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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설호雪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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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온천은 따뜻했다. 산 중턱에 위치한 소박한 온천이었다. 성인 남자 두세 사람 정도 들어가면 꽉 찼다. 꼭 사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곳을 오가는 작은 동물들을 위한 곳 같았다.
하늘이 보이지도 않게 내리던 회색빛 눈송이들이 그친 지 고작 몇 시간 뒤였다. 푹푹 쌓이는 눈을 밟으며 비토레와 루키는 산책했다.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는 좀 그래서였다.
사실, 눈 때문에 고립된 며칠간 이 신혼부부는 줄곧 사랑을 나눴다. 몇 날 며칠이 흐르는지도 모를 정도로 사랑은 깊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붙어먹었다. 점심밥을 만들다가 뒤에서 누군가가 끌어당기면, 쉽게 유혹에 넘어가고 만다. 만들다 만 점심은 저녁이 되고, 식탁은 한 사람이 누워 좆을 받아먹는 침대였다. 저장해둔 장작이 많지 않아, 한쪽이 잠들면, 다른 쪽이 붙어 허리를 움직였다. 눈이 들이닥쳐 환기를 시킬 수 없는데 붙어먹으니, 집에 두 사람의 체취가 밸 정도였다.
그리하여 눈이 그친 잠깐, 두 사람은 집에서 나와 산책했다. 그리고 조금 오래 산책한 결과 집 뒤편 어딘가에서 이런 온천을 발견했다.
부끄러운 이라면 이런 곳에서 몸을 보이는 것 자체를 거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토레도, 루키도 남 앞에서 몸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편은 아니었다. 루키가 먼저 몸을 담그자고 제안했다. 춥고 추운 겨울 산, 그들의 신혼집은 따뜻한 물을 쓸 때마다 장작을 패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으므로, 비토레 또한 동의했다.
그들은 옷을 벗어 잘 개어 옆에 두고, 따뜻한 물 안으로 들어갔다.

“하아... 따뜻해... 좋네요....”

비토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루키가 노곤하게 풀어진 얼굴로 제 팔에 얼굴을 기댔다. 얼굴이며 머리카락에 맺힌 수증기 물방울. 따뜻한 물방울들이 한 방울씩 톡, 톡... 하고 떨어졌다. 뺨이나 콧대를 타고 흐르는 물방울은 온천에서의 시간처럼 느긋하게 흘러내렸다.
비토레는 새색시의 풀린 모습에 작게 웃었다. 웃었다고는 해도 입꼬리가 올라갔을 뿐이다. 하지만 눈을 느릿느릿 깜빡이며 잠들 것처럼 구는 루키는 보지 못했다. 우직한 새신랑은 미소를 잘 보여주지 않았다. 그의 기쁨은 온몸으로 루키에게 봉사하는 것이었다. 그가 즐겁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은, 루키의 아래에서 그를 보채는 것이었고, 다리로 휘감아 끌어당기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비토레는 물속에서 녹아내린 그의 새색시에게 다가가 목에 키스했다. 물 몇방울을 핥아먹듯이. 도리어 갈증이 찾아왔다.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거대한 욕망의 갈증이 비토레를 휘감았다. 피부에서 달콤한 향이 나는 것 같았다.

“비토레 씨....”
 
루키가 나긋하게 말했다. 아름다운 얼굴로, 여우 같은 눈매를 접어 웃으며. 온통 흰 것밖에 없는 설산의 온천에서 붉은 입술만 눈에 들어왔다. 며칠간 혹사당해서인지 루키는 기운이 없어 보였다. (정력에 좋은 것들을 사다 먹일까?) 비토레가 또 괴롭힌다면 온천에서 쓰러진 루키를 안아 들고 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그에게 입 맞추고 싶었다.
비토레는 따뜻하고 촉촉한 입술을 머금었다. 루키가 그의 아래에서 움찔하는 것이 느껴진다. 그는 루키의 어깨를 붙잡고 허벅지 위에 앉았다. 온천의 물이 첨벙거린다. 산장 신혼집은 실내였다. 실외에서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비록 아무도 오지 않을 산중이라 하더라도 몸이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호기롭게 올라탄 주제에 비토레의 몸이 살짝 굳었다. 오히려 여유로운 것은 루키였다. 

