에 그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있는것도 이상하고요..
아무래도 썩고 녹아내려, 흉한 몰골로 변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닌 모양입니다.
루키:...우와, 이건 좀 많이 불행한 소식인데....
얼른 먹어버려서 다행이다... (사실 다행 아닌 것 같기도 함)
비토레:뭐가 불행한 소식입니까? (중얼거리는 옆에서 물어봄)
루키:뭔가, 싱크대 안의 접시나 아까 조리대에서도 그렇고... 냉장고에서 봤던 것들까지... 얘네도 사람들이랑 같이 썩고 부패한 것 같아요.
사람만 그런 거라고 생각해서 안심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는데 부정당하니까 좀,... .음...네.
...언젠간 모든게 녹아 사라질수도 있겠군요.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느리게 눈을 감았다 뜹니다.) ....그래도,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봐야겠지요.
일단은, 성당으로 갑시다. 그 후의 일은....
... 그때 생각해보면 될테니. (어찌보면 도피와도 같은 발언이지만, 이 상황이 아니더라도 거의 그래왔기에 별다른 감정은 들지 않습니다.)
루키:... (입술만 괜히 오믈거리며 조금 초조한 듯 보였으나 눈이 뜨이고 말을 마치면 금방 고개를 끄덕입니다.) ...응, 여긴 다 본 것 같으니 얼른 나가요.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지만 당 충전은 정말 제대로 했으니 이걸로 만족 해야겠지.
GM:두 사람은 절망스러운 사실을 뒤로하고, 식당을 나섭니다.
식당을 나서 길목에 서면 괴물의 수가 퍽 많이 줄었습니다.
애당초 제대로 형태를 갖춘 개체도 거의 없습니다.
매혹 판정합니다.
매혹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토레:
매혹
| 기준치: |
27/13/5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허리 아래가 없는 것들은 팔로 기어서, 팔이 없는 것들은 어깨를 흔들며, 눈구멍이 빈 것들은 이리저리 부딪히며, 혀가 녹아내린 것들은 음울한 울음소리를 내며,
좀비들은 루키와 비토레를 따라옵니다.
아스팔트에 무른 것이 끌리는 소리가 들리고, 잿빛 도로는 붉은 피를 카펫 삼아 화려하게 치장합니다.
그 광경은 사냥이라기보단 꼭… ….
행렬처럼 보였습니다.
비토레:.... (따라잡히기에는 턱없이 느려보이는 것들의 행진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갑시다. (걸음을 재촉합니다.)
루키:... 루키 오래 못 뛰니까 조금만 천천히ㅡ (그래도 최대한 맞춰서 걸어요)
...근데 방금 비토레씨 얼굴 각도 좀 좋았어. (맞춰 걸으면서도 괜히 이런 소리나 해요)
비토레:(루키의 말에 적당히 속도를 조절하여 걷습니다. 이따금 뒤를 확인하다가...) ....... (헛소리 하지 말란 표정으로 한번 보고는 마저 걸어갑니다.)
(거리를 걷다가 지하철역을 보면) ... 잠시, 마지막으로 여기만 탐색해보고 갑시다.
지하철역은 대피용으로 쓰이기도 하니... 생존자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루키:... (그 말을 들으면 조금 고민 해요. 나랑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라는 이유로 시간을 소모하기엔, 조금 아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뭐어... 비토레씨라면 그렇겠지. 고개를 두어번 끄덕입니다.) 그래요,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니까.
GM:두 사람은 손을 잡은채, 지하철역으로 향합니다.
GM:익숙한 골목을 걷는데, 주위의 풍경이 이상합니다.
보도블록 사이에 피었던 이름 모를 풀꽃도, 도로 근처에 아름드리 드리웠던 나무도, 주택가의 담벼락을 타고 자라던 장미와 담쟁이덩굴도…… 모조리 시들었습니다.
행운 판정
루키:
운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퍽! 요란한 소리와 함께 걸음 바로 앞에 무언가 처박힙니다.
심장이 터진 비둘기입니다.
연달아 툭, 투두둑. 참새라던가, 까치, 혹은 까마귀같이 흔히 볼 수 있는 새들이 빗줄기처럼 바닥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불길한 예고였던 것처럼, 루키와 비토레가 들렀던 식당이 무너집니다.
딛고 선 바닥이 흔들릴 정도로 요란한 붕괴입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도미노를 툭 민 것처럼 그 옆에 있던 건물마저 순서대로 무너지고 맙니다.
GM:무너지는 건물의 잔해로부터 루키만
회피 판정합니다.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GM:두 사람은 무사히 사정거리에서 벗어나 그 몰락을 바라봅니다.
하늘을 꿰뚫을 듯 치솟았던 모든 지붕이, 도시가,
문명이 무너집니다.
...
“으앙, 아아앙.”
죽음과 멸망이 창궐하던 중, 아기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GM:주위의 건물은 모두 무너져 산 사람이 그 아래에 깔렸다면 살아남길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환청인가, 싶으면 이번에는 다른것 같습니다.
비토레도 울음소리를 들은 것마냥 주변을 둘러보고있습니다.
GM:소리를 따라 홀연히 걷다 보면 지하철역에 도착합니다.
아래로 뻗은 계단을 두고 커다랗게 아가리를 벌린 입구가 스산합니다.
울음소리는 그 아래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깜깜한 탓에 계단 아래는 보이지 않아요.
그냥 지나가도 상관없습니다.
아니, 사실은 그게 낫습니다. 지하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는데 이 계단을 내려가는 건 너무 위험하고…….
루키:(원래라면 그렇지.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그렇고 본능적인 감도 그렇게 말하지만, 그것은 내 이야기일뿐. 내 눈 앞의 사람은 그러지 않을테니까. 오로지 그것만이 문제다.) ...내려갈 거죠?
비토레:예. (자신은 당연히 그럴테지만. 건물들이 무너지는걸로 보아하니 역도 언제까지 무사할지 모르는데.... 잠시 루키와 잡은 손을 봅니다.) 기다리시겠습니까? 이제 괴물도 거의 보이지 않으니, 아래보단 여기가 안전해보이는군요.
루키:...아뇨, 같이 갈래요. 이런 곳에서 괜히 떨어졌다간... 가져온 약병 다 투여해도 분명 모자랄만큼 불안할 걸.
(잡은 손 조금 힘주어 잡아요. 안 놓을 거라는 듯이.)
비토레:(아무리 약에대해 잘 몰라도 그만큼 투여하는게 좋지 않다는건 알겠어서) 한번에 그렇게 많이 투여하면 안됩니다.
(손에 힘주는게 느껴지면 잠시 루키의 얼굴을 봤다가, 지하철역 아래로 천천히 내려갑니다.)
루키:정말 그렇게 투여한다는 게 아니잖아. 진짜 바보. (순순히 같이 내려갑니다.)
몇 칸을 밟아도 우려한 것처럼 괴물이 갑자기 등장하거나 위험한 일이 벌어지진 않았습니다.
대신, 지하에 가까워질수록 시시각각 불길함을 느낍니다.
돌아가고 싶다고, 본능이 경고합니다.
....
지하의 바닥에 다다르면 불길함의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GM:발을 디딜 곳도 없을 만큼 역사를 꽉 채운 시체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왔으니까요.
종말을 피해 바닥으로 파고든 그들은 결국 지상의 괴물과 똑같은 꼴입니다.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GM:아기 울음소리와 뒤섞인 낯선 목소리가 신경을 가느다랗게 긁습니다.
시체를 피해 걸음을 옮기려 해도 워낙 빼곡하게 쌓여 있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 수를 눈으로만 헤아려도, 어림짐작해보아도 족히 마을 하나의 분량일 것이라고 쉽게 예감할 수 있습니다.
꼭, 이 도시의 모두가……
죽거나 괴물이 되어버렸단 것처럼.
....
GM:하나가 된 듯 뒤섞인 그것들 사이에서 아기를 찾아내는 건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울음소리가 이정표가 되어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기는 아주 앳된 티가 나고, 스스로 목을 가누기도 어려워 보입니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앙앙거리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인상을 와락 쓴 탓에 얼굴은 잔뜩 붉어져 있고, 사정없이 구겨졌습니다.
아기조차 이토록 치열해야만 하는 세계라니,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어요.
아기의 얼굴이 어쩐지 익숙하지 않나요?
루키는 문득 깨닫습니다.
이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색은… … 비토레와 똑같다고.
휘어지는 눈꼬리며 칭얼거리는 입매도 똑 닮았습니다.
비토레씨...?
