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누가 공인가요?
공 : 비토레 수 : 루키
1. 방에 갇히게 된 이유
이상한 음료수를 잘못 마시고 깨어나니 방이었습니다. 남이 주는 음료수를 잘 마시도록 합시다....... 남이 주는 음료수를 함부로 마실 것 같지 않다고요? 그렇다면 임무를 나갔다가, 수영장이나, 강이나, 바다 혹은 누군가의 함정에 빠져 물속에서 정신을 잃었을 수도 있고요. 혹은 이 두 개가 합쳐졌을 수도 있겠네요. 정신을 차린 두 사람이 있는 공간에 물이 차오른다거나....... 아니면 빠른 ‘만족’을 위해서 큰 욕조나 자쿠지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따뜻한 물에 장미꽃잎마저 올라간 상태로 말이에요. 특별한 플레이를 노골적으로 팍팍 밀어주고 있네요. 어쨌든 예상하지 못했던 상태고,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해프닝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 방에 갇히고 조건을 본 비토레의 반응
눈을 질끈 감습니다. 그리고 한참 무엇을 생각하는 건지 눈을 감고 가만히 있어요. 비토레는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을 합니다. 갇혔군. 장애물이고, 불편하고, 자유가 없다. 대체 이런 방이 왜 존재하는 걸까. 어떤 수요로? 누가 만든 거지? 따라서 빨리 나가야 하지만, 어쩐지 방의 요구사항을 그대로 들어줘야 하나 고민합니다. 이건 절대로 루키와 하는 것이 싫어서가 아닙니다. 적힌 문구 【둘 다 만족해야만 나갈 수 있는 방】을 골똘히 쳐다보며, 조금 더 명확한 지침이나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어요. 애초에 만족한다는 기준이 뭐지? 만약에 한 번 하고 느껴버린 나머지 더 하고 싶다고 느끼면 만족하지 못했다고 취급이 되는 걸까? 그래서 방에서 뭔가를 하는 것 자체에 회의적입니다. 전부 함정처럼 보이거든요. 따라서 일단은 외부의 도움을 기다리자는 주의입니다. 모든 것을 의심하고 있어요. 조금 짜증이 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이미 결정 내린 것 같습니다) 기다리기만 해야 한다니.
3. 방에 갇히고 조건을 본 루키의 반응
마음이 아픕니다. 그리고 예민해집니다. 둘 다 만족해야 한다고? 나만 만족하면? 혹은 비토레 씨만 만족하면? 만족의 기준이 뭐지? 둘이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건가? 그게 가능해? 루키는 서로 같은 수준으로 만족할 수 없거나, 동시에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혹은 비토레나 루키 한쪽이 만족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네요.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이런 방에 떨어진 것에 화가 납니다. 가만히 있는 비토레를 보자 ‘나로는 만족할 수 없으니까 안 하려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마음이 아픈 것 같기도 하네요. 정리하자면 ‘내가 만족하려면 얼마나 해야 하는지, 그렇다면 영영 못 나가는 것이 아닌지―그리고 이런 모습을 비토레에게 보여주게 된다면 분명 나를 싫어하게 된다거나, 부담스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와, ‘비토레가 가만히 있는 것을 보니 나랑 하기 싫은 것 같다. 이런 곳에 갇혀 있으니 당장 나가고 싶을 텐데도 그 정도로 내가 싫은 것인가?’ 라는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4. 나가기 위해서 한다면 초반
기다려도 기다려도 외부의 도움은 오지 않습니다. 비토레는 생각합니다. 이거, 그냥 어떻게든 일단 먼저 행동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루키도 생각합니다. 나가려면, 비토레 씨를 꼬셔야 한다고요. 두 사람의 생각이 일치했습니다. 그래서 누가 먼저 행동으로 보여줄지는 모릅니다만, 다른 쪽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들어오자마자 고뇌했던 것과는 다르게 아주 부드럽게 이어지며, 반항도 거부도 마음의 아픔도 없습니다. 말없이 눈빛으로 대화가 이어집니다. 이런 성적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뭐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더군다나 이 방은 물이 많은 환경. 젤이 따로 필요 없습니다. 분명 알몸으로 이곳에 떨어지진 않았지만, 물에 젖어 옷이 달라붙은 상태로, 서로의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달라 붙어 있으니, 평소보다 상대가 더...... 야하게 느껴지는 것 같네요. 정석적으로 시작합니다, 키스라던가, 서로의 몸을 만지는 것 말이죠. 젖은 옷과 피부 사이로 손가락이 들어갑니다. 입술과 입술이 떼어질 때 실이 길게 늘어집니다. 소곤소곤 말하는 목소리, 붉게 물든 얼굴과 거부하기는커녕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손길이 서로가 정말 사랑해서 하는 것처럼 보여요.