“비토레 씨.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며칠 내내 붙어먹으면서 봤잖아.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비토레는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그는 나름 익숙한 손길로 아래쪽 루키의 좆을 잡았다. 급소인데도 잡히자마자 루키는 아양 떠는 신음 같은 것을 살짝 내뱉었다.

“으응... 거기.... 조금만 더 세게....”
 
비토레는 양손으로 루키의 것을 더듬더듬 만졌다. 물 속이라서 기분이 뭔가 더 이상했다. 몇 번이고 만졌을 뿐만 아니라 몸속으로 들어갔던 것이었다. 손안에서 느껴지는 형태가 익숙했다. 그의 신부의 약점은 핏줄이 서 있는 곳과... 귀두 끝이었고... 찰박찰박 소리를 내며 비토레는 루키의 것을 잡고 흔들었다. 가끔가다 따뜻한 물이 들어간 요도 입구를 꾹 누르기도 하며. 루키는 손길이 거세질 때마다 신음을 흘렸다. 누가 보면 범해지는 것처럼. 집중하다 보니 비토레의 숨소리도 조금 거칠어졌다. 혈관을 세밀하게 더듬어 가면 꿈틀거리거나 두근거렸다. 만지다 보니 조금 재밌는 것 같기도 했다.
비토레가 열심히 손을 흔들어가며 봉사했지만, 루키는 파정하지 않았다. 좆이 움찔거리며 쿠퍼액이 조금 흘러나오긴 했지만, 금세 온천수에 깨끗하게 젖어 들어갔다.

“이 정도 세기로는 만족할 수 없습니까.”

살짝 매도하듯이 말한 비토레가 꾸욱, 손톱으로 요도구를 눌렀다.

“흐윽....”
 
루키가 울음 같은 신음을 내뱉었다. 비음이 섞인 교태. 웃는 눈매로 루키가 비토레를 바라본다. 눈매의 끝이 붉었다. 루키의 몸이 살짝 뒤틀렸지만, 여전히 좆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루키의 허벅지에 걸터앉아 마주 보고 있던 비토레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젯밤에는 루키가 비토레의 것을 손으로 잡고 흔들고, 입에 넣어 봉사해 주었었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비토레는 무릎으로 일어섰다. 그리고 더듬거리며 루키의 성기를 한 손으로 잡았다. 제 구멍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지금까지 루키의 얼굴과 반응, 그의 좆에만 집중하다 보니 자신이 발기한 것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몸이 달아오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신혼이라 그렇다.

“결국 당신은 이런 걸 바라는 거겠지요.”

무뚝뚝하게 대꾸한 비토레가, 구멍에 좆을 맞추고, 허리를 돌렸다. 뜨거운 온천수, 손톱, 무엇이 되었건 벌름거리던 요도구가 축축한 구멍과 맞대어진다. 잔뜩 예민해져 배출하기만 원하는 좆이 구멍에 문질러진다. 이대로 깊게 긁고 파고들어 온다면... 몸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고 싶다. 하지만 비토레는 참았다. 이렇게 힘 빠진 루키의 반응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맞아요... 맞아요, 비토레 씨. 비토레 씨가 뭘 하든지, 원해요...♡”
 
나른한 얼굴로 힘이 축 빠진 루키가 비토레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한 손이 슬쩍 비토레의 허리께를 잡았다. 여차하면 비토레를 아래로 누르기 위해서. 비토레는 지분거리던 것을 멈추고 한 손으로 루키의 것을 잡아 고정했다. 그리고 천천히 앉기 시작했다. 남는 팔은 루키의 어깨에 얹은 채로.