루키:나, 나 없는 동안... 뭘 하고 다닌 거야
이거 누구 애야?!
갑자기 무슨 얘길 하는겁니까.
곧 공기를 찢던 요란한 울음소리가 잦아듭니다.
왜 이제야 왔냐는 듯이 칭얼거리던 아이는,
어깨와 가슴을 새근새근 들썩이다가……
주르륵. 루키의 눈앞에서 녹아내립니다.
한여름의 눈사람처럼 뼈대도 남기지 않고 녹아내린 인형은 그저 뜨겁고 축축합니다.
GM:가득히 텁텁한 플라스틱과 고무 냄새 따위가 뱄습니다.
그제야 루키는 자신이 보던 것이 살아있는 아기가 아니라 비토레를 닮은 아기 인형이라는 걸 알아챕니다.
… … 장난이라면 도가 지나치고, 우연이라기엔 무척 불길합니다.
관찰력 판정
루키:...... (인상 팍 구깁니다. 거기엔 불쾌감과 혐오감, 그리고 어쩌면 무의식중의 두려움이 섞여있어서...)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잠깐, 그렇다면 설마, 녹아내린 사람들도 사실 시체가 아니라… ….
녹아내려 서로 뒤엉킨 시체는 팔다리조차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윤곽이 불분명합니다만, 얼굴만은 온전하게 남아 있습니다.
네. 전부 비토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루키가 아는 비토레보다 어딘가 어리거나, 어딘가 늙거나, 어딘가, 어딘가 다르지만……
매혹 판정
루키:
매혹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GM:모두 죽은 듯이 고요하게 눈을 감고 있습니다.
불러도, 만져도 조용하네요.
… 그것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요란한 안내 방송이 시작됩니다.
“다음에 도착할 열차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탑승객을 태울 수 없사오니, 자리에 앉아 종말을 기다리시길 바랍니다."
천장에 걸린 커다란 화면에는 열차가 없다고 쓰인 글씨가 요란하게 깜빡입니다.
하긴, 사람이 이토록 무너지고 죽어 가는데 열차가 정상 가동한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죠.
GM:다음 정거장에도, 이번 정거장에도, 이전 정거장에도 열차는 멈춰 서지 못할 것입니다.
망자를 태우는 열차가 아닌 이상에야 탈 수 있는 이도 없겠지만요.
그래요. 죽음은…… 천지에 도래했습니다. 완벽한 종말이 임박했음을 알리며.
이성판정합니다.
루키:
SAN Roll
| 기준치: |
30/15/6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자체적 광기시스템이 있습니다.
행운 판정합시다.
루키:
운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매크로에 보시면
광기표 있습니다
루키:
광기
| 【사랑】 1D2를 굴려 KPC와 걸어다니는 시체 중 하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닿고 싶고, 떨어지기 싫습니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광기가 끝납니다. KPC가 매혹 판정에 성공하면 사랑하는 대상을 걸어다니는 시체에서 본인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
|
| 이 광기는 10분 동안 지속됩니다. |
|
2
저 바르작거리고 녹아내린 시체들이 사랑스럽게 느껴집니다.
루키:(분명 충격이라고 할 법한 느낌을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심장이 덜컹 내려앉고, 뒷골이 싸해지면서 압도 당한 기분을 느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게 사실은... ...또 다른 당신의 모습을 한 이들에게 느끼는... 사랑같은 감정을 알리는 신체 반응이었던 걸까요? 나는, 이렇게 된 당신에게서도 이런 감정을 지우지 못하고, 이렇게 고조되는 감정을...)
... ... 이렇게 되어버려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그래도 뭐 나쁘지 않아. 나는 ... 당신 얼굴도 꽤 좋아하니까... (근처에 무릎 꿇고 앉아서 손을 뻗어, 가까이 있는 얼굴을 쓰다듬습니다. 누군가 보면 정신이 나간 것 같겠지만, 사랑을 제정신으로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비토레:... 루키? (무릎을 꿇고 앉아, 시체를 쓰다듬는 루키를 보며 당황스러운 목소리를 냅니다.)
지금 뭐하는겁니까?
매혹
| 기준치: |
27/13/5 |
| 굴림: |
47 |
| 판정결과: |
실패 |
(양 어깨를 잡고 일으키려합니다.) ... 일어나십시오. 여기도... 생존자는 없는 듯 하니, 성당으로 갑시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니 서둘러야합니다.
루키:싫어, 비토레씨들을 두고 어떻게 갈 수 있어요. 난 여기 있을래. 비토레씨들도 여기 있겠다고 하잖아? 그러니 비토레씨도 어디 가지말고 여기 다같이 있자...
비토레:.... (뭐라는건지. 인상을 팍 찌푸리고는 어깨를 아플정도로 쥡니다.) 여기서 그냥 죽겠다는겁니까? 그렇게는 못둡니다.
루키:죽을리가 없잖아. 루키는 행운 이능력자니까,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걸. 그래서, 그러니까 이러는 거야. 내가 가버리면 여기 비토레씨들은 어떡해? 이미 죽어버렸지만, 이 얼굴들까지 망가지면 어떡해. 그런 거 싫어...
2
비토레:(완전히 정신이 나갔군... 한숨을 쉬고는 손을 들어 루키의 뺨을 칩니다.)
비무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5 |
루키:(근래 들어 당신이 저를 해칠 거라고는 단 조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 손을 든 것을 보고도 이렇게 되리란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바라만 보다가 뺨을 맞으면 그대로 고개가 돌아갑니다.)
.... (그러면 뺨에서부터 비롯한 얼얼함과 열기를 느끼며, 입 안에서 철 맛이 감돌고... 그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 상태에서 멈춰있다가 피를 뱉어냅니다.) ...지금 루키 쳤어?
비토레:(그래도 때린 것에 대한 반응을 하는걸 보니, 그나마 나은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예. 쳤습니다.
정신은 좀 드십니까?
루키:...다른 곳도 아니고 얼굴 때릴 생각을 하다니, 비토레씨도 정말 대단해?
보통 이런 상황에선 뺨을 쳤던 것 같은데, 틀립니까?
루키:남한테 칼 찔려보고는 살았어도 얼굴 맞은 적은 없거든요?
비토레:..... 그렇군요? (무슨 반응을 원하는지 잘 모르겠음)
아무튼 정신은 돌아온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단단히 넋을 놓은 것 같아서 좀 세게치기는 했지만 .....
(벌써 새빨갛게 달아올랐을 볼을 봅니다.) .... 루키도 치시겠습니까? (비효율적이긴 한데 까짓거 한번 맞아주고 말지뭐.. 하는 칠테면 쳐도 상관없다는 표정입니다.)
루키:... 됐거든요! 난 내가 좋아하는 얼굴 내 손으로 해치는 취미 없어.
(그치만 역시 꽁기한 듯 인상 팍 씀...)
...짜증나.
비토레:딱히 얼굴이 아니어도 됩니다. (그리고는 조금 뒤 덧붙이기를) 혹시모르니 다리만 빼고는 상관없습니다.
루키:....마조에요? 왜 됐다는데 맞으려고 해?
비토레:(누가봐도 루키가 꽁한 표정을 짓고있어서... 하는 말을 입안에 굴리다가 적당히 순화해 말합니다.) 기분이 썩 좋아보이지 않아서 말입니다. 지금 풀고가는게 나을거라 생각했을 뿐입니다.
루키:그야 당연하죠! 갑자기 맞았는데 기분 좋을 사람이 어디 있다고. 물론 나도 그런 성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얼굴은 예외지! (입술 삐죽...)
비토레:갑자기 넋을 놓았는데 그럼 어떻게합니까.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었습니다. (실제로도... 제정신으로 돌아왔으니 자기 방법엔 문제 없었다고 생각함.)
루키:다음에도 이런 일 있으면 얼굴 말고 다른 부위로 해요. 아니면 아예 그냥 기절 시키던가. 얼굴 때리지 말고.
...그리고 어떻게 해서도 안 풀리니까 하는 말인데, 풀고 가는 게 좋으면 하고 싶은 거 하나 하게 해줘.
비토레:(이런 일에 '다음'은 없었으면 하지만...) 예. 알겠습니다. (적당히 대답하다가, 이어지는 얘기에 뭐냐는 듯 봅니다.)
루키:...손도 잡았고, 포옹도 했으니까. 키스해줘. 그거면 풀릴 것 같으니까. (흥)
비토레:... 하. (이런때에도 그런 얘기나 하냐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가... 골치아프다는 표정을 짓더니, 길게 숨을 내쉽니다.) ....한번 뿐입니다. 너무 길지 않게. (그리고는 눈을 감습니다. 살포시 감는 그런것이 아니라, 마치 고통 등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것처럼 힘주어 감은 눈입니다.)
