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토레 검사님……. 저랑 불륜할래요?"
나지막하게, 루키가 속삭였다. 비토레의 빗장뼈쯤 언저리를 살짝 콕, 찌르고 있었을 뿐인 손가락이 서서히 목울대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그런 식의 유혹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비토레가 말했다. 느릿느릿, 천천히……. 아무리 보아도 성적인 함의를 담고 있는 행위였다.
"전 미혼입니다만."
그렇게 말하며 비토레는 고개를 살짝 들어 올렸다. 목울대를 타고 올라왔던 손가락이 어느새 턱 끝에 머물러 있었다.
"음…. 비토레 씨는 일이랑 결혼한 것 같아서요."
루키가 웃으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사무실 책상에 다리를 꼬고 앉은 루키의 얼굴에 엷은 빛이 드리웠다. 허벅지가 탁 트인 차이나 드레스 때문에 그렇게 무릎을 꼬고 앉으면 누구라도 다리에 시선이 갔을 것이다. 오직 비토레만이 루키의 눈동자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 사람은 검사가 어울려, 루키가 생각했다. 취조하는 눈빛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식의 유혹에도 마주 앉은 이의 눈동자만 본다는 것은 고지식한 성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루키는 그의 시선이 자기 몸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다. 몸에, 마음에…… 이렇게 사람을 꿰뚫어 볼 듯이 눈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시선을 빼앗겨, 치마폭 사이에서 정신을 잃은 모습을 보고 싶었다.
비토레는 검사실 창문을 가리고 있던 블라인드 사이로 세어 들어오는 빛에 시선을 빼앗겼다. 루키의 오른쪽 눈동자에서 번지고 있는 물감처럼 드리운 노란 빛만이 반짝거렸다. 바로 그 빛에, 작은 단서도 놓치지 않는 형사처럼 비토레는 집중했다.
비토레는 턱을 든 채로 루키를 내려다보았다. 색이 다른 두 개의 눈동자는,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
턱 끝에서 머무르고 있던 손가락이 더욱 올라가… 입술 끝에 닿기 전, 비토레는 손가락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은 채로 물었다.
"그런데 굳이 불륜이란 단어를 쓰는 이유는 뭡니까?"
"궁금하세요?"
대답에 대한 답은 해주지 않은 채로, 루키가 비토레의 입술을 검지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이건 뭘 하자는 걸까. 비토레가 눈을 한 번 깜빡였다. 어쩌면 발칙한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말하면 더 짜릿하잖아요."
루키가 입술에서 검지손가락을 뗐다. 비토레가 무어라 말하기 위해 입을 살짝 벌렸을 때였다. 루키가 몸을 일으켰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 비토레의 벌린 입 사이로 부드럽고 축축한 살덩어리가 침범했다. 붉고 유연한 혀가 앞니를 노크하듯 건드리더니 비토레의 입천장을 슥 훑고 마찬가지로 가장 부드러운 살덩어리를 휘감았다. 입천장을 훑을 때 돋은 소름 때문에 본능적으로 비토레는 루키를 밀어낼 뻔 했다.
“뭐 하는―…”
잠깐 입술과 입술이 떨어진 사이, 이어진 은사가 얼마나 얇고 반짝이는지도 모른 채로 비토레가 항의하려 했으나, 다시금 루키가 입술을 부딪혀오는 것이 더 빨랐다. 주먹 쥔 비토레의 오른손이 루키의 가슴을 거세게 밀어내려다 멈추었다. 자신의 목을 감아오는 팔 때문이었다. 루키의 양 팔이 비토레의 목을 휘감고 더 끌어당기고 있었다. 방금 전에는 그저 혀를 살짝 얽혀오는 정도였던 키스가 더 짙게 변해 있었다.