“윽.... 하아....”
 
며칠간 혹사당한 구멍은 조금 부어 있었다. 그러나 비집고 밀려들어간다. 일단 귀두 끝을 삼키기만 하면 그 안은 루키가 내내 길을 만들어 놨다. 익숙한 내벽이 자신을 반기듯 조여대는 꼴에 루키가 다시 한번 기쁜 신음을 흘렸다. 천천히 절반 정도를 밀어 넣은 비토레의 몸은 루키에게 기울어져 있었다. 루키는 홱 비토레를 끌어안아 제 가슴팍에 얼굴을 묻게 한다. 가벼운 목소리로, 루키가 비토레의 이마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떼어 준다.

“배고팠어요, 비토레 씨? 어쩜 이렇게 쉽게 먹지....”

역시 루키가 기운 빠진 척했던 건 연기였던 모양이다. 

“조금 굶주렸을지도... 모르겠, 하아....”

(굶주린 짐승은 따로 있는데) 말하다 말고 비토레가 인상을 찌푸렸다. 비토레는 무서운 인상이었다. 따라서 인상을 찌푸리면 조금 험악한 얼굴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따뜻한 물에 얼굴이 달아올랐기 때문일까... 홍조를 띠고 인상을 찌푸리자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루키는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비토레의 표정을 직관했다. 

“도와줄까요?”
 
루키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비토레는 고개를 저었다.

“거의 다 넣었, 으니까....”
 
아, 비토레의 입에 입 맞추고 싶었다. 통통한 혀를 빨아 대면서. 아니면 풋풋한 버드키스를 퍼부어도 좋다. 루키는 생각한 것을 당장 실행했다. 혀를 내밀어 비토레의 젖꼭지를 한입에 물고 빨았다. 쇄골 깨며 가슴에 울긋불긋 자국이 많았다.
원래는 건드려도 아무 반응 없던 가슴이었지만, 며칠 동안 루키가 물고 빨고 깨물고 온갖 것들을 다 시험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덕분에 (원래도 부풀어 오른 빵 같던 가슴이) 퐁실퐁실 만지기 좋은 촉감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유륜과 유두도 커진 데다가 색도 더 진해졌다. 사용감 있는 가슴이 되어가는 중이라고나 할까.

“신랑 가슴을, 빠는... 신부가 어딨, 습니까....”

비토레가 아프지 않게 루키의 머리채를 잡아 자신을 보도록 만들었다. 내려다보는 비토레의 얼굴은 여전히 냉정하지만, 붉게 물들어 있고, 눈빛만은 아주 소중한 것을 보는 듯하다. 인간들의 심리에 능통한 루키는 대번에 이것이 비토레가 조금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이란 걸 알아차렸다.

“그럼... 신부 좆을 넣는 신랑이 어디 있어요?”

은근한 말투였다. 루키가 한 손으로 비토레의 엉덩이를 찰싹 소리가 나게 때렸다. 흠칫 놀라 비토레가 더 루키에게 달라붙는다. 모양을 기억할 정도로 박아 댔던 좆이다. 루키의 도드라진 혈관 하나하나가 달라붙은 내벽에 자극을 준다. 비토레가 살짝 턱을 치켜올렸다. 하반신에 힘이 살짝 빠지는 바람에 마침내 루키의 좆을 끝까지 처박아 먹을 수 있었다. 

“흐읏...!”
 
비토레의 것이 꺼떡거린다. 살짝 가버릴 뻔했다. 루키의 것은 희고, 분홍색이고 예쁠 뿐만 아니라 두께도 평균 이상을 웃돌았고, 무엇보다 길쭉해서 한 번 끝까지 밀어 넣으면 배꼽에 닿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오히려 군살이 없고 근육밖에 없어서 좆 모양대로 배가 부푼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비토레의 회음부가 통통해졌다. 비토레는 무의식중에 자신의 배 부분을 더듬더듬 만졌다.