루키:(눈 감은 거 보고 얼굴 가까이 들이대고 빤히 바라봐요) ...이건 내가 키스하는 거 아니야? 나는 해달라고 했는데.
비토레:.. 결국 하는건 같지 않습니까? (정말 무슨차이인지 모르겠다는 듯 대꾸합니다. 가까이 다가오는 기척과, 얼굴에 가까이 느껴지는 숨결이 신경쓰이는 듯 눈가나 눈썹께가 움찔거립니다.)
루키:... ...비토레씨를 보고 있으면 사람이 얼마나 무신경해질수 있는지 뼈저리 느끼게 돼. (분명하게 둘은 다른 거지만, 그렇다고 하지 않을 건 또 아니니까. 움찔거리는 걸 보며 맞잡지 않은 손으로 뺨을 조심스레 감싸고 제 입술을 가져다 댑니다. 물론 말로는 키스, 라고 해놓고도 입술에 제 입술을 짧게 포개고 떨어졌지만요.)
그래도 뭐 어쩌겠어, 더 간절한 사람이 지는 법이지. 이제 가요.
비토레:(뺨에 손이 와닿으면 반사적으로 흠칫했다가, 입술이 맞닿으면 저도모르게 잠시 숨을 멈춥니다. 그 직후 입술이 바로 떨어지면 눈을 뜨며 숨을 내쉬어요. 키스, 라고 하기에는 짧은 입맞춤인 것 정도는 알 수 있어서 의아함을 담아 잠시 바라보다가) .... (가자는 말을 거절할 이유는 없으므로) 예, 갑시다.
GM:지하철 역에서 나와 도로에 발을 디디면, 하늘은 한층 어두워졌습니다.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까요? 여전히 텅 빈 구멍으로 남은 태양 탓에 시간을 헤아리기가 어렵습니다.
해는 기울지 않고, 달은 차지 않으니 꼭 시간이 멈춘 듯 기나긴 정적이 드리우는군요.
골목 두 개쯤 너머에 성당이 보입니다.
썩은 시체처럼 푸르스름한 하늘에는 곰팡이가 핀 것처럼 희고 붉은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습니다.
별 아래, 이제는……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래요, 산 것은 오직 비토레와 루키뿐.
죽음이 지나간 자리에는 시체만 남았습니다.
갈라진 아스팔트 도로의 균열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깊어서, 말 그대로 음부가 뒤따르는 꼴입니다.
나무는 시들고, 새는 떨어지고, 물고기는 떠오르며, 무너지는 건물 사이로 녹아내리는 인간의 지성과 육신이 참담합니다.
바람이 지나며 죽음이 채 거두지 못한 얄팍한 껍질을 흔들 때마다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큰 지진이 나며 해가 총담 같이 검어지고, 달이 피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선 과실이 떨어지는 것 같이……
GM:낯설던 목소리는 끊임없이 루키를 부르고, 말을 겁니다. 이제는 귀에 익은 목소리라고 여겨질 정도로 집요하게 루키의 어깨에 매달려 있어요. 의미를 알 수 없는 목소리에 시달리자니, 시시각각 미쳐가고 있다고 실감할지도 모릅니다. 루키가 그 목소리에 어떻게 반응하건, 목소리가 채 흩어지기 전에,
쿵
커다란 소리와 함께 저 멀리에서부터 하늘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핏기없던 시체의 색은 어느새 사라지고, 붉은 불꽃과 연기에 휩싸여 화려하게 치장했습니다.
노을이라기엔 불길하고, 석양이라기엔 끔찍한 색깔에 시선을 사로잡히면, 그와 동시에 한 번 더 쿵! 커다란 소리가 떨어집니다.
굉음과 함께 긴 꼬리를 그리며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별입니다.
GM:촘촘히 박혀있던 별들은 검은 구멍을 남기고 아래로, 아래로 추락합니다.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은 다시 볼 수 없을 장관입니다만, 느긋하게 감상하기는 그른 것 같습니다.
애석하게도, 저 멀리에서 그려지는 별의 궤도 따위가 아니라 지구를 향해 떨어지는 재앙이기 때문입니다.
별들이 떨어진 곳곳마다 불이 붙고, 화마가 치솟습니다.
저 멀리에서부터 간신히 형태를 유지하던 건물이 차례차례 부서집니다.
지각 아래에서 용이 깨어나기라도 할 것처럼 땅이 요란하게 흔들립니다.
GM:하늘이 무너지는 것처럼 떨어지는 별 중에는……
관찰 판정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GM:당연하다면 당연하달지, 온통 이름 모를 별 투성이에요.
서둘러 도망가는게 좋겠습니다.
어느 별 하나가 유난히도 붉더라니, 하늘을 가로질러 루키와 비토레의 머리 위로 가까워집니다.
이대로라면 그 별에 짓눌려 쥐포 구이가 되거나, 혹은 폭파의 여파에 휩쓸려 뼈도 추리지 못할 것이 분명합니다.
서둘러 도망쳐야 해요!
뛰어요, 루키!
루키:아니, 이건, 좀, 스케일이... 너무 크지 않아요?!
민첩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숨이 턱 끝까지 찰 때까지 달리고 달려서, 간신히 골목의 모퉁이를 넘어섭니다.
쾅!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발아래 스산한 흙먼지가 휘감깁니다.
목이 따끔거리고 귀가 얼얼할 정도로 난장판이 벌어졌지만……
루키가 끔찍한 소리를 참고 눈을 뜨면, 비토레와 한쪽 눈이 마주칩니다.
어라, 왜 한쪽…… 비토레의 눈동자는 하나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별의 파편에 한쪽을 내어주고 말았거든요.
GM:붉은 별 아래로 피가 흘러넘칩니다. 끔찍한 광경에 루키,
이성판정(0/1D2)
SAN Roll
| 기준치: |
24/12/4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대실패 |
그리고 ... 광기표도 한번 더 굴려봅시다.
광기
| 【슬픔】하루아침에 세계가 이런 꼴이 되다니! 걸어다니는 시체들은 시간이 지나면 녹아내려 바닥을 적시겠죠. 건물은 도미노처럼 무너집니다. 인류가 이룬 문명은 폐허가 되어, 멸망에 이르고 말겁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끊이지 않습니다. 안타깝고 서글퍼 견딜 수가 없습니다. 눈물이 계속해서 떨어집니다. |
|
| 이 광기는 100분 동안 지속됩니다. |
|
GM:비토레는 고통에 신음합니다. 눈만이 아니라 팔등이라던가 목덜미, 혹은 뺨같이 드러난 부위에 긴 생채기들이 보입니다.
날카로운, 부서진 것들이 스치고 지나가며 만든 상처입니다. 그에 반해……
루키는 온전합니다.
어느 하나 다친 곳, 상처 입은 곳 없이 평소와 같아요.
그러고 보니……
지능 판정
루키:
지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GM:비토레의 상처를 보고 있자니 문득 위화감이 치솟습니다.
상처, 벌어진 피부, 떨어지는 살점. 하지만 비토레는 상처 입었을지언정 괴물이 되지는 않았잖아요.
물론 루키도 마찬가지예요.
왜 우리만 멀쩡한 거죠?
대체 왜…… 우리만?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상하다고 한들 당장 이유를 알 수도, 원인을 찾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밤하늘의 별은 바닷가의 모래처럼 무수히 많고 계속해서 아침을 부르는 것처럼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으니까요.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닙니다.
하늘이 부서지건, 별이 떨어지건 루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무참히 벌어지는 자연의 학살, 재난과 재해 앞에 한낱 인간이란 어찌 그리 무력한지요.
GM:시선을 빼앗겨, 도로에 붙박여 선 채로 가만히 모든 광경을 보는 것 외에는 도리가 없습니다.
비토레:(잠시 상처근처를 손으로 매만지는 듯 하더니, 하늘을 보고 루키에게로 고개를 돌립니다. 눈물을 끊임없이 흘리는 모습을 보곤 잠시 하나남은 눈을 크게 떴다가... 루키의 한쪽 손을 잡습니다. 이윽고 다시 걸음을 옮기며 루키의 팔을 잡아 끕니다.) .... 이곳은 위험하니, 일단 계속 갑시다.