비토레는 한 번도 이런 농도 깊은 키스를 한 적이 없었다. 물에 빠진 것도 아닌데 숨을 쉬기 어려웠다. 그건 어떻게 숨을 쉬어야 하는지 요령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에게 키스라고는 이마에 살짝 닿는 버드키스, 손등에 하는 경애의 키스, 그리고 입술에 얕게 키스해대는(그건 세간에서는 뽀뽀라고 불렀다) 것 정도였다. 혀 덩어리가 얽혀 오며 등줄기에 소름이 돋는다. 움츠러드는 손가락이 루키의 견갑골 부근을 스쳤다. 등이 노골적으로 파여 있는 차이나 드레스였다. 루키의 맨살이 비토레의 손톱 끝에 살짝 긁히고야 만다.
누군가 본다면 추잡스러울 정도로 달라붙은 키스였다, 고요한 사무실에서 끈적한 소음이 울려 펴진다. 츄웁, 하고 입술이 떨어졌다가 혀가 밀고 들어가는 그런 소리들이 비토레를 귓가를 끔찍할 정도로 채워 댔다. 머리가 멍해지는 것 같았다. 서툴게 루키의 혀를 따라가려 하던 혀를 멈춘다. 추행죄, 키스의 정의, 전희의 종류와 사회적 체면 같은 것들이 머릿속에서 파도에 이는 거품처럼 밀려왔다가 사라진다.
“귀여워라. 이제야 저를 보네요.”
온전히 나만을 담고 있는 거야. 이렇게 흔들어 놔야지만……. 루키가 눈웃음을 지우지 않고 침범벅이 되어 윤기가 흐르는 비토레의 입술을 만족스러운 얼굴로 쳐다보았다.
그제서야 비토레는 깨달았다. 자신이 관찰하고 있던 루키의 눈동자 또한 자신만을 관찰하고 있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비토레는 자신의 셔츠 안으로 손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동시에 등 뒤에 닿는 적당한 사무실 소파의 촉감을 느꼈다. 아랫배에서 윗배를 지나 가슴 쪽으로 슬금슬금 올라오던 큰 손이 비토레의 등 쪽을 쓸어내린다. 지금 루키는 비토레의 목과 쇄골을 노골적으로 핥고, 깨물고 있었다. 간혹가다 깨물면 생소한 아픔에 인상이 찌푸려졌다. 하지만 신음을 내뱉지는 않았다. 이것도 전희의 일종일까? 루키가 이런 것을 원한다면 받아줄 수 있었다. 어찌 되었건 그는 아무것도 없는 자가 아닌가……. 자신도 허락한 행위라고 생각하며 비토레가 루키의 뒤통수의 짧은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넣어 아프지 않게 쥐었다.
붉은 혀를 꺼내서 목을 한 번 더 핥은 루키가 어느새 한두 개 씩 풀어헤친 단추 사이의 가슴팍에도 짧게 키스해댔다. 입술이 닿았다가 떨어질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이러면 기분이 좋습니까?”
“그럼요.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요.”
“자국이…… 남는 것은 신경쓰입니다만.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하면…….”
“나는 그게 좋아요.”
눈을 가늘게 뜨며 애교스레 웃어보인 루키가 비토레의 얇은 셔츠 위로 아프지 않게 입술로 젖꼭지 근처를 물었다. 부드럽던 젖꼭지가 그렇게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찌르르 전기가 통하듯이 딱딱해진다. 원래 자신의 몸이 이렇게 반응하던가? 비토레는 남이 자신의 몸을 건드렸을 때의 반응을 알아가고 있었다. 문제가 있다면 자신 뿐 아니라 상대방도 자신의 몸에 대해 알아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좋지 않았다. 마치 상대 측 변호사에게 당하는 기분이었다.