“잘 먹었네요. 나도 먹어야지...♡”
 
루키는 금방이라도 허릿짓하고 싶었다. 뜨거운 온천에 숨이 막히더라도 비토레를 아래쪽에 처박아두고 자기 마음대로 휘젓고 싶었다. 그는 신랑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신부인데도. 순전히 눈앞에 있는 이 사내가 너무나도 꼴리는 행동들을 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날뛰고 싶은 욕망을 참으며 비토레의 가슴을 빨아 댔다. 이쯤 되자 비토레도 젖을 빠는 행위에 조금 느끼는 것 같았다. 루키는 일부러 추잡스러운 소리를 내며 젖을 빨았다. 온천물도 같이 삼키게 되는 게 문제였지만.

“흐, 내가, 잡아먹는, 겁니다... 하아. 신부니까. 아아....”
 
비토레는, 비토레대로 루키의 매끄러운 흰 피부가 흰 빵이나 떡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신부라니. 그는 복 받은 신랑이다. 그러므로 이 정도 봉사는 당연히 해줄 수 있다. 비토레가 허리를 움직였다. 루키의 흰 허벅지에 비토레의 단련된 엉덩이가 닿는다. 깊숙한 내벽은 조금 더 내밀하게 루키의 좆을 받아먹는다.

“이런 잡아먹힘이라면 한 점도 안 남기고 다 잡아먹혀도 좋아요, 여보♡”

루키가 야살스럽게 웃으며 비토레의 유두를 살짝 깨물었다. 붉은 혀가 살짝 입술을 핥고 다시 비토레의 얼굴을 감상할 시간이다.

“후....... 다 잡아먹을 때까지, 잘, 세우고... 있으십시오.”
 
명령하듯 말한 비토레가 다시 허리를 움직였다. 받아먹을 때마다 살짝씩 움찔거린다. 부어오른 전립선을 긁어내리는 자극에 비토레는 살짝 입을 벌렸다. 사실은 꺼덕거리는 성기 끝으로 파정할 것만 같은 건 비토레다. 이제 성기를 만지지 않고도 뒷구멍으로만 갈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그럼요, 응....”
 
루키가 다른 쪽 젖을 빨아 대며 비토레의 엉덩이를 제 쪽으로 더 붙였다. 루키의 배에 비토레의 좆이 비벼졌다. 뜨거운 온천물 때문인지 더 자극적이었다.
비토레는 제 쾌락을 위해 계속 허리를 찧었다. 누가 보면 정말로 박는 쪽이 비토레인 것처럼. 쾌감 때문에 자동으로 입술을 오므리게 된다.

“비토레 씨, 귀여운 얼굴....”
“읏... 루, 키... 하아....”
 
비토레는 굳이 그런 부끄러운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허리를 더 거세게 움직여 박히는 것으로 보답했다. 더 깊숙이, 더 안쪽에.... 예민해진 젖꼭지가 빨릴 때마다 발끝부터 움츠러드는 쾌감이 아슬아슬하게 갈 듯 말 듯 했다. 루키의 것을 깊숙이 삼킬 때마다 비토레의 허벅지에 보조개가 패었다.

“조금 더, 하아.......”
“움직, 여요? 내가 움직일까요?”
“가만히, 이번엔 나 혼자서... 으응... 하아....”
 
비토레가 허릿짓 할 때마다 들리던 찰박, 찰박 소리가 조금 더 빨라졌다.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비토레는 아예 양손으로 루키의 목을 감싸 안고 방아를 찧듯이 허리를 움직였다. 허리를 돌린다거나 하는 것 없이, 순수하게 힘으로 세게 허릿짓할때마다 두 사람 모두 신음을 내뱉으며 쾌락을 즐겼다.

“큿... 우... 으윽...!”