5. 중반
그런데 이런 행위는 그냥 감질맛만 날 뿐입니다. 경험이 없고 순수하다면 모를까 이런 어린아이 손장난 같은 행동으로 만족할 순 없죠. 분위기도 탔겠다 서로의 만족을 위해 달려 나가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한쪽이 그만하자고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조금 전까지 연인 같은 분위기로 입을 맞출 때는 언제고 이런 건 그만하자고 몸을 홱 빼버리다니....... 그런 건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미 성욕이 끓어올랐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망가는 것 같기도 하고, 안 하면 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뒤로 주춤주춤 벗어나려는 쪽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쪽이 붙잡습니다. 루키였다면 비토레가 힘으로 찍어 누르며 구속할 것이고, 비토레였다면 루키가 위에 올라타 가만히 있으라고 하겠죠. 그런데 왜 거부했을까요? 방금 전의 연인 같은 스킨십이 부끄러웠고 좋았기 때문에, 지금 같은 관계가 깨질까 봐, 억지로 도망간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니까 작게 솟아난 자기 마음에 대한 부정입니다. 아무튼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드럽게 사랑을 속삭이는 게 아니라 결국 억지로, 강제로, 으르렁대며, 말다툼하고, 사실은 하나도 좋지 않다 고 말하며 몸을 맞추게 되었으니까요.
루키가 리드하는 상황이라면― 루키는 비토레의 앞을 붙잡고 양손으로 대딸해줍니다. 비토레가 갈 것 같아도, 손가락으로 요도구를 막습니다. 한 번에 만족스러워지려면 참아야 하지 않겠냐면서 괴롭혀요. 갈 듯 말 듯한 상황에 비토레가 인상을 찌푸립니다. 빨리 빼고 싶은데요. 물론 몸은 조금 움찔거리는 것 외에는 변함없습니다. 안으로 정액이 역류하는 기분입니다. 확실히, 이렇게 분출하지 못한다면 한 번에 터뜨리듯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세 번 정도 루키의 손으로 가지 못했습니다. 루키는 재빨리 자기 구멍을 사용해 가는 건 어떠냐고 덧붙입니다. 막상 그렇게 말하고도 (기승위 상태에서) 비토레의 위에 바로 내려앉지 않고 구멍에 귀두만 넣었다 뺐다 하며 장난치듯 괴롭혀요. 비토레는 묵묵히 참습니다. 봐 준다에 가까울까요? 그리고 루키가 말한 한 번에 터뜨리는 방식이 방이 말하는 ‘만족’에 가까운지 궁금한 것 같습니다. 다만 좆에서는 쿠퍼액이 새어 나오고 있습니다. 장난치던 루키가 결국 뿌리 끝까지 넣으면, 사실 루키 또한 기대하고 있었기에 머리끝까지 전해지는 쾌감에 한 번 가 버리고 맙니다. 인내심이 대단한 비토레도 주위에 널린 축축한 물 때문인지 축축한 내벽에, 달라붙어 오는 감각에, 참아왔던 것을 모두 분출합니다...... 길게요. 아무래도 둘 다 만족한 것 같지는 않네요, 그야 비토레의 것이 다시금 팔팔하게 부활했으니 해소할 일입니다.