다른 곳을 물고 핥을 때는 나오지 않았던 신음이 잠깐 흘러나왔다. 아주 작은 신음이었지만 루키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 등을 쓸어내리며 벗어날 수 없게 자신의 얼굴 쪽으로 비토레의 몸을 계속 밀착시키고 있었으니까. 신음소리에 만족스러운 웃음을 잠깐 지었던 루키가 코로 가슴께를 비비다가 쪽쪽거리며 얼굴을 천천히 아래로 이동시켰다. 아랫배의 예민하고 말랑한 부분(물론 비토레는 온몸이 단련된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런 곳을 찾는 것은 꽤나 힘들었지만)을 건드리면 몸을 움츠리는 것이 충분히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루키는 이로 비토레의 지퍼 후크를 물었다. 그리고는 내렸다. 딱딱하게 발기한 것이 속옷 안에 숨길 수 없을 정도로 제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다. 손으로 바지를 내린 루키가 속옷마저도 이로 물어 밑으로 내렸다. 비토레는 그 모습을 기묘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분명 야했지만 그보다도 이 자는 왜 입으로 하는 것을 이렇게 잘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었다. 물론 이렇게 이로 속옷을 내리는 것이 지금부터 비토레의 것을 입에 물고 기분 좋게 만들어주겠다는 전조였다는 사실을 그는 뒤늦게 알아차렸다.
소파에 앉아서 살짝 벌린 비토레의 양 다리를, 루키는 과감하게 양 허벅지를 잡고 쩍 벌렸다. 루키는 공손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상태였다. 부드러운 살기둥에 제 콧등을 살짝 비벼대던 루키가 말했다.
“봉사할게. 내가 처음이지?”
“구강성교를 하고 싶었던 적은 없었……”
……습니다. 루키가 입을 쩍 벌리고 부드러운 혀로 아래를 감싸며 비토레의 것을 단숨에 물어 삼켜버린 탓에 비토레의 끝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왜 반말이었을까 생각하지도 못했다. 헉, 하고 비토레의 목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방금 전까지 간질간질하던 전희와는 다르게 성기가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자마자 몸이 튀어오를 정도로 처음 느껴보는 쾌락이 머리를 강타했다. 부드럽고 축축한 입 안이 심지어 빨아들이기까지 하고 있었다. 쭙쭙거리면서 빨아대다가 혀로 부드럽게 기둥 근처를 쓸어내리고 심지어 귀두 근처를 핥아 주기까지 하니 비토레는 눈앞이 핑핑 도는 것을 느꼈다.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루키의 머리를 양 손으로 잡고 떼어내려고 하기까지 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비토레보다 루키가 더 강했다. 루키는 아예 자신의 양 팔로 비토레의 허리를 감싸안아 허리를 띄우며 자신의 입안에서 비토레의 것을 빼내지 못하게 하였다. 능숙한 펠라에 비토레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허공을 쳐다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음은 간헐적으로 튀어나왔다. 처음 느껴보는 쾌락이었다.
기둥을 입 안에서 빼내고 혀로 요도구 근처를 핥아 주며 비토레의 반응을 살피던 루키가 말했다. 웃음기 어린 말투였다. “이 정도의 쾌락에 벌써 굴복한 건 아니죠? 검사님.” 살살, 자신의 손으로 비토레의 기둥을 쓸어 주면서……. “아직 앞으로 더 한 쾌락이 남았는데도요.” 혀를 뾰족하게 세워서 요도구를 콕 찌르고 굵게 돋아난 혈관을 손으로 부드럽게, 만져 주다가 다시금 입 안에 넣어서 아예 목구멍 깊숙한 곳까지 넣고 조이며 빨아대는 것을…… 비토레가 견딜 재간은 없었다. 루키의 목구멍 깊숙한 곳에 비토레의 정액이 흘러들어갔다.
남김없이 삼켜내다 못해 요도구 근처에서 꿀럭거리며 흘러나오는 정액까지 전부 핥아 깨끗하게 비워낸 루키가 자신의 입가를 혀로 핥았다. 그 전에, 입을 벌리고 혀를 보여주며 다 삼킨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비토레는 루키가 왜 그런 행위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꽤나 쌓였네요, 비토레 검사님.” 같은 남자니까 잘 알아요. 덧붙이더니, 루키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하의를 추스리려는 비토레의 손을 잡고 제지했다. 비토레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게 끝이…… 아닙니까?”