마침내 비토레가 억눌린 신음을 터뜨리며 먼저 파정했다. 몸이 떨렸다. 뒷구멍으로만 간 절정이었다. 온몸이 예민해졌다. 물 밖에 있는 상체는 더 차갑게 느껴졌고, 따뜻한 물 안에 있는 하반신은 더 뜨겁게 느껴졌다. 움찔거리며 조이는 내벽이 루키의 것을 흡착하듯이 더 빨아들인다. 퓻퓻 소리를 내며 비토레의 것이 연신 정액을 내보냈다. 투명한 온천물에 흰 정액이 퍼졌다.

“아...! 여보, 비토레 씨...♡”

곧이어 루키 또한 비토레의 안에 제 것을 모두 내보냈다. 황홀한 표정이었다. 루키는 바로 제 것을 빼냈다. 한참 박히느라 수축하지 않은 구멍이 벌렁거리며 온천물이 안으로 들어온다. 아니, 박힐 때도 온천물이 상당수 들어갔다. 비토레의 배는 루키의 좆뿐만 아니라 루키의 정액과 온천수로 부풀 수밖에 없는 것이다.

“누가 보면... 비토레 씨가 임신한 줄 알겠다....”
 
헤헤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한 루키의 말에 비토레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직 여운을 즐기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다.

“비토레 씨는 신부를 위해서라면 대신 임신해 줄 수도 있어요? 네?”
 
루키가 조르듯 말하며 일어섰다. 온천에 주저앉아 있는 비토레와는 정반대로, 루키의 성기는 신혼이라는 말에 걸맞게 다시 일어섰다.

“신부가 힘들다면, 기꺼이....”
 
비토레가 비몽사몽 한 정신을 간신히 부여잡으며 대답했다. 아무렇지 않은 대답에 루키는 더욱 기쁜 얼굴이 되었다.

“그럼요... 나 대신 임신해주세요. 응? 비토레 씨.”
비토레는 수긍했다. “그럼... 이런 자세로는 안 되겠군요.”
 
따뜻한 물에 들어가 있던 하반신이 물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몸이 더 움츠러들었다. 온천을 이루고 있던 바위 하나를 붙잡은 비토레가 흐느적거렸다. 루키 뿐 아니라 그도 따뜻한 물에 몸이 녹아내린 것만 같았다. 두 다리로 서, 허리를 숙이고, 엉덩이를 쭉 내뺀 자세를 한 비토레가 혀 풀린 발음으로 말했다.

“임신할... 때까지, 하세요. 루키.”

한 손으로 자기 엉덩이 살을 잡아 벌리며. 부어 있고, 아직 완전히 다물어지지 않았다. 루키가 입맛을 다셨다. 온천물과 섞인 불투명한 루키의 정액이 한 줄기 흐르고 있었다. 공짜로 주어진 만찬을 거부하는 이가 있을까? 루키는 제 것을 탁탁 소리가 나게 구멍에 문지르다가 그대로 다시 처박았다.
확실히, 루키가 직접 쳐박자 비토레가 넣는 것과는 느낌이 달랐다. 결장 끝까지 처박혀 유린당하는 기분이었다. 비토레의 몸이 흔들렸다. 루키는 산장 신혼집에서처럼 비토레에게 달라붙어 쿵쿵 허릿짓했다.

“으긋... 루, 키... 조금 천, 천히...! 하악....”
“비토레 씨는 천천히, 하는 거... 싫어하잖아요. 아아... 그리고, 임신할 때까지 하려면 신랑이 느끼는 것도 중요하니까.”
 
한 손으로 비토레의 가슴을 지분거리며 루키가 비토레의 목을 빨았다.

“으응... 맛있어.”
“하아... 루키....”
“그치만, 뒤로 박으니까 더 기분 좋은 걸 어떡해요....”
 
말하는 중에도 루키는 쿵, 쿵, 하고 엇박자로 박아 댔다. 가고 싶은 것을 참느라 비토레의 허벅지 근육이 경련했다. 아니, 이미 한 번 가서 허벅지에 힘이 빠진 걸지도 모른다.
결국 비토레의 몸이 조금 허물어지자, 루키는 아예 양손으로 비토레의 허리를 잡고 미친 듯이 박아 댔다. 물 찰박거리는 소리보다 퍽퍽, 박히는 소리가 더 컸다. 그래도 아예 온천물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은 아니라서, 마치 젤을 쓴 것처럼 끈적거리는 야한 소리가 났다.

