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2화: 광신 IF

1. 루키가 생각하는 비토레

왜, 흔들다리 위에선 누구나 불안해하죠? 흔들다리 효과라고, 공포를 호감과 착각하는 경우요. 루키가 비토레에게 품은 심정이 그러합니다. 루키가 보는 비토레는 자신에게 희망을 주는 존재예요. 그러나 그 희망은 정상적이지 않고, 흔들다리 위에서 이루어진 착각 내지 각인에 의한 효과입니다. 다만 루키가 그걸 제대로 판단할 길은 없고, 어렴풋이 알게 되더라도 스스로 모른 척 할거라고 하네요. 루키에게 비토레는 아무튼, 설렘과 희망을 주는 존재입니다. 언젠가 도달하고 싶은 하늘 끝의 존재이기도 해요.


2. 비토레가 생각하는 루키

비토레가 보기에 루키는... 무기력하고 게을러요. 정확히 말하자면, 진실과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그저 몸을 낮추고, 자신을 낮추며, 무언가를 진실되게 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요. 자신이 바라던 것을 찾은 기분은 이해하나, 맹목에 눈이 멀어 스스로 몸을 낮추고 타인에게 기대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은... 차라리 신을 믿는 광신이 낫겠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3. 두 사람의 궁합

욕망의 향연이라는 말이 가장 옳습니다. 일방적인 집착과 욕심, 믿음, 신뢰... 다시 말해서, 일방향의 욕망이요. 일단 서로를 이용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긴 하지만, 감정의 방향은 일방향이며 이 둘의 관계성이 지속될수록 악영향만 끼칩니다. 발전이 없고, 제자리걸음이에요.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지속될수록 땅만 파느냐 깊은 굴에서 헤어나오지 못해요. 

문제는 감정의 방향이 일방향이랬죠? 한 쪽은 그나마 낫습니다. 좀 멀어지거나 없어져도 털어내는 것에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더 깊은 굴을 만들기 전에 멀어지는 것이 본인에게 나을 것임에도, 그러지 못하는 모양이에요.


4. 두 사람에게 필요한 조언

이 둘에게 필요한 것은 조용한 시간, 차분함, 자신의 속내를 돌아보는 시간... 그러한 것들입니다. 서로의 관계와 감정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하고, 그것이 이중적임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거리가 필요하며, 마음을 차분히 다스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Q. 루키가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멀어질 수 있다면, 그 후에 어떻게 되는지

A. 흠, 안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만약 된다면, 서로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그러니까, 그 이후로 둘이 다시 좋은 관계로 만나거나 할 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서로에겐 가장 좋은 베스트 엔딩으로 이야기는 끝이 나고 책은 덮여집니다. 이 책의 이름은 두 사람의 관계성으로, 더 이야기가 쓰여질 일은 없습니다.


Q. 조언대로 따른다면 이 둘은 어떻게 바뀌는지

A. 조언... 안 따를텐데.... 이미 고개를 숙인 신자는 신에게 감히 고개를 들고 등을 보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혼자 고민을 해야 하는데, 숙인 고개는 무겁기만 합니다.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믿고 따르는 것, 제대로 생각할 이성을 마비시키는 것. 그것이 신을 향한 신자의 믿음이니까요.

만일 따른다고 해도 위에 말한 것처럼 이야기가 끝날 뿐입니다.


Q. 만일 비토레가 루키의 광신을 거부한다면?

A. 비토레의 속이 시원합니다. 묵은 빨래를 처리한 듯 편안해요. 어휴, 이제 좀 맘 편하게 지내겠네. 약간 걸리던 것이 사라져서 비토레는 편안하기만 합니다.

다만 루키는 불안합니다. 물 위에 뜬 나무판자 위에서 재봉틀 돌리는 것 마냥, 아슬하고 불안하기만 해요. 그러나 걱정은 마세요. 그동안 물에 빠지지만 않는다면 그 뒤로 새로운 해가 뜰테니 불안함은 곧 그칠 겁니다.


새로운 해도 비토레입니다. 다만 좀 달라진 것은... 비토레 몰래 쫓아다녀요. 그러니까... 거절당했어. 어쩌지? 난 이제 뭘 하면 좋아? 누굴 목표로 하면 되는 거야? 하고 불안해하는데... 그러다 깨달은 결론이 아, 저쪽이 거절한다면... 모르게 하면 되잖아? 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그동안은 앞에서 대놓고 표현하던 광신이 이젠 더 은밀하고, 음습하고 깊어지게 됩니다.


Q. 만약 감금하게 된다면.... 누가 누구를? 어떻게 되나요?

A. 창조적이고 좋은 방향의 생각을 할 수 없는 사람, 이라고 하니 루키겠군요. 루키는 비토레에게 거부당한 후, 자신은 몰래 믿고 따르건만 그러지 않고 비토레에게 다가가는 이들에게 질투를 느끼게 됩니다. 그럼 비토레를 가두면 되잖아? 나만 보게 된다면, 내가 비토레를 계속 볼 수 있다면 분명 나는 비토레가 될 수 있어. 같은 망가진 사고로 흘러가게 되는 모양이에요.

만약 그렇게 된다면 비토레는 더이상 루키를 말릴 수 없습니다. 이전처럼 이용한다던가, 그런 건 불가능해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버렸기 때문에 더 말릴 수가 없습니다. 신은 하늘에서 우러러 볼 때야 신이지, 신을 추락시켜 제 품에 가두었는데 과연 그게 신으로 보일까요? 루키는 이제 신을 따르는 게 아닙니다. 제 품에 강압적으로 가둔 것에 집착할 뿐이죠.


Q. 감금의 최후

신이 더이상 신이 아니라고 했죠? 처음 품에 가둔 한동안은 만족스러웠던 루키입니다만, 신이 아니게 된 것을 얼마나 더 오래 광신할 수 있을까요. 서서히 비토레를 닮으려던 마음은 가라앉고, 자신의 품에 있는 비토레가 굳이 될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비토레가 도망가지 못하게 손 쓴 것도 자신인 주제에, 가만히 있으니 이건 또 아니란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렇다고 다시 내보내거나 남에게 보이기는 싫습니다. 결국 가둔 그대로, 둘은 그렇게 고여서... 그저 그렇게 지낼 뿐이라고 합니다.