“역시 검사는 검사네요. 봉사만 받고 끝내실 생각이었어요? 권위적이야.”
툭. 검지손가락이 비토레의 가슴께를 지긋이 누르며 소파에 계속 앉아 있도록 유도한다. 동시에 다른 쪽 손이 비토레가 막 지퍼를 올리려던 하의를 천천히 밑으로 끌어내린다. 사무실의 미적지근한 공기가 맨 살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허벅지가 탁 트인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있던 루키는 계속 이런 느낌이었겠지. 비토레가 잠깐 그런 별 거 아닌 상념에 빠졌을 때, 이미 속옷은 자신의 발끝에 걸려 있는 상태였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손길을 막을 틈이 없었다.
왜 하의를 다 탈의한 거지? 루키의 차이나드레스처럼 자신도 아래를 휑하게 만들어야 했던 걸까? 동등한 조건을 만들기 위한 행위란 건 알았지만 셔츠 한 장만 입고 있고 사무실 안에 있는 것은 꽤나 긴장되는 행위였다. (걸리면 공무원 품위 유지를 어겼다고 꽤나 혼날 것이었다.) 그렇지만 박는 쪽은 지퍼만 내려도 되는데. 루키가 그것을 원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 불쌍한 청년에게 비토레는 약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사실은 무의식중에 더한 쾌락을 주는 존재를 따르는 것 뿐이었다.)
루키가 차이나드레스의 밑단을 들어올렸다. 얄쌍해 보이면서도 남자답게 탄탄한 허벅지가 보인다. 그 아래에 뭐가 있던 비토레가 시작적으로 자극을 느낄 일은 없다. 없다고 단언했다.
…자극보다도 감탄이었다. 그 아래 달린 건 꽤나 예쁘게 생긴 성기였다. 물론, 비토레는 그것이 예쁘면서 동시에 흉흉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저것을 쓸 일은 없을 테지만… 루키가 들어올린 밑단을 제 입에 물었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야살스럽게 웃던 루키가 꼿꼿이 서 있는 자신의 성기를 자신의……
아래로?
“뭐, 하는 겁니까?”
“쉿, 가만히 있으세요.”
축축한 선액이 회음부 근처를 비비적댔다. 왜 루키가 이러고 있는 것이지? 그저 두 성기를 같이 잡고 비빌 것이라 생각했던 비토레가 위치가 잘못된 것이 아닌지, 제 성기를 잡고 루키를 끌어당기려 할 때였다…….
회음부 근처를 문지르던 귀두 끝이 구멍 위를 지분거렸다. 그제서야 사태 파악이 된 비토레가 루키의 얼굴을 마주했다.
진작에 루키는 비토레의 얼굴만 보고 있었다. 그가 깨닫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전에, 굳은 얼굴의 비토레를 보며 루키가 제 것을 단숨에 밀어넣었다.
“흑……!”
신음을 삼킨 비토레가 제 아랫입술을 씹었다. 두꺼운 것이 밀고 들어오며 내벽을 갈랐다. 아니, 내벽이 달라붙었다. 생소한 고통이었다. 아래가 뚫릴 듯한 기분에 비토레가 “자, 잠깐….” 말하며 루키의 팔뚝을 잡았다. 하지 말라고 신호를 보내려 했으나 중간 정도 밀어넣은(너무 좁아 더 들어가지 못했다.) 루키가 제 허리에 힘을 주며 더욱 밀어넣었다.