“흐, 으... 윽... 하아....”
 
마침내 비토레가 두 번째로 파정했다. 루키는 이미 파정하고 세 번째로 세운 제 것을 맘대로 박아넣고 또 허릿짓해대고 있었다.

“아, 정말....”
“한 번으로는 임신 못 한다니까요....”
 
비토레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루키의 억지를 수긍했다. 그다음으로는 물속에서 서로가 서로의 것을 물고 핥고, 물속에서 박은 채로 그대로 온몸을 애무하고.... 두 사람은 정말 지칠 때까지 온천에서 붙어먹었다.

“그런, 건... 어디서 배웠습니까? 나와 결혼하기 전부터...”

“어디서, 굴러먹었냐고요? 질투해주는 거예요?”
 
수줍어하는 듯 웃은 루키가 비토레를 자기 쪽으로 더 끌어당겼다.

“순결하지 않은 신부는 싫어요?”
“싫지 않습니다.”
 
단박에 대답이 돌아왔다. 비토레는 보지 못했지만 루키의 눈이 동그래졌다.

“그저 배우는 과정에서 당신의 자유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개입이 있었다거나, 강제적이었다거나 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더라도 찾아가 정당한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에 한 말입니다.”
 
내 신부가 순결하지 못하다면 분명 신부는 잘못이 없다. 그를 건드린 다른 놈들의 죄다. 신부를 사랑하는 가부장제 남편 같은 소리를 한 비토레가 한숨을 내쉬었다.

“결혼하면서 죽을 때까지 함께하기로 부부로서 이미 서약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질투보다는... 아쉬운 건지도 모르겠군요.”
“...재밌네요. 근데, 아쉽다는 건?”
“내 처음은 모두 당신인데, 당신의 처음은 내가 아닌 것 같아서.”
“.......”

루키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한참을 두 사람은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았다. 비토레는 루키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표정인지 알 수 없었다. 굳이 대화는 필요 없었다. 두 사람은 후희를 즐기며 매끄러운 맨몸을 붙여 한참을 앉아 있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손이 온통 쪼글쪼글해지기까지 했다. 두 사람은 온천에서 나와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기 전 집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나가기 전, 루키가 양손을 모아 온천물을 들어 올렸다. 기운은 없어 보였지만 피부 결은 한결 좋아 보였다.

“그나저나... 이곳에 이렇게 오래 살았는데도, 온천이 있는지는 몰랐네요.”
 
비토레는 루키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 그는 조금 전 루키의 말에서부터 시작된 의문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오래 살았다?”

분명 비토레와 루키는 이곳으로 처음 이사를 온 것이다. 적어도 비토레는 그랬다. 비토레의 뒤에서 루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닌가? 루키는 원래 이 곳에 살고 있었던가? 비토레는 혼란스러웠다. 애초에 나는 루키를 어디서 만났지? 왜 이 자가 나의 신부지?

“맞아요, 비토레 씨. 저, 여기 출신이잖아요. 그렇죠? 제가 살던 집은 아주 오래전에 없어졌고 저는 도시로 갔다가 당신을 만나서 다시 돌아온 거예요.”
“그랬던가....”
 
무언가 이상하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비토레는 이 모든 상황이 이상하다고 느꼈다. 육감이 사이렌을 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 이유가 없는데, 어째서? 루키가 어쩐지 안절부절못하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제가 우겨서,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우겨서, 돌아온 거잖아요. 정말 다 잊었어요?”
 