루키:... (세계가 어떻게 되든, 사람들이 어떻게 죽어나가든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고 마음이 기운 적도 없습니다. 위기의식이나 도덕심이 바닥난 것도 한 몫 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저에게 크게 영향을 주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설령 세계가 멸망하고 온 인류가 죽는다 해도 난 살아있을 거고, 살아갈 수 있으니까. 하지만 비토레 당신은 어떻지? 나는, '루키'는 당신 덕에 비로소 삶에 대해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만큼 당신은 이제 내게 있어서 꽤나 중요한 사람이 되었는데. 분명 내가 옆에 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지금까지 처럼 아무렇지도 않을 거라 생각했음에도 이렇게 된 걸 보니... 갑자기 하늘 위에서 지옥 밑바닥까지 끌려온 기분을 느낍니다. 아, 우리가 살아남은 건 진정 행운이 아니었던가? 눈물은 쉴 생각 없이 눈가와 볼을 타고 뚝뚝 흘러내리고, 주체하지 못하는 감정으로 붉어진 얼굴은 한없이 당혹스러움과 불안, 절망따위들로 일그러집니다.) ....가기 싫, 어. 계속, 계속 나아갈 수록, 미칠, 것 같아. 지금도, 비, 비토레씨... 눈, 읏, ...이런 거...
루키는 이런 거 싫어... (잡아끄는 힘에도 이번엔 버텨내요. 차라리 이럴 거면, 차라리....)
비토레:(갑자기 달라진 원근감에 바로 적응하지는 못한 듯, 돌출된 지면을 발끝으로 차고 잠시 주춤한 뒤 바로 섰다가.. 여태까지처럼 따라오지 않고, 버티는 힘이 느껴지면 다시 뒤를 돌아봅니다.) 나아가지 않으면, 여기서 그냥 죽을겁니까? 이런 상처정도는 회복능력자를 만나거나.... (높은 등급의 회복아이템을 쓰면 되겠지만, 그렇게 흔한 물건이 아니다보니 예전에 사용한 것을 채워두지 못했기에 짧게 혀를 찹니다.) ... (그리고는 청동빛에서 붉게 타오르는 하늘 탓인지, 아니면 끝없이 쏟아내는 눈물 탓인지 붉은 얼굴이 일그러진 것을 보고 습관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가 짧게 신음소리를 냅니다.) ..... 저는 그런건 사양입니다. 그런 개죽음 같은건. (그럴거면 여태까지 무얼하러 아등바등 살아왔나 싶으니까. 버텨내는 당신에게 능력을 써서 가볍게 만듭니다. 들고가는게 수월하겠지만, 방금 전 같은 상황에 여차했다간 다치게할 수도 있으니 차라리 끌고가는 쪽이 그나마 낫겠지 싶어서. 원래도 근력 차로 끌고갈 수는 있었겠지만... 능력까지 사용해 더 수월하게 끌고갑니다.)
루키:다 죽었잖아, 우리 둘, 말고는 전부... 전부 죽었고, 어딘가엔 있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면, 분명 죽겠지. ...그런데도, 그래도 그렇게 말할 수 있어? 눈씩이나 다쳤는데, 왜,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건데? 다친 건 비토레씨인데?! (눈이 맞으면 일그러졌던 표정은 곧 서러움으로 바뀌어 갑니다. 왜 당신은 행운 이능력자가 아닌 거지, 왜 나는 행운 이능력자인 거고, 왜 내가 살아있는 걸까. 내가 아니었으면, 저 상처도 치료할 수 있었을텐데, 이렇게 되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고통받지 않았을텐데, 어쩌면 가능성을 생각하기도 전에 당신이 편하게 죽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 ...(그렇게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생각은, 바로 옆에 있었기에 선명히 들려온 신음소리에 잠깐 맥을 멈춥니다. 동시에 움찔거리며 안절부절 못해 반응을 살피는 탓에 끌려가는 줄도 모르고 따르다가...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입니다.)
길목의 끄트머리에 성당의 꼭대기가 보입니다
비토레를 따라 성당으로 도망치듯 걸음을 옮기다 보면,
이번에는 누군가의 웃음소리도, 울음소리도, 애원과 예언도 들리지 않습니다만……
대신 루키는 ,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요란한 말발굽 소리와 강렬하게 깨지는 나팔 소리를 듣습니다. 이건 세계가 종말을 맞으며 흘리는 BGM일까요?
GM:확실한 것은, 사람의 이성을 갉아먹고 좀먹는 소리입니다.
정신력 판정
루키:
정신
| 기준치: |
30/15/6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실패 |
GM:눈을 꽉 감았다 떠도, 고개를 세게 흔들어도 소리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엉망진창으로 뭉치고 뒤섞여서, 숫제 갓난아이의 우는 소리가 됩니다.
날카롭게 앙앙 울어대는 목소리가 지하철역에서 들었던 것과 똑 닮아서, 더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울음소리가 지겨워서,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서지만……
손가락 끝에 닿는 체온이 루키를 현실로 잡아당깁니다.
눈을 깜빡이면, 어느새 존재하지 않는 삿된 소리는 사라지고, 텅 빈 거리 위에는 여전히 비토레와 루키, 두 사람만이 살아있습니다.
GM:별이 지는 하늘을 배경으로, 온갖 요란한 소리 대신 너무나 익숙한 비토레의 목소리가 속삭입니다.
비토레는 시야가 온전하지 않아 비틀거리면서도, 똑바로 걸어갑니다.
성당의 입구에 설 때까지도 별은 끊임없이 떨어졌습니다만, 두 사람이 다치는 일은 다시는 생기지 않았습니다.
이상하면서도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GM:끝끝내 도착한 성당은 꽤 커다란 규모입니다.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탁하게 변색한 흰색의 벽돌, 견고하게 쌓인 높은 탑과 구원자의 죽음을 전시한 십자가. 벽돌과 기둥마다 섬세하게 새겨진 이름 모를 나무 덩굴이 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듯합니다.
거대한 건물 앞에 서자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본능 같은 위화감입니다.
세계가 무너지는 가운데 이곳은 어째서 이토록 무사한가요?
신이 실재하기 때문인가요?
그렇다면 신은 왜…… 세계를 저버린 걸까요?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M1335, M1335, M1335, M1335…….
GM:다시금 익숙한 목소리가 귀를 두드립니다.
출처를 찾을 필요도 없는, 지겨운 그것을 떨쳐내고 나면 몇 걸음 앞서 성당의 입구에 선 비토레가 심각한 얼굴로 루키를 돌아봅니다.
... 다시 한번 확인해보십시오.
이곳...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GM:인기척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서늘한 바람이 뒷덜미를 스칩니다.
루키:... ... (여기 오다 괴물들한테 죽었거나 똑같이 됐거나 별에 맞아 죽은 거겠지만, 이젠 말을 할 기력 조차 나지 않아서 직접 보여주려는 건지 휴대폰을 찾아 화면을 킵니다.)
[행정안전부] 긴급 대피 요망. 가까운 성당, 교회로 집합할 것.
GM:문자는 여전히 메시지 함에 얌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아까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내용입니다.
찬찬히 읽어도 내용의 변화를 눈치챌 수 없습니다.
분명히 맞게 찾아온 것 같은데요. 문자에는 특정 성당, 교회의 이름이 쓰여 있지 않습니다.
이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성당은 이곳입니다. 하물며 가장 큰 곳이기도 하니 이곳을 두고 구태여 더 작은 성당, 교회에 집합시킬리가 없어요. 어떻게 된 걸까요?
관찰 판정합니다.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루키는 성당의 입구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선택의 갈림길에 섰습니다.
돌아가거나,
들어가거나.
루키:... ... (휴대폰 화면에 시선이 고정된 채 멈춰 있습니다.
세계. 세계란 말이지. 그렇게 멍하니 보고 있는가 싶으면 허, 하고 허탈히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음엔 눈물이 나도록 웃어재낍니다. 원래도 울고 있었지만.) 하하, 하하하! 하, 흐흐, 힉, 아하, 하하
비토레:..... ? (확인하라고 했더니, 미친사람처럼 웃어재끼는 루키를 봅니다.) ...다른 데로 온겁니까? (제대로 된 대답을 듣기는 어려워보여서, 루키의 답을 기다리는 대신 핸드폰을 가져가 직접 봅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발신번호: 세계. 라는 글자를 보고는 멈칫하고..... 정부 번호를 다른이름으로 저장할수도 있던가..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아무래도 세계가 보냈다는건... 이상하니까.)
(그 위의 내용도 쭉 확인하고는, 아무튼 성당으로 오는게 맞긴 했다는 사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는 다른곳과는 달리 유독 멀쩡한 성당을 한번 더 봅니다.) ....