비토레가 리드한다면― 도망가려는 루키를 몸으로 억누르고 무자비하게 박아 댑니다. 하다 보면 언젠가 둘 다 ‘만족’하는 지점이 오겠지, 라는 다소 단순 무식한 생각입니다. 루키는 진짜 죽을 것 같습니다. 쾌락뿐 아니라 무게가 무겁기도 하고 주변에 물이 있었으니 어쩌면 숨쉬기 어려울 수도 있고요. 아니면, 두 사람의 빠른 쾌락, 만족을 위해 비토레가 루키의 목을 졸랐을 수도 있습니다. 루키는 안을 조이면서 숨을 쉬지 못해 눈을 까뒤집고 조금 더 빠르게 절정에 이르고, 꽉꽉 조여대니까 비토레도 조금 더 빨리 만족스러운 파정에 이르니까요. 어쨌든 루키는 죽을 것 같다―거나 죽어, 죽어버려♡ 하고 내뱉습니다. 몸에서 체액을 흘리며 힘들어할 것 같네요.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루키가 진짜 죽을 것 같아서 비토레의 몸을 툭툭 주먹으로 치거나 해도 비토레는 요지부동입니다.
6. 후반
한 번 삽입하고, 절정에 이르면 다음은 수월합니다. 싸우지 않아요. 3시간 넘게, 3번은 해 댔어요. 후반으로 갈수록 서로의 쾌락에 솔직해집니다. 좋아, 라던가, 더... 라던가. 말로 내뱉지는 않겠지만 임신할 것 같다..., 임신시키고 싶다, 는 다소 생물학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생각이 들 때까지 할 것 같네요. 과격하게 해댈 때는 언제고 둘 다 몸이 완전히 풀리고 붉어지고 따뜻해져서 서로 달라붙어서 해 댑니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립니다. 너무 해대서 풀어진 구멍은 눅진눅진하지만 그래도 부드럽게 달라붙어 옵니다. 사실은 인정해야죠...... 속궁합이 잘 맞는다는 것 말입니다.
만약 시간제한이 있는, 목숨이 위험한 방이었다면 언제 물이 이만큼 찼지? 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네요. 그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중하게 됩니다. ‘만족’을 달성하기 위한 것을 빌미로 이것저것 온갖 체위를 다 해볼 수도 있고요. 실험적인 것에 도전해 볼 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즐겁습니다.
7. 만족하는가? 문이 금방 열리는지
혈기 왕성한 사내들이라 만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애초에 명확한 기준이 없었으니까요. 결국 두 사람은 서로의 욕망과 체력이 소진될 때까지 붙어먹었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두 사람 모두 문의 ‘기준’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후희를 즐기며 루키와 비토레는 어떻게 나갈 것인지 대화합니다. 계속 여기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겠죠? 같은 불안을 내비치면서요. 하지만 어쨌든 만족할 때까지 해서 나가는 것은 포기한 것 같습니다. 비토레가 조금 체력을 회복하고 다시 도전하자고 했지만 루키가 거절했어요. 문은 동료가 도와줘서 열리거나, 자물쇠로 따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문의 잠금쇠가 고장 나 있었습니다. 언제 열렸는지 모르겠는데 안에서 걸쇠들이 오류가 나서, 하나가 걸리는 바람에 문이 계속 열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실제로는 언제 문이 ‘만족했다’고 파악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정말 처음부터 고장나 있었을 수도 있고요.)
8. 문이 열린 뒤 그들의 반응 (나간 후)
수액을 맡던가 집에서 쉬면서 장어를 먹으면서 정력을 보충하던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 기력, 정력이 쫙쫙 빨렸네요. 한동안 휴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도 최악이에요. 사실 만족 못 했죠? 같은 오해가 생길 수도 있고요...... 왜 목을 졸랐냐던가 사실 좋지 않았냐던가 그런 얘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사실 몸이 힘드니까 저절로 상대방에게도 험악하게 구는 것 같기도 하네요. 황당한 일에 휘말렸으니까요. 더군다나 안 해도 될 섹스를 이렇게나 많이 해 버리고, 가 버렸으니 부끄러울 수도 있고요. 비토레 쪽은 결단력이 부족했던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두 사람은 투닥거리면서 집으로 돌아갑니다. 또 투닥거리면서 돌아가다 보니 집에 도착할 때쯤엔 분위기가 나아집니다. 그래서...... 침대나 소파에서 휴식하며 잠에 빠질 것 같네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이었다고 돌이켜 생각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