맞아. 루키가 1년 정도는 이런 곳에서 단둘이 살고 싶다고, 아무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소유욕이 남달랐으니까. 그런데 그럼 난 루키를 만난 지 오래된 건가? 그의 신부를? 하지만 기억이 없는데?
...난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지?
비토레의 생각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귓가에 루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피곤해서 그런가 봐요... 그쵸? 수고했어요, 여보.

현기증처럼, 졸음이 몰려온다. 잠의 수마가 비토레의 눈을 강제로 감기게 하는 것만 같다.
잠들면 안 돼, 잠들면 안 돼...... 너는 누구지? 나는 여기서 무얼 하고 있었던 거지?
나의 신부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온 거야. 당신이 없으면 외로워하는 불쌍한 신부를, 가엾게 여겨.

맞아, 그의 신부와... 단둘이서... 행복하게.
비토레는 눈을 감고 루키에게 몸을 맡겼다.
그리고... 암전.


8. 단, 그것의 목소리에 절대 대답하지 마십시오.


진부한 표현이지만 설국이었다. 비토레는 산 중턱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온통 하얗고, 하얗고, 하얬다. 이 시기에는 눈이 잔뜩 내리기 마련이었다. 비토레가 한 발 내디딜 때마다 쌓인 눈이 푹푹 파였다. 거의 무릎까지 오는 것 같기도 했다. 다시 허벅지에 힘을 줘 가며 산을 오른다. 겨우내 산 중턱의 산장에서 한 달간 머무르며 관리를 하는 것, 비토레의 일이었다. 사실상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고립되는 것이니 어지간해서는 잘 안 구해질 것 같기도 했다. 더군다나 무슨 이상한 소문이

있어 혼자 있기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비토레에게까지 얘기가 들어온 것이다.
산장은 꽤 넓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지하실에도 어지간
해서 한 달은 버틸 만한 물자들이 있다고 했던가? 지금 비토레의 가방에 가득 든 것도 옷과 생활용품 그리고 식료품들이었다. 짐이 많았지만 비토레는 별로 지치지 않았다. 비토레는 아무것도 없이 그 산장에 고립 되더라도 주변을 사냥하거나 눈을 녹여 가며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오히려 고립되는 것이 편했다. 아예 그 곳에서 수련할 셈이었다. 비토레가 산장으로 가겠다고 하자 주인은 매우 기뻐하며 어떤 것이든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산장의 물자에 포함되는지, 그리고 마음대로 써도 되는 것에 해당하는지 비토레는 알 수 없었다.
산장에 도는 기묘한 소문에 대해서는 비토레도 대충 들은 바가 있었다. 귀신이 나온다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말해서 비토레는 그것이 뇌의 착각에 불과하리라고 단정 지었다. 아니면 낯선 이거나. 하지만 사람이라면 비토레가 잡을 수 있었고 귀신이라도 비토레는 별로 무섭지 않았다. 비토레에는 24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것은 계획에 없었다. 계획에서 벗어난 일을 서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낮 동안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밤 중에 누군가 산장 문을 두드리기에, 비토레는 경계하다 현관으로 향했다. 문밖에서 가냘픈 목소리가 들렸다.

“문 좀 열어 주세요... 저예요... 밖은 너무 추워요....”
 
가냘프다기에는 조금 허스키한가?
길을 잃은 등산객이라면 산장에서 보호해 주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다. 뭇사람이 들으면 으스스한 목소리였겠지만 비토레에게는 그런 종류의 공포를 느끼는 세포가 없었다. 겁에 질리지 않아 안타깝게 됐군. 비토레가 거침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흰 것이 보였다. 쌓인 눈은 아니었다. 온통 흰 옷을 입은 인영이었다. 흰 면사포로 얼굴을 가려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레이스며 프릴이 주렁주렁 달린 흰 연미복 같은 것을 입은 인영이었다. 길고 마른 몸은 아마도 남성의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선이 유려하고 옷으로 가려진 곳이 많아 여자라고 해도 믿을 수 있었다. 머리카락 또한 천을 뒤집어쓰고 있어 한 톨도 보이지 않았다. 눈바람이 내리고 있어서 잘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어쨌든 비토레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는 면사포 뒤의 얼굴을 마주해야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아.... 내 님.... 드디어 문을 열어 주셨군요.”
 