누군가 질나쁜 장난을 친게 아니라면.... 여기에 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들어가봅시다.
루키:하아, ... 후... (한참을 웃다가 겨우 진정한 듯 손으로 제 눈물을 닦아내지만, 갈기갈기 찢겨 너덜해진 이 정신으로는 더는 재기할 수 없다는 듯 눈물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게 다, 의도한 걸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그런데도 들어가려고요?
비토레:들어가지 않으면? (되물으면서 루키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그 뒤의 무너지고 죽음이 만연한 도시도요.)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루키:있지. 개죽음. 그게 싫으니까 방법으로 안 칠 뿐인 거잖아요.
비토레:개죽음같은건 보통 방법으로 치지 않습니다.
루키:문제가 해결되진 않지만 회피도 어떨 때엔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걸요. 그리고 아주 편하지.
...그치만 이런 말 해봤자, 들어주지 않을 거지?
나라고 싸우고 싶은 건 아니거든요. 들어가요.
비토레:..... (루키의 말에 또, 인상을 찌푸렸다가 의식하여 펴고는 답하는 대신 성당 입구쪽으로 향합니다.)
GM:훤히 열려있던 입구를 지나면 안뜰이 펼쳐집니다. 새순이었을 잔디는 흐릿하게 색이 빠졌고, 밟으면 버석거리는 소리와 함께 흩어집니다. 걸음걸음을 옮길때마다 석고로 세운 조각상의 시선이 비토레와 루키를 내려다 봅니다.
기도를 올리는 성인, 십자가를 든 성인, 열쇠를 쥔 성인과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의 조각상.
근엄하고 경건하기 그지없는 풍경이건만 오늘따라 왜 이리 스산하고 불길한지요.
걷고 걸어 입구 바로 앞에 서면…… 닫힌 문 좌우로 나무가 가지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는 여태까지 보아온 다른 것들과 달리 새파란 이파리를 내고 있습니다. 끄트머리가 둥근 이파리들은 상당히 특이한 모양새입니다만, 꽃도 열매도 걸려 있지 않아 무슨 나무인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여름 특유의 더운 바람이 불고, 가지가 몸을 떱니다.
자연 혹은 교육 판정
루키:
교육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직 열매를 맺지 않았지만, 이파리의 모양새를 보면 알 수 있어요.
무화과나무가 분명합니다. 수확 철이 멀었으니 당연히 열매가 열리지 않았겠죠.
꽃도, 열매도 내지 않았건만 나무 근처에 서 있으면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 있습니다.
향기의 근원을 통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루키가 무화과 나무를 보고있는동안, 성당의 문을 열어보던 비토레가 의아한 소리를 냅니다.
비토레:(문을 안으로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고... 옆으로도 밀어보고 .. 이리저리 해보다가) ...문이 안열리는 것 같군요. 이리로 대피하라 했으니 잠구진 않았을텐데.
루키:...이쯤되면, 버림 받은 거 아냐? 거부 당해서 못 들어오는 거지. 아니면 이미 늦었다거나, 태초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할 사람이거나....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는 걸 알지만, 구태여 생각을 걸러 이야기 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작은 웃음소리가 들리고, 옆에서 지켜보다가 따라 문을 열어봐요. 저 사람이 안 되면, 나는 당연히 무리겠지.)
GM:아무래도 근력은 비토레가 더 쎈 편이고, 능력도 있고....
비토레도 못열었는데 열릴리가. 당연히 무리겠지 하면서 살짝 손을 얹으면
마치 루키를 기다린 것 처럼, 소리없이 문이 열립니다.
너머에는 예배당이 펼쳐집니다.
GM:예배당은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내려앉았습니다. 별이 추락하는 소리도, 속삭이던 낯선 목소리도, 아기의 울음소리와 말발굽 소리, 요란한 나팔소리도 들리지 않아요.
바깥의 근심·걱정은 모두 거짓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천장까지 솟은 기둥 뒤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색색의 빛을 떨굽니다.
웅장하기 짝이없는 풍경이지만 감탄할 눈이 없군요.
좌우로 늘어선 긴 [의자]에는 예배드릴 사람이 없고, 앞에 솟은 [단상]에도 설교할 사람이 없습니다.
오직 루키와 비토레를 위한 예배 시간일까요.
비토레:.... (가볍게 열린 문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봅니다.) 어떻게 연겁니까?
루키:...잘? (솔직히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무화과나무에 신경이 가있어서 이렇다 할 방법을 시도하지 않고 그냥 정말 열었을 뿐인데, ...왜 열렸지?)
비토레:.... (그걸 대답이라고 하냐는 듯 인상을 쓰고 봅니다.)
비토레:(그리고는 성당 내부를 쭉 둘러보다가) 일단 여기도.... 사람은 없어보이는군요. (그 목소리에서 약간 허탈함이 느껴집니다.)
(괴물도 없는걸 확인하고는 좀더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루키:사람이 있었으면 우리가 문을 열 게 아니라 그쪽에서 열어줬겠죠. (충분히 예상했던 것이므로 별 감흥없이 같이 둘러보다, 먼저 들어가면 혹시라도 놓칠까 눈동자가 불안한 듯 흔들렸다가 뒤따라갑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의자에 꽂혀 있어요.)
GM:나무를 깎아 만든 기다란 의자는 대여섯 명이 거뜬히 앉을 수 있을 만큼 여유롭습니다.
단상에 도착하기 위해선 그사이를 걸어가야 합니다. 칸칸이 지나도 사람의 흔적이라던가, 지척에 널려있던 시체라던가, 무너지던 괴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루키:(그러면 비토레 쪽을 흘끔 봐요. 어쩌고 있나.)
비토레:(유독 지쳐보이는 표정으로 성당 내부를 훑어보고있습니다.)
루키:... (잠깐이면 괜찮겠지 싶어서 의자 사이를 걸어 단상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GM:포도나무와 엉겅퀴의 문양을 새겨 넣은 단상에는 전원이 꺼진 마이크와 두꺼운 책이 한 권 놓여있습니다.
검은 가죽 표지에는, 당연하지만, [성경]이라고 쓰여있습니다.
루키:(나는 무교인데... 하지만 이런 곳에선 그야 그렇겠지) (펼쳐봐요)
GM:공동 번역 성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수록되어있습니다.
무심코 펼친 페이지에는 처음보지만 어쩐지 익숙한 문장이 빼곡합니다.
뒤로 갈수록 일목요연하게 멸망을 노래하고 종말을 예고합니다.
……이 어조. 여태 당신의 귓가에 속삭이던 목소리와 똑같지 않았나요?
그러니까, 이 모든 이야기가 성경에서 기인한 것처럼.
성경의 몇 가지 구절을 들춰보면, 종말의 징조, 과정, 결과……. 모든 것이 적혀 있습니다.
GM:심지어, 루키가 보아온 광경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진정 예언이 존재한단 말인가요?
우리의 미래가, 세계의 종말이, 모든 것의 마지막이.
이미 정해져 있었단 걸까요?
참담한 깨달음에 루키, 이성 판정(0/1)
SAN Roll
| 기준치: |
20/10/4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실패 |
루키:
광기
| 【사랑】 1D2를 굴려 KPC와 걸어다니는 시체 중 하나를 사랑하게 됩니다. 눈이 마주치면 심장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고, 닿고 싶고, 떨어지기 싫습니다. 적당한 시간이 지나면 광기가 끝납니다. KPC가 매혹 판정에 성공하면 사랑하는 대상을 걸어다니는 시체에서 본인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
|
| 이 광기는 50분 동안 지속됩니다. |
|
GM:현재 시체는 없으므로, 대상은 KPC로 고정합니다.
...
그 순간 거센 바람이 지나칩니다.
사방에서 놓인 바람이 전쟁처럼, 죽음처럼 유리창을 흔듭니다.
붉고, 노랗고, 파랗고, 하얀 유리가 비명을 지르는 양 어지럽게 빛을 떨굽니다. 바닥에 그림자 대신 빛의 흔적이 아롱집니다.
창틀이 흔들릴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더라도 무화과는 떨어지지 않습니다.
GM:그야, 나뭇가지 끝에는 열매가 매달리지 않았으니까요. 그저 꼭대기의 불그스름한 유리가 유난히 불길하게 흔들립니다.
꼭 무화과의 색입니다.
쾅!
그러나 유리가 깨지는 소리 대신 문이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빈 예배당을 울립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면……
좌편에 난 [좁은 문]이 보입니다.