밀어넣을 때마다 비토레가 움찔거렸다. 루키가 허리를 한 번 뒤로 뺐다. 내벽이 달라붙으며 비토레가 다시 울음에 가까운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제 신음소리가 너무나도 낯설었다. 아니, 지금 이 상황 자체가 비토레 자신은 단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종류였다. 하게 된다면 자신이 위일 거라고 왜 확신했던 것일까? 루키가 차이나드레스를 입고 있어서? 루키가 물고 있던 치맛자락은 어느새 흘러내려 있었다. 훤히 들어난 허벅지와 아랫배를 치맛단이 쓸고 지나가서 생기는 간지러움보다도, 밑에서 느껴지는 생경한 고통과,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쾌락이, 비토레가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했다.
우리, 검사님이……. 그렇게 차분하시고 대쪽같으시던 검사님이…… 이렇게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너무 기쁘네요.
비토레의 가장 예민한 극점만 눌러찍듯이 루키가 집요하게 박아 댔다.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갈 때도 있었으나 그것은 비토레가 조금 쉴 수 있게 하려는 루키의 계획된 배려였다. 거기가 아닌데… 하고 아쉬움을 느끼면 다시금 배꼽 근처까지 밀고 들어온 굵은 기둥이 전립선을 스치고 지나가며 비토레의 입에서 힉 하는 소리가 나오도록 만들었다.
얕은 신음과 뜨거운 공기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누가 듣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비토레는 제 손으로 제 입을 막았다. 루키가 부드럽게 두 손가락으로 비토레의 입가에서 손을 내렸다. 뺨을 타고 눈물 한 방울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언제 울고 있었지?
“가는 목소리를 들려줘야죠.”
그리고 비토레는 뒤로 갔다. 처음으로 가는 거였다. 치욕스럽다는 생각보다도 당황스러웠다. 루키가 제 것을 빼더니 몇 번 자신의 손으로 흔들었다. 그리고 비토레의 아랫배에 정액을 흩뿌렸다.
“생각보다 귀엽게 가네요, 검사님.”
그런 말을 덧붙이면서.
그렇게 사무실에서 한 번 하고 나자, 두 번째는 더 쉬웠다. 루키를 집에 데려다 준 다음 비토레의 차에서 입을 맞추고 그대로 했다. (루키가 자신의 차 콘솔박스 안에 콘돔을 넣어뒀을 줄은 몰랐다.) 세 번째는 루키의 집에서, 네 번째는 자신의 집에서…… 왜 더 하면 할수록 더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 자제해야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음 번에는 얼마나 더 짜릿할지 생각하면 멈출 수가 없었다.
루키가 이러한 관계에 살짝 집착하고 우월감을 가지는 것은 알고 있었다. 비토레는 루키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해 막았으나, 조금 건드리고 나면, 자신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욕망을 건드려줄 것을 떠올리며, 루키에게 물러지곤 했다.
그리하여, 이제 검사 비토레의 미래계획에는 루키가 포함되어 있었다. 가끔 루키가 훌쩍 어디로 떠날 것만 같다는 근거도 없는 생각이 들었으나, 비토레는 그것이 제 기우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고개를 저었다.
어느 날 밤이었다.
“다음엔 당신이 이 옷을 입는 거야.”
루키가 비토레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것이 마지막 기억이었다.
몇 시간 뒤 일어났을 때, 루키는 없었다.
연락도 받지 않았다. 머리카락 한 올도 남겨놓지 않고 사라졌다.
비토레를 지독한 쾌락에 눈뜨게 해 놓고, 도망쳤다. 단 하룻밤의 즐거움으로…….
“……술래잡기입니까? 좋습니다.”
이런 식의 잠수를 비토레는 원치 않았다. 헤어지더라도 정확하게 이유를 설명하고 떠나는 것을 원했다. 비단 몸을 섞은 정 때문이라거나, 그가 주던 쾌락이 그리웠기 때문은 아니었다. 만나서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다시 한 번 그를 재판대에 세우리라. 검사는 비토레이다. 변호사와 피고인은 그가 될 것이다.
그렇게 비토레는 도망가버린 루키를 찾기 위해, 전화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