면사포 아래에서 흘긋흘긋 보이는 입매가 순간 호선을 그린 것 같았다. 비토레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호신용 단검을 꽉 쥐었다. 인영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들여보내 주세요.”
 
매뉴얼엔 절대로 들여보내면 안 된다고 적혀 있었다. 왜 안되는지 그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적혀 있었고 비토레는 충실히 규칙을 따를 의향이 있었다. 그래서 비토레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현관문이 열려 있어도, 들어오라고 말하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는다.

“들어가도 될까요?”
 
성가시게 굴 뿐이다. 비토레는 말을 무시했다. 괜히 문을 열었나 싶기도 했지만, 문을 열면 그 앞에만 서 있다. 산장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신경 쓰이게 하는 것보다, 비토레의 눈앞에서,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서 서 있는 것이 나았다.

“새색시를 밖에 두다니, 짓궂으셔요....”
 
목소리가 훌쩍거렸다.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그 앞에 서서 불쌍한 척 하는 꼴을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비토레가 오히려 사람 같지 않아 보였다.

“저는 당신의 신부잖아요....”
 
말하던 이가 면사포를 벗었다. 흰 면사포를 벗자 눈가에 붉은 화장을 한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 그는 살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가련하고 처연하다!
지금 당장 그가 눈물을 닦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아름다운 이는 그의 새신부, 그와 결혼한,

“밖은 너무 춥고... 빨리 들어가서 당신과 입 맞추고 싶어요.”
 
신부가 교태를 부렸다. 비토레는 자신이 무언가 말할 뻔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남자가 눈을 깜빡이자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면사포 아래의 두 눈동자는 색이 약간 달랐다. 새하얀 눈도 가리지 못하는 보랏빛 머리카락이 잘 정돈되어 눈을 뗄 수가 없다.

“네? 여보. 들여보내 주세요.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의 연인이에요. 첫날밤을 보내야죠....”
 
신부의 간청에 비토레의 마음이 흔들렸다. 왜 당신은 신부를 밖에 세워 두고 있었지? 그건 신랑으로서 꽤 나쁜 행동 아닌가? 신부는 원래 신랑의 말을 공손하게 따르는 자이니, 남편의 권력을 한번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지?

“저는 이러지 않아도 당신 말을 잘 듣는걸요. 무, 물론 원한다면 밖에서 몇시간이고 서 있겠지만... 추워요. 당신 아내가 된 자가 결혼한 지 첫날에 얼어 죽는 것을 보고 싶은 건가요?”
 
신부는 술술 말했다.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정말이지 불쌍해 보였다. 비토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러니까 이건 계획에 없었던...
......그가 계획했던 것인가? 

“...그냥 들어와도 됩니다만, 허락을 꼭 해줘야만 합니까?”
 
아.
비토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들어와도 된다는 허락에, 신부는 이미 현관에 발을 내디뎠다. 신부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무척이나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시선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얼굴이었다.
이건 아닌데, 뒤늦게 단검을 들어 올린 비토레가 휘청거렸다. 그러나 곧 튼튼한 몸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었다. 수면 마취를 당하는 것처럼 의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는 단검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하얀 괴이에게 몸을 맡겼다.
정신을 잃기 전, “쉬잇... 제 품에서... 행복한 신혼 생활을 보내요, 여보...♡” 하는 목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헀다.

7. 문을 열면 안 됩니다. 현관문은 열어도 됩니다.

┖ 7.1. 수정 규칙 : 현관문도 열면 안 됩니다. 창문도 모두 잠겼는지 확인하십시오.
이것은 열린 문으로 충분히 사람을 홀릴 능력이 있습니다. 눈을 마주치지 마세요.

8. 또한 그것의 목소리에 절대 대답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