루키:(모든 게 다 정해져 있다면, 이런 와중에도 더욱 강하게 피어오르는 이 감정 마저 예정되어 있는 걸까. 이 조차도, 나는 정해진 운명 위에서 놀아났을 뿐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좁은 문쪽을 바라봅니다. 이것도, 이 이후에도...)
GM:암적색 커튼 너머에 비스듬히 가려졌던 좁은 문에는
[고해소]라고 쓰여 있습니다. 고해성사할 일 따위 있지도 않지만, 어째선지 열린 문은 루키에게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습니다.
루키:... (어떻게 해서도 피할 수 없음을 안다. 그렇다면 이렇게 비참할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능동적인 척이라도 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살아생전 수많은 죄를 짓고도 생각조차 않았던 고해소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안으로 들어가요.)
GM:고해성사 : 지은 죄를 뉘우치고 하나님에게 고백하여 용서받는 일.
고해소라면 본디 용도에 맞게 칸막이를 치고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해야합니다.
지은 죄를 낱낱이 고백할 수 있도록, 죄를 미워하되 지은 이까지 미워하지 않도록…….
그러나 어째서일까요? 이곳의 고해소에는 칸막이도, 의자도, 지은 죄를 고해할 신부도 없습니다.
대신 눈앞에는 두 그루의 [나무]가 서 있습니다.
루키:... 이게 신부인가? 편견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사람이 아닌 식물을 가져다놓은 건가... (바보라 1차원적 사고함)
...성당은 진짜 모르겠네. (고개 기울이며 나무에 손을 뻗어봐요. 뭐지.. 진짜 왜 있는 거지. 애초에 무슨 나무길래 여기 있는 거람.)
GM:새파란 이파리를 낸 두 그루의 나무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거울에 비춘 것처럼 가지의 방향만 반대로 섰을 뿐입니다. 끄트머리가 둥근 이파리들은 상당히 특이한 모양새로, 꽃도 열매도 걸려 있지 않습니다.
더욱 특이한 것은 나무의 가지와 몸통, 그리고 나아가 뿌리입니다.
눈처럼 새하얀 나무의 가지와 몸통은 색과 달리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끄트머리에 걸린 이파리가 파릇파릇하니 그것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바닥에 놓인 뿌리는…… 놀랍게도, 허공에 떠 있습니다
흙 한 점 없는 실내에서 어떻게 나무가 자라난 거죠? 심지어 뿌리는 바닥에 닿지도 않고, 느릿하게 꿈틀거리며 허공을 배회합니다.
GM:본래는 이성판정을 진행하지만, 광기상태이므로 스킵합니다.
이상하기 짝이 없는 나무입니다.
두 그루의 나무 모두 그렇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식물임에도……
이것은 무화과나무가 분명합니다.
최초의 낙원, 에덴에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가 그 이파리로 몸을 가렸다죠.
GM:무어라 불러야 좋을지 알 수 없는 무화과나무는 가지를 드리웁니다.
향긋한 단내가 밀려옵니다.
바람은 새어들지 않는데 향기는 이토록 짙습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루키: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GM:나무껍질 표면에 각각 무어라고 쓰여있습니다.
읽으려면 모국어 판정합니다.
루키:
언어(모국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GM:각각 생명 나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고 쓰여 있습니다.
왼편에 선 나무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고 쓰여 있는데, 글씨 위로 둥그스름한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따라 시선을 올리면 가지 끝에 매달린 무화과가 보입니다.
우편에 선 나무, 생명 나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듣기 판정
루키: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리로 오세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선 먹어야 해요…….
GM:무화과를 바라보면 누군가 다시금 속삭입니다.
루키에게만 들리는, 뱀 같이 교활하고 상냥한 목소리입니다.
눈을 깜빡이면 그 열매의 표면이 얼마나 매끄럽던지요. 배어 나오는 향기는 어찌나 다디달던지요.
당장이라도 한 입 베어 물고 싶습니다.
누군가는 선악과로부터 죽음이 시작됐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아닙니다.
그것은 그저 눈을 밝게 하고, 선악을 구별케 하는 과실입니다.
루키:(먹고 싶은 거 꾸욱 참고... 무화과 따서 손에 쥡니다. 오른쪽에 있는 나무에도 있었으면 좋았을 걸. 하나씩 먹으면 깔끔하고 좋잖아.)
GM:열매는 부드럽다 못해 물러 터졌습니다. 손가락 끝에 조금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쉽게 가지 끝에서 떨어집니다.
어쩌면 이 순간을 내내 기다려온 것 처럼 보이기도합니다.
루키:(무화과 빠안히... 보다가 일단 고해소에서 나와요. 비토레가 있는 곳까지 갑니다. 같이 들어오진 않았을테니.)
비토레:(고해소를 나오면, 의자에 가방을 내려두고 그 옆에 앉아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고해소쪽에 갔던 루키가 돌아오는 발소리가 들리면 돌아봤다가, 손에 무언가 들고오는걸 보고) 그건... 뭡니까? ...무화과?
루키:응, 무화과. 안쪽에 무화과 나무가 있었는데 하나 달려 있길래 따왔어요.
...근데, 왜 그렇게 앉아있어? 지쳤어?
비토레:안쪽에...? (화분이라도 키우는건가... 과실수를? 실내에서? 특이하군.. )
(무화과에서는 곧 관심을 거둡니다.) 굳이 서있을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어느정도 조사는 마쳤으니.
루키:응, 떠있던데. 생명나무랑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랬어. 루키는 바보라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지만... (고개 기울였다가 옆쪽으로 갑니다. 그리고 조금 주저하면서... 눈치를 한 번 봤다가 앉아요.) 고생했으니까, 루키랑 이거 나눠먹어요.
비토레:...? 잘못본거 아닙니까? (보통 나무가 떠있진 않으니까) 성당이라 그런지 팻말(이라고 생각함)도 특이하게 써뒀군요.
(루키의 말에 무화과를 흘끗 봅니다. 지척에 앉으니 달큰한 향기가 훅 풍겨오지만, 이상하게도, 끌리기보단 역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 아니, 전 됐으니 루키가 드십시오. 그것도 언제 썩거나 할지모르니 빨리 먹는게 좋을겁니다.
루키:...루키는 비토레씨한테 거짓말 안 하거든? 여차하면 직접 보고오던가요. 정말이란 말이야. (무화과 반으로 가르면서 입술 삐죽...) 왜? 타르트는 같이 먹어줬잖아요.
비토레:(루키의 말에 잠시 가늠하듯 보다가, 의자에서 몸을 일으킵니다. 수상한 거싱긴 하니 조사해볼 요량입니다.) 지금은 뭔가 먹고싶지 않군요. (무화과에서 느껴지는 역함을 그렇기 때문이라 여기고는, 고해소쪽으로 가봅니다.)
루키:...나중에 달라 해도 안 준다? (내가 말하긴 했지만 정말 가버리는 거 보고 조금 시무룩...해져서는 반으로 가른 무화과 입에 넣어 먹어요. 같이 먹고 싶었는데.)
GM:잘 익은 과실의 표면은 붉은 기가 도는 보라색으로 물들었습니다.
반으로 가른 과실을 한 입 베어 물면……
꿀처럼 달고 술처럼 독한 과즙이 터집니다.
흐물흐물하게, 혀 위에서 녹는 식감이 꼭 봄에 내린 서리 같습니다.
잇자국을 남기고 뭉개진 단면은 혈관처럼 우둘투둘하게 일어나 여태까지 보아온 시체를 연상시킵니다.
분명히 혀끝에는 달기만 한데, 어째서 이토록 불길할까요?
쨍그랑!
유리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심지어 한 번이 아닙니다.
날카로운 것이 깨지고, 부서지고, 산산이 조각나는 소리가 연달아 고요하던 성당을 할큅니다.
마치 예배당의 모든 창이 깨지기라도 한 것처럼…… 잘고 끊이지 않는 파열음입니다.
GM: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지만, 부서진 유리창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리 조각도요.
천장까지 솟은 기둥 뒤로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색색의 빛을 떨굽니다.
웅장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지만…… 무언가 이상합니다
색에 물든 유리 조각은 부서지고, 재조립되어 새로운 그림을 완성합니다.
창틀에 걸린 것은 불규칙한 무늬의 배열에 그치지 않고,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GM:루키가 이편에서 저편까지 그 모든 것을 훑으면, 가장 찬란한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GM:화려한 빛무리에 둘러싸인 가운데,
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신의 탄생을 축하하듯, 태초부터 존재하던 빛은 나팔을 불고 어둠은 요람을 펼칩니다. 태어난 신은 오직 홀로된 자이며, 시작과 끝이고, 알파와 오메가입니다. 완전하고 완벽하며 그 권능이 전지전능하니 타종이 필요치 않습니다.
GM:신의 머리 위로 궁창의 물이 갈라져 구름을 찢고, 바닥의 물은 흘러넘쳐 바다를 이룹니다. 물이 말라 드러난 곳은 땅이 되니, 신이 밟은 곳은 마을이, 밟지 않은 곳은 산이 되었습니다. 빛과 어둠은 낮과 밤이라 불립니다
GM:풀과 씨 맺는 채소, 열매 맺는 과목이 자라니 보기 좋았습니다. 하늘에는 날개달린 새들이 둥지를 틀고, 바다에는 온갖 모양의 물고기와 짐승들이 생육하고 번성합니다. 땅의 짐승들 또한 넘어지고 내달리며 빈 곳을 채웁니다.
GM:신은 자기 형상, 곧 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했습니다. 심혈을 기울인 끝에 기어코 남자와 여자가 첫숨을 터트리니, 그가 매우 기뻐하며 축복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며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 식물이 되리라.
여태까지 창조한 것 중에 신은 사람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땅에서 사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였으나……
GM:신의 형상을 닮았으나
그들은 신이 아니었습니다. 유한하고, 불안정하며, 망각하고, 죽고, 다시 태어나, 새로운 삶을 반복했습니다. 몇 번의 삶과 죽음이 반복되자 사람은 신을 감쪽같이 잊었습니다. 하루는 천년이오, 천년은 하루라. 신이 사람을 만들기까지 보낸 날보다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신은 허망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을 보호할 새로운 신을 찾았습니다. 하늘을 펴고, 바다를 우린 신을 잊고, 셀 수없이 많은 신의 이름이 태어나고 사라졌습니다. 그곳에 그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신을 잊은 이들에게도 축복은 여전했습니다. 사람들은 생육하고 번성했으며 땅에 충만했습니다. 보기에 좋았으나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GM:신은 슬픔에 젖어 자신이 만든 것들에게서 눈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정성껏, 심혈을 기울여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열매를 만들었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고, 생명을 주는 것.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 ■■을 닮은 것.
무화과에 숨을 불어 넣어, 자신의 권능을 숨긴 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무한한 삶은 너무나 지겹고 외로웠어요. 그는 사람 사이에 섞이고 싶었고,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 해부터 여름이면 무화과나무가 가지를 뻗고 열매를 틔웠고, 신의 행적은 바람을 타고 종이에 스며들어 사람들에게 전해졌습니다.
GM:사람은 신이 사랑한 피조물.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이 신의 피조물 이었습니다.
그러나 신이 자신의 역할을 잊고 그것들을 보살피지 않자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악한 것들은 본디 더 악해졌고, 얼음이 녹으며 바다가 넘치고 땅이 갈라지니 동식물이 죽어 나갔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라. 사람은 마지막의 직전까지 살아남았지만…… 다 소용없는 일이었습니다. 신이 돌보지 않는 세계에 드디어 끝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체질이 녹고, 뼈가 스러지고, 살점이 문드러졌습니다. 썩은 피가 흘러넘치니 어디에도 신이 사랑한, 신을 닮은, 신의 형상을 본딴 모양은 남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제야 신을 찾고, 구원을 부르짖었습니다.
마지막 유리 조각에 시선을 던졌을 때, 루키는 깨달았습니다.
지능 판정
루키:
지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루키, 당신이 바로 나의, 우리의, 세계의 신이에요.
모든 영원을 잊었으므로 당신에게는 루키로서의 삶밖에 남아 있지 않겠지만, 당신이 곧 그 입니다.
당신은 인간으로 살기를 원했고, 그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영원을 비롯한 신의 권능을 작은 과실에 담아 두었습니다. 언제든 그것을 베어 물면 되찾을 수 있도록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요. 신에게 버림받은 모든 것들은 점차 무너지고, 녹고, 쓰러지고 맙니다.
GM:종말이 도래한 것은 그들의 신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루키가 이렇게 인간의 삶을 영위하고 있기에 모든 세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돌이킬 방법은 오직 하나입니다.
신이 권능을 되찾고 보살피는 것.
윤이 나고 탐스러우며, 보암직도 먹음직도 한 그 과실은 오직 당신만 찾을 수 있는 세계의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당신의 사명은 과실을 찾아, 베어물고, 세계를 구원하는 것입니다
GM:깨달은 진실은 가혹한 것이었을까요. 얼마나 루키에게 와닿았을까요.
쏟아지는 이야기를 감당하기 위하여 가만히 서 있자면, 비토레가 어깨를 흔듭니다.
비토레:.. 루키, 왜 갑자기 멍하니 있습니까? 혹시 그 무화과가 뭔가 이상합니까?
GM:뺨에 닿는 시선은 말갛기만 합니다. 조금 전과 하나 다를 것 없는 얼굴로 “스테인드글라스에 뭐라도 있습니까?” 하고 묻습니다.
마치…… 비토레에게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아.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라고 하던가요. 지혜를 가르치는 나무라고 하던가요.
루키만이 삼킬 수 있었던 이유를 이제야 깨닫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루키의 것 이니, 오직 루키에게만 허락된 거예요
하나씩 조각이 들어맞습니다.
GM:왜 루키가 녹아내리지 않았는지, 루키만 다치지 않았는지,
이토록 낯선 목소리는 어째서 자꾸 정신을 뒤흔드는지,
괴물이 왜 루키를 향해 울부짖는지, 애걸하고 매달리듯 발아래 엎드려, 멈추지 않고 기어오는지.
모두 루키가 빚고 만들고, 꾸며, 축복한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요,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건 루키뿐이에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GM:사람들이
생명과라고 부르는 그것, 신의 권능을 숨겨둔 과실을 찾기만 하면 돼요.
오래 고민할 필요도, 그것을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기억해낼 필요도 없습니다.
그야, 이토록 달콤한 향기가 다시금 뇌리를 파고드는걸요.
주인을 기다린 열매가, 여름을 기다린 열매가 완전히 만개했는지 예배당 전체에 무성한 향기로 가득 찹니다.
고해소에 다시 들어간다면, 아까와 똑같은 나무 두 그루를 마주합니다.
새파란 이파리를 낸 두 그루의 나무는 똑같이 생겼습니다. 거울에 비춘 것처럼 가지의 방향만 반대로 섰을 뿐입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나무 주위를 한 바퀴 돌아보아도 보이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무화과. 또 다른 열매, 혹은 비슷한 것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생명과와 선악과는 항상 같이 있잖아요?
당신은 분명 그렇게 두었잖아요?
GM:그런데 왜…… 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죠?
질문을 던지면,
마치 대답하듯 생명 나무의 이파리에 글귀가 드러납니다
가라사대,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실과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GM:아, 그래요. 감히 영생을 부여하는 그 열매를, 함부로 따먹지 못하도록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을 아나니.
GM:무화과를 닮은 것에 숨겨두었잖아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도록,
비로소 여름, 모든 것이 녹아내리는 종말에 드러나게끔.
멀리서 잎사귀 있는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 그 나무에 무엇이 있을까 하여 가셨더니 가서 보신즉 잎사귀 외에 아무것도 없더라.
이는 무화과의 때가 아님이라. 주께서 나무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제부터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 먹지 못하리라 하시니 제자들이 이를 듣더라.
GM:랍비여, 보소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랐나이다.
그러니 이 가지 끝에 열매가 맺힐 일은 없어요.
왜냐하면,
내가 입을 열어 비유로 말하고 창세부터 감추인 것들을 드러내리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이르노니 비토레의 살을 먹고 비토레의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영생을 얻으리니. 그 살을 먹고 피를 마시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열매.
선악을 알게 하고, 생명을 주는 것. 꽃이 피지 않고, 열매를 맺는……
벌어진 속살이 꼭 사람의 단면과 같다고 생각했잖아요.
금세 썩어 문드러지지만, 이토록 달콤하고 향긋하니 가장 사랑스러운 것과 닮았잖아요.
GM:무화과에 숨을 불어 넣어, 자신의 권능을 숨긴 신은 눈을 감았습니다.
무한한 삶은 너무나 지겹고 외로웠어요.
그는 사람 사이에 섞이고 싶었고, 다시금 눈을 떴을 때는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분명히 원하던 바를 이루었습니다. 오직 당신을 위해 마련된 생명과, 비토레는 살아 숨 쉬며 루키를 아끼고, 루키와 함께 했으니까.
비토레가 의아한 눈으로 루키를 바라봅니다.
어딘지 걱정스러워보이기도 합니다.
루키의 살점 또한 문드러지기 시작합니다.
신의 권능을 도려낸 루키의 육신 또한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는 것.
이대로라면 여태까지 보았던 괴물과 시체처럼 흐물흐물 녹아내려 흔적도 남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종말을 물리칠 구원자는 영원히 사라지고 말겠죠.
...
무화과의 향기입니다.
루키:(하나씩 퍼즐이 맞춰지고 진상이랄 것을 깨닫고서는 스테인드글라스에 박혀있던 시선을 내리고, 제게 돌아온 질문도 무시한 채 고해소로 다시 뛰어들어 왔습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아는 것을 넘어 내가 해야만 하는 어떤 선택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려는 것 처럼 뒷걸음질 치며 다시 급하게 고해소로 나오지만 그러면 응당 마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 사람이라고 해야 할 지. 사람의 형상을 한 무화과, 과실이라 해야 할 지. 모든 것을 알고도 모든 것을 알지 못하는 것만 같은 모순에 당황해하며 입을 여는 순간, 창백한 얼굴을 하고 조금씩 문드러지기 시작합니다.) ...비, 토레씨. 나, 나 어떡하지? 나, 어떡하면 좋아? 루, 아, 으......
비토레:(갑작스럽게 고해소를 들락거리는 행동도 이해할 수 없어서, 대체 뭐하는 거냐고 묻지만 대답할 정신은 없어보여서 루키가 조금이라도 진정하기를 기다리고있다가, 손끝부터 문드러져 흘러내리는 것을 보면 눈을 크게 뜹니다.) 손이......
(아까 먹은 무화과 때문인가?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무화과를 먹어서 그렇게 됐을리는 없는데.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보다가 일단 챙겨왔던 저주나 감염을 치료해주는 아이템을 루키한테 써봅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효과가 없는걸보면 표정이 어두워집니다.)
.... 아픕니까?
루키:(그동안에도 혼란스러움을 숨기지 못하고 시선이며 몸이 사시나무 떨듯 떨립니다. 답을 갈구하는 듯 했던 질문도 점차 알아들을 수 없는 혼잣말이 되더니 발음 조차 뭉개지는가 싶었으나... 이런 와중에도 거스를 수 없는지 고개를 가로 젓습니다.) ... ...사실, 잘, 모르겠, 어요. ...아픈가? 아프지 않은, 걸까. 아파야 할 것 같은데, 아픈 게 뭐였는지도 이젠 모르겠어. 모르겠어모르겠어. ....있지, 비토레씨. 나, 신이래. 신은 보통, 고통 같은 거 모르잖아. 그래서 나도 아프지 않은 걸지도 몰라. 아니, 아, 조금 아픈 것 같기도 해. 아냐 사실 엄청 아파. 아파, 아파, 어라, ...
비토레:(막상 루키도 죽음이 목전에 닥치니 겁에 질려 혼란스러워하는거라 생각합니다. 횡설수설하더니, 이제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루키를 잠시 바라보다가 아직 문드러지지 않은 손을 잡습니다.) 아프지 않게 해주길 바랍니까? (다른 손으로는, 꺼내기 좋게 준비해두었던 총을 꺼냅니다. 말의 의미를 알려주려는 듯 루키에게 보여줘요.)
루키:(설령 신이었던 내가 창조한 만물을 당연히 사랑하고 안타깝게 여기어 아주 오래도록 지켜봐 왔다고 하더라도, 세계의 존망보다 당신의 안위에 신경쓰고 모든 생명체들의 멸종보다 당신에게 생긴 상처 하나에 더 크게 동요하며, 도망쳐온 육신이자 인격체일지언정 루키로서 살아가 루키로서 죽고자 명심한 것 역시 분명한 내 뜻이요 바람이자 운명이고 진심일지니. 모든 것을 탐하기 위해 역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태어났으나 그 본질이 전지전능한 신 된 이라 지금 제게 없는 생명과를 욕심낸들 원래 그것이 제 것임을 알라. 며칠, 몇 년, 몇 백 년, 혹은 몇 천 년을 살면서도 결코 가지지 못한 것이라 함은 필연 죽음이요 이것은 분명하고 유일한 기회라고.) ... ...응, 비토레씨가 끝내줘. 루키도, 이 세계도, 이 멸망도. 그렇게 끝을 보고, 비토레씨 마음대로 하다가 당신한테도 끝이 올 것 같으면, 그 때는 루키 옆으로 돌아와줬으면 해. 죽어서도 외롭고 싶지 않아. 같이 있고 싶어. 분명 죽어서도 보고 싶을테니까. ...안 될까? (그러니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여 보입니다. 철저하게 홀로 남게 될 것임을 가정하고 또 알려주는 듯한 저 말에도 이제는 단 조금의 서운함도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하다가 활짝 웃어보여요.)
비토레:(당신은 진실로, 사실만을 이야기했으나 그것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도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 제 앞에 있는 이가 이 모든 것을 창조한 이라고는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얼마나 과분한 사랑을 받고있는지도 알지못하며... 지금 이 순간, 이 세계에 어떤 선고가 내려진 것인지조차 눈치채지 못한채로 담담하고 익숙한 몸짓으로 총의 안전장치를 풀어냅니다.) ....가능하다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마, 평소라면 덧붙이지 않았을만한 .. 솔직한 말을 덧붙입니다.) 어차피 이 성당을 벗어나진 못할 것 같으니. (끝을 받아들였음을 인정하는 말을 하며, 활짝 웃는 당신을 잠시 바라보다가 총구를 겨눕니다. 그 끝은 미간 한가운데를 겨누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어요.) 더 하고싶은 말은 없습니까?
루키:...그러면 좀 더 욕심을 낼 걸 그랬나?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옆에 있어달라고?(목소리만 들으면 세계가 멸망하고, 자신이 죽어가고, 당신이 그를 도와주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일상적이고 장난스러운 말투입니다. 그리고 끝이 도래하는 과정에 동반된 질문에 아주 잠깐 고민하는 듯 침묵했다가 제 미간에 겨눠진 총구를 한 번, 그리고 당신을 한 번 바라보고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지어본 적 없는, 행복감이 만연해 기쁨이 넘쳐흐르도록 볼을 붉히고 눈꼬리를 휘어 웃어보이며)
비토레:(당신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미동없이 그 자세를 유지합니다. 한 번도 본적 없는, 행복감에 젖은 표정을 보면서 그것이 당신이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라는 것을 직감했고,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는걸 알았지만... 그대로 잠시 멈추어있다가) 어차피, 그렇게 될겁니다. (당신의 시체가 녹아내린다해도 이 성당을 벗어나 갈 곳은 없으니, 이곳에서 제 숨이 끊어질때까지 영영 함께하게 될테지. 마지막까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는 당신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보며.... 손가락을 굽혀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 직전 총이 든 팔이 떨리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기분탓이었을 텝니다. 루키라면 몰라도 자신이 이 잠시간 자세를 유지했다고 힘들리도 없을테니까.)
탕
귀를 먹먹하게 하는 요란한 총소리가 성당을 메웁니다
GM:몸이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지고, 루키는 순식간에 의식이 멀어져감을 느낍니다.
세계가 소중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매정하고, 잔인하고, 못된 신이어서도 아닙니다.
그저…… 당신에게 비토레가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스러웠기 때문에.
당신을 잊은 무수히 많은 피조물보다 당신을 위한 그 하나가 더 마음을 끌어 당겼으므로.
당신은 차마 비토레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GM:세계는 복구되지 않습니다. 구원할 이가 없으니 마땅히 멸망합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도 무사하지 못했으니까. 삼키기를 거절한 당신의 몸은 신의 권능을 잃고, 손끝부터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엣날에, 사람들이 문둥병이라고 부르던 그것과 비슷한 증세였습니다.
당신의 안에 잔재하던 모든 신의 권능이 소모되고 나면, 질척질척하고 더러워지겠죠.
외롭진 않았을 거예요. 짧은 마지막에 달하는 내내, 비토레가 곁을 지키고 있었을 테니.
바닥은 딱딱하고 차가웠지만, 그래도 천장의 아름다운 성화는 마지막으로 담기에 모자람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GM:당신이 완전히 녹으면, 당신의 과실, 오직 당신을 위해 만들어진 비토레는 혼자 남아 천천히, 천천히, 아주 느리고 외롭게 썩어갔을 것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당신은 도저히 비토레를 먹어치울 수 없었습니다.
그러기에 비토레는 너무 달고 아름다워, 무엇보다